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수·겸영 제도 개선"… 은행권, 비금융 진출 다시 속도날까?

머니투데이 이창섭 기자 2024.04.02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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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논의된 금융·비금융 융합 촉진 제자리
금융당국 "방향성 바뀌어… 비금융 확대로 기업 지원에 초점"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일 오전 서울 중구 달개비 컨퍼런스하우스에서 열린 금융위원장-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 행장, 광주은행장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사진제공=금융위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일 오전 서울 중구 달개비 컨퍼런스하우스에서 열린 금융위원장-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 행장, 광주은행장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사진제공=금융위


금융당국이 은행의 부수·겸영 업무 제도 개선을 약속했다. 이른바 '금산분리'로 불리며 앞서 논의된 금융-비금융 융합 촉진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다만 은행의 비이자수익 확대에 초점을 맞췄던 과거와는 방향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대출 등에 국한된 기존의 은행 기업금융 방식을 다양화하겠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전날 은행연합회장, 은행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은행권의 부수·겸영 업무 규제개선 등 금융제도를 과감히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수·겸영 업무는 예·적금이나 대출, 외국환 등 은행 고유 업무를 제외한 업무를 말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의 비금융 확대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서 은행권도 비금융 진출 관련 제도 개선을 언급했다. 은행의 비금융 서비스 확대는 산업·금융자본 간 지분 소유를 제한하는 금산분리 완화의 첫 단추로 평가된다. 대표적으로 금융당국이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해 진행 중인 KB국민은행의 알뜰폰 '리브엠'과 신한은행의 배달 애플리케이션 '땡겨요' 사업이 있다.

은행의 비금융 확대 논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금융당국은 은행권 비이자 이익 확대 방안으로 '금융-비금융 융합 촉진'을 추진했다. 지난해 3분기내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아직까지 논의가 정체된 상태다.



다만 이번 제도 개선 추진은 지난해 논의된 금융-비금융 융합 촉진과 완전히 똑같지는 않다. 은행의 부수·겸영 업무를 확대해 기업 금융을 지원하는 방안을 다양화하겠다는 의도가 깔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난번 금융-비금융 융합 내용의 일부가 해당할지, 전부 들어갈지 모르지만 방향성이 바뀌었다"며 "이전에는 은행의 비이자 수익 다각화 측면에서 얘기됐다면 지금은 환경 변화에 적응하는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대출이나 출자 등 기존 금융 기능에 국한하지 않고 은행이 비금융 서비스로 지원하게 하는 맥락에서 다시 검토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의 비금융 서비스 확대를 어느 정도 범위로 확대할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은행권은 간담회서 자산관리 서비스 확대 방안도 언급했다.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은 모두발언에서 "신탁이나 자문 등 기존 자산관리 관련 제도를 국민의 자산 형성에 유익한 방향으로 어떻게 개선해나갈 민관이 함께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탁 가능 자산 확대와 투자일임업 허용은 은행권이 숙원 과제로 추진하는 과제다.

하지만 현재 금융위에서 이와 관련해 추가적인 논의를 진행 중이진 않다. 또 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도 "간담회에서 세부적인 제도나 규제 개선 등이 논의되진 않았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비이자 수익 확대 차원에서 은행의 자산관리 활성화 대책을 고민했다. 신탁 자산 확대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해서, 투자일임 허용은 증권사 등 이해관계자 반대 등으로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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