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워크아웃 절차가 진행 중인 태영건설이 자본잠식 상태에 놓여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지난 13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지난해 말 기준 자본 총계가 마이너스 5626억 원으로 집계돼 자산보다 부채가 많아진 자본잠식 상태에 들어갔다. 자본잠식이 되면 주식은 유가증권시장 공시 규정에 따라 거래가 즉시 정지된다. 사진은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 2024.03.14. [email protected] /사진=조성우
정부는 시장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 지원방안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달 27~28일에 걸쳐 금융위원회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는 '취약부문 금융 지원 방안', '건설경기 회복 지원 방안'을 연이어 내놨다. 대규모 공적 보증 확대 등을 포함해 자금 조달이 어려운 건설사 사업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게 주된 내용이다.
점점 늘어나는 미분양 주택 해소 방안도 마련했다. 전국 미분양 주택은 점점 늘어나 6만5000가구에 육박한다. '미신고 주택'을 포함하면 실제 미분양 주택은 10만가구 수준으로 정부 집계를 크게 웃돌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정부는 기업구조조정리츠(CR리츠) 등을 활용해 미분양 주택을 매입할 계획이다. 수요 진작을 위해 취득세 중과 배제, 종합부동산세 합산배제(취득 후 5년) 등 세제 혜택도 부여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불안의 불씨는 남았다. 일각에선 4월 이후 '5월 위기설' 얘기가 벌써부터 나온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건설경기 부진이 전혀 나아지지 않았고, 앞으로도 장기간 경기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깔려 있다. 위기설의 발단이 된 태영건설의 기업개선계획 결의 기한이 당초 이달 11일에서 5월로 연장된 것도 불안을 키운다. 정부의 지원 대상 기준으로 삼은 '정상 사업장'에 대한 세부 방안이 모호한 것도 불안 요인이다.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는 그만큼 불안하게 흔들리는 모습이다. 시장의 불안과 우려가 해소되지 않으면 '자기실현적 예언'으로 현실이 된다.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상황에선 정부의 역할에 거는 기대도 더 커진다. 지속적인 '안정 신호'가 없다면, 4월 이후에도 위기설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