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한방" 줄줄이 영끌·빚투…Z세대들 돈 관리 낙제점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2024.04.02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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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금융알못 MZ세대]②20대 금융이해력 평균 이하

편집자주 디지털 네이티브인 청년 세대가 유독 디지털 금융환경에선 맥을 못춘다. 비트코인 등 신 금융문물에 누구보다 적극적이나 '리볼빙'이 고금리 상품인지 모르고 쓰다가 연체율이 치솟고 피싱 범죄의 타깃이 되기도 한다. 청년 금융문맹의 실태를 살펴보고 해결방안을 짚는다.

연령대별 금융이해력 조사항목 점수/그래픽=이지혜연령대별 금융이해력 조사항목 점수/그래픽=이지혜


우리나라 성인의 금융이해력 조사에서 20대는 평균 이하다. 특히 저축이나 미래를 선호할수록 평가 점수가 높아지는 '금융 태도'는 전 연령을 통틀어 가장 낮게 나타났다. 20대 저소득층은 고금리 신용카드 대출을 받아 부동산을 구입하는 등 과도하고 위험한 빚을 활용해 채무불이행 우려도 컸다. 다만 일부는 조각 투자 등 새로운 투자 방식을 빠르게 받아들이고 짠테크 등 디지털금융을 활발히 활용하는 똑똑이들도 있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이 2022년 조사해 발표한 전 국민 금융이해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의 금융이해력은 65.8점으로 평균(66.5점)을 밑돌았다. 금융이해력은 금융지식, 금융행위, 금융태도로 나뉘는데 금융행위를 제외한 금융지식과 금융태도가 둘다 평균 아래다. 특히 금융태도는 전 연령을 통틀어 가장 낮은 48.9점으로 나타났다. 금융태도는 현재보다는 미래를 선호하고, 소비보다는 저축을 선호할 때 높게 나타나는데 20대는 상대적으로 다른 연령에 비해 미래보다 현재를 선호하고 저축보다 소비를 선호한다는 의미가 된다.



20대는 모은 자산이 많지 않다 보니 돈을 빌려서 실물자산 투자를 하는 '빚투', '영끌' 투자 형태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이 같은 해 조사 발표한 '청년을 위한 금융정책의 필요성과 과제' 따르면 20대 저소득층에서 신용카드 대출이 부동산자산 증가로 나타났다. 즉 신용카드대출을 받아 부동산의 계약금·중도금을 납입했다는 의미다. 조사 대상 기간이 2018~2020년 부동산 상승기로 분석대상 기간을 2012~2020년으로 넓혔지만 결과는 비슷했다. 카드론은 평균 금리가 연 13~14% 안팎의 고금리다. 단기대출인 현금서비스는 평균 금리가 연 18% 안팎에 달한다.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금리 상승기가 지속되면 부채상환능력은 떨어지고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김동환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저축액 등 자산이나 소득 수준이 낮은 20대 청년일수록 위험도는 더욱 높다"면서 "20대는 장기, 분산, 적립식의 자산형성 수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포인트를 알뜰히 모아 현금처럼 사용하거나 조각투자 등 소액으로도 할 수 있는 새로운 투자 방식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20대도 있다. 음악 저작권 투자 플랫폼인 뮤직카우 회원의 절반은 20·30대다. 뮤직카우는 음악 저작권의 일부를 사들이고 해당 저작권에서 수익을 받을 수 있는 수익증권을 잘게 쪼개 투자자에게 판매하는데 수익이 나면 투자한 만큼 배당을 받을 수 있다. 최근 강남의 한 아파트 조각투자에도 20~30대가 몰렸다. 최소 10만원 단위로 투자가 가능하고 최소 연 3%, 최대 연 7.5%의 이자를 챙길 수 있다. 소액으로 목돈을 만드는 카카오뱅크의 26주 적금 가입자의 절반은 20·30대다. 청년들의 목돈 마련을 지원하는 '청년도약계좌' 가입자도 100만명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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