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에 밀리고 알리에 치이는데...대형 유통사, 연구개발비도 줄였다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2024.04.0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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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현대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 0.07~0.27%...롯데쇼핑은 연구개발 활동 없어
유통산업 격변기 비용 절감 치중한 전략...시장 트렌드 대응 뒤처질 우려

지난 3월 21일 서울 중구 포스트 타워 대회실에서 열린 '제67기 신세계 정기 주주총회'에 주주들이 참석하고 있다. 지난 8일 신세계그룹 정용진 총괄부회장은 18년 만에 회장으로 승진했다. 이명희 회장은 그룹 총괄회장으로서 신세계그룹 총수의 역할을 계속 한다. /사진제공=뉴시스지난 3월 21일 서울 중구 포스트 타워 대회실에서 열린 '제67기 신세계 정기 주주총회'에 주주들이 참석하고 있다. 지난 8일 신세계그룹 정용진 총괄부회장은 18년 만에 회장으로 승진했다. 이명희 회장은 그룹 총괄회장으로서 신세계그룹 총수의 역할을 계속 한다. /사진제공=뉴시스


백화점, 대형마트, 면세점 등을 운영하는 국내 대형 오프라인 유통사들이 연구·개발 분야 투자에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내 e커머스(전자상거래) 1위 쿠팡이 총매출 31조원을 넘었고, 중국 e커머스 업체인 알리와 테무가 '초저가 전략'으로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는 산업 구조 격변기에 오프라인 유통사들이 비용 절감에 치중한 대응으로 시장 트렌드를 선도하지 못하고 경쟁에서 밀리는 악순환에 빠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2일 국내 주요 유통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신세계 (159,600원 ▼800 -0.50%), 롯데쇼핑 (64,100원 ▼700 -1.08%), 현대백화점 (49,150원 ▲50 +0.10%) 3사 중 연구개발 비용을 가장 많이 쓴 기업은 신세계로 총 113억원을 지출했다.



신세계는 지주사 상품기획(MD) 부서와 상품과학연구소에서 국내외 유통산업 조사·연구, 패션 트렌드 및 소비자 구매성향 분석, 상품안전성 표준 분야 등에 51억원을 지출했다. 이와 함께 패션 상품과 가구를 판매하는 계열사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톰보이, 신세계까사에서 디자인 및 상품 트렌드 조사 등에 연구개발비를 썼다. 각 사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0.2~1.1% 수준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백화점 사업 분야에서 연구개발 비용으로 30억7000만원을 썼다. 전년 지출액(39억1800만원) 대비 21.6% 감소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0.07%로 2021년(0.10%)보다 더 낮아졌다.



해당 비용으로 지난해 △국내외 유통산업 조사 및 신규 비즈니스 연구·분석 △선진 해외유통업체 비즈니스 모델 시찰 △해외유통업체 및 연구소와의 교류 △신규 프로젝트 개발 콘셉 연구 △당사 단독 브랜드 개발 및 운영 등을 진행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현대백화점은 가구 제조 계열사(현대리바트) 연구개발 비용도 2022년 61억800만원에서 2023년 57억5100만원으로 약 7% 줄였다.
지난해 12월  5일 오후 부산 강서구 미음동 국제산업물류도시에 위치한 롯데쇼핑 부산 고객 풀필먼트 센터(CFC:Customer Fulfillment Center) 부지에서 열린 기공식에서 박형준 부산시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 팀 스테인 오카도 CEO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지난해 12월 5일 오후 부산 강서구 미음동 국제산업물류도시에 위치한 롯데쇼핑 부산 고객 풀필먼트 센터(CFC:Customer Fulfillment Center) 부지에서 열린 기공식에서 박형준 부산시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 팀 스테인 오카도 CEO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롯데쇼핑은 사업보고서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연구개발 활동과 관련해 "해당 사항이 없다"고 표기했다. 이와 관련 롯데쇼핑 관계자는 "쇼핑은 제조업이 아닌 유통이다 보니 활동이 없다고 표현한 것이지 연구개발비를 전혀 쓰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롯데쇼핑은 연결 기준 지난해 약 3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편의점 CU 운영사인 BGF리테일 (112,900원 ▼2,100 -1.83%)은 지난해 연구개발 비용으로 54억2700만원을 썼는데 전년 지출액(98억4300만원) 대비 44.9% 감소했다. 매출액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0.13%에서 0.07%로 0.06%포인트 하락했다. BGF리테일은 지난해 △PB(자체 브랜드) 상품 개발 △상품 판매 트렌드 분석 △IT 기술 기반 점포 효율화 연구 등에 연구개발비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편의점 GS25를 비롯해 슈퍼마켓, 홈쇼핑 사업 등을 영위하는 GS리테일은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13억5600만원을 썼다. 전년 연구개발비 지출액 17억4100만원보다 22.1% 줄어든 수준이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0.01%에 그쳤다.

유통업 특성상 제조업보다 연구개발비 규모가 작고,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연구개발을 통해 얻는 기대이익이 크지 않다는 게 이유다. 하지만 최근 유통업 강자로 떠오른 e커머스가 MD 기획, 단독 판매 상품 개발 등에 투자하며 경쟁력을 높이는 현실을 고려할 때 오프라인 유통사들도 연구개발 분야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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