아리바이오 "中 조단위 계약은 시작…하반기에 상장 방식 확정해 공개"

머니투데이 정기종 기자 2024.04.02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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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경구용 다중기전 알츠하이머 치료제 'AR1001', 글로벌 3상 본격화 단계 진입
최근 1조원 규모 中 독점판매권 이전 계약…UAE 국부펀드 포함 다수 국가 후속 논의 중
정재준 대표 "올 가을 상장 국가 등 계획 공개…소액주주 오랜 기다림에 보답할 것"

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가 2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AR1001' 임상 현황 및 상장 계획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아리바이오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가 2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AR1001' 임상 현황 및 상장 계획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아리바이오


아리바이오가 개발 중인 세계 최초 경구용 다중기전 알츠하이머 치료제 'AR1001'이 글로벌 임상 3상 본격화 단계에 진입했다. 이미 임상이 시작된 미국·한국에 이어 유럽·중국 역시 환자 모집을 앞두고 있다. 지난달에는 1조원 규모 중국 독점판매권 계약까지 체결하며 글로벌 상업화 발판을 다진 상태다. 이에 회사는 올 가을 상장과 관련된 방향성을 공개하고 기업 및 주주가치 제고 극대화에 속도를 낸다.

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는 2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6월 유럽을 시작으로 중국도 비슷한 시기 환자 등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두 지역 환자 등록이 시작되면 가을 쯤엔 나스닥 상장 여부와 방식 등에 대한 큰 방향성을 공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AR1001은 기존 치료제들이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제거하는 항체에 집중한 것과 달리 복잡한 알츠하이머병은 다양한 병리를 공략해야 해결할 수 있다는 접근법에서 출발했다. 현재 미국과 유럽, 아시아 지역에서 1150명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3상을 진행 중이다. 미국에서는 지난 2022년 말, 국내는 2월 투약을 시작했다. 유럽과 중국 환자 등록이 시작되면 모든 주요 지역에서 허가용 임상이 시작되는 셈이다.

허가 임상 진입에도 AR1001을 향한 의구심은 적지 않았다. 글로벌 허가 획득에 성공한 치료제들이 여전히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타깃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3상 단계에서 해외 기술수출이나 판권계약이 나오지 않은 점도 의문 부호를 키우는 요소였다.



해당 문제들은 최근 한 번에 해소됐다. 지난달 열린 알츠하이머파킨슨병세계학회(AD&PD)에서 AR1001을 공식적인 경구용 질병치료제로 등재됐기 때문이다. 특히 매년 알츠하이머 신약 개발 글로벌 동향을 발표해 온 뇌 질환 분야 글로벌 석학인 제프리 커밍스 신경과 교수가 직접 선택했다는 점에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정재준 대표는 "전세계 최신 치료 동향을 이끄는 학회에서 경구용 다중기전 치료제가 최초로 인정 받았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특히 학회를 통해 '알츠하이머 치료 역시 결국 다중기전으로 갈수 밖에 없다'는 의견이 나온 점은 고무적인 성과다"고 설명했다.

학회 기간 차세대 글로벌 허가품목으로 주목받던 도나네맙의 허가 일정이 부작용 검토를 이유로 연기됐다는 소식 역시 AR1001의 가치를 부각시켰다. 최근 허가받은 치매 치료제들은 우수한 효능에도 적지 않은 부작용에 상업화 성공 부담을 안고 있다. 반면 AR1001은 현재까지 진행한 임상에서 심각한 수준의 부작용은 1건도 발견되지 않은 상태다.


글로벌 계약은 지난달 25일 중국 독점판매권 계약을 체결하며 물꼬를 텄다. 반환 의무 없는 계약금 1200억원을 포함한 1조200억원 규모의 대형 계약이다. 이로써 앞서 삼진제약과 체결한 국내 권리를 포함해 총 1조1200억원 규모의 판권 계약을 확보하게 됐다.

하지만 시장은 첫 해외 계약이 중국이라는 점에 의구심을 놓지 않고 있다. 일반적으로 중국 계약은 미국·유럽 등 주류 시장에 비해 가치가 충분히 인정받지 못했을 때 이뤄지는 것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짙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이번 중국 판권계약의 경우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고 일축했다. 최근 중국은 급격한 고령화에 치매를 정부 차원에서 대응하는 우선순위 질환에 배치했다. 그럼에도 미국과의 바이오분쟁에 글로벌 제약사의 판권 획득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마음이 급해진 중국이 판권 도입에 발벗고 나서면서 첫 해외 계약 지역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중국과의 계약은 규모는 물론, 주도권을 회사가 가지고 갈수 있다는 측면에서 상당히 좋은 조건의 계약"이라며 "임상 자신감을 기반으로 한 가치 극대화를 위해 오히려 미국과 유럽 등의 판권 계약은 서두를 계획이 없지만 이미 중동과 튀르키에, 동유럽 등에서 관련 문의가 쇄도해 실제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중동의 국부펀드가 투자하고 해당 지역을 거점으로 하는 제약사들이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하는 방식을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리바이오는 올해 AR1001 임상 3상 환자 모집을 완료하고 내년 데이터를 분석, 202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품목허가신청 사전 미팅에 나선다는 목표다.

개발 안정권 진입에 따라 관심이 집중된 상장 계획 역시 세부화에 나선다. 회사는 앞서 유치한 1300억원 규모의 투자금과 내년까지 납입이 완료되는 중국 판권 계약금 1200억원 등 AR1001 임상에 필요한 자금을 충분히 확보한 상태다. 상장이 단순 자금 확보를 위함이 아니라는 점과 앞서 두 차례에 걸친 기술성평가 고배를 극복할 충분한 공신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선택권이 넓어졌다.

정 대표는 "나스닥 직상장을 비롯해 스팩 방식 등 다양한 제안들이 줄을 잇고 있는데 곧 상장 국가를 비롯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기업가치는 물론, 지분율이 70%에 달하는 소액주주분들의 오랜 기다림에 보답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을 찾아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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