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공백' 호주대사 업무 차질 불가피…빨라야 5월 인선

머니투데이 김인한 기자 2024.04.0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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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국내 정치적 이유로…외교사절 부임 18일 만에 물러난 '초유의 상황'

조태열 외교부 장관(왼쪽)이 1일 서울 종로구 정부청사에서 '중소벤처기업 글로벌 진출 지원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식' 이후 취재진으로부터 후임 주호주대사 관련 질문을 받고 "인선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달 28일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오른쪽)가 외교부에서 열린 방산협력 관계부처-주요 공관장 합동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 사진=뉴시스조태열 외교부 장관(왼쪽)이 1일 서울 종로구 정부청사에서 '중소벤처기업 글로벌 진출 지원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식' 이후 취재진으로부터 후임 주호주대사 관련 질문을 받고 "인선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달 28일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오른쪽)가 외교부에서 열린 방산협력 관계부처-주요 공관장 합동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 사진=뉴시스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의 후임 인선 작업이 내달 초 마무리될 전망이다. 공관장 임명은 주재국의 아그레망(부임 동의)을 받고 부임 전 교육기간까지 받았을 때 최소 한 달이 걸리기 때문이다. 국내 정치적 이유로 외교사절이 부임 18일 만에 물러난 초유의 상황을 수습하려면 조속한 인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1일 서울 종로구 정부청사에서 '중소벤처기업 글로벌 진출 지원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식' 이후 취재진으로부터 후임 호주대사 관련 질문을 받고 "인선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내달 열리는 167개국 재외공관회의 전 인선 가능성'에 대해선 "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호주대사 공석에 따른 업무 차질이 우려된다. 현재 주호주대사관은 정무공사 대사 대리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오는 5월 초 개최 예정인 '한·호주 외교·국방장관(2+2) 회의'도 대사 없이 준비 중이다. 호주는 미국을 제외하고 외교·국방 '2+2 회의'를 진행하는 핵심 우방국이다.

호주 측은 최근 이 전 대사의 사의 수용과 관련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의 모든 분야에서 차기 주호주대사와 긴밀히 협력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당시 외교부도 "이 전 대사의 사의 표명에 대해 호주 측에 외교채널을 통해 설명했고 호주 측도 이해를 표했다"고 밝혔다.



다만 외교 결례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외교전문지 '더 디플로맷'은 이번 사태에 대해 "논란의 인물을 대사로 보냈다가 국내 정치적 이유로 귀국시키는 것은 한국과 호주 간 신뢰에 대한 심각한 훼손"이라고 보도했다.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가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방산협력 관계부처-주요 공관장 합동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사진=뉴스1이종섭 전 주호주대사가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방산협력 관계부처-주요 공관장 합동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이 전 대사는 지난달 29일 호주대사직을 스스로 물러났다. 대사 신임장 사본을 호주 정부에 제출하고 공식 업무를 수행한 지 불과 18일 만이었다.

이 전 대사는 지난해 7월 집중호우 실종자를 수색하다 숨진 해병대 채모 상병 사건을 조사하던 군 수사단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 등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를 받았다. 그러던 중 지난달 4일 호주대사로 임명됐고 동시에 공수처로부터 출국금지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됐다.


그는 지난달 8일 공수처에 자진 출석해 첫 조사를 받았고 이틀 뒤인 10일 호주로 출국했다. 다음날인 11일부터 호주대사로 활동했지만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으로부터 '피의자가 해외로 도피했다' 등의 공격을 받았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 여권에서도 총선 전 민심이 요동치면서 귀국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이 전 대사는 지난달 21일 외교부·국방부 등 4개 정부부처가 주최한 호주 등 6개국 방산협력 공관장 회의 참석차 귀국했다. 당시 외교가에선 관련 회의 정보에 대한 정보가 없어 '급조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공관장 회의는 오는 3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이 전 대사의 사의로 6개국 공관장 회의는 5개국 대사들만 참석하는 일정으로 조정됐다.

현재 5개국 대사들은 국내 방산기업의 생산 현장을 직접 방문하고 있다. 이곳에서 제품 생산 과정 등을 살펴보고 방산수출 전략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5개국 대사들은 오는 4일 주재국으로 귀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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