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겸 코차이경제금융연구소장 정유신
첫째, 중국 무역의 세계 시장점유율이 '2022년(약 12.6%)을 정점으로 하락세'란 점이다. 중국의 무역규모는 2013년 4조달러를 넘어 미국을 제치고 1위에 등극한 이래 2021년 6조1000억달러, 2022년엔 6조3000억달러까지 늘었지만 2023년엔 5조9000억달러로 2년 만에 6조달러(전년 대비 5% 감소)를 밑돌았다. 대내외 수요부진으로 수출입이 모두 감소했다. 특히 매년 평균 5~15% 증가세였던 수출이 7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게 타격이 컸다.
둘째, 수출제품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2013년만 해도 수출 10대 품목에 포함된 액세서리(6위) 가구(7위) 의복(8위) 등을 소위 '신(新)수출 삼총사'로 불리는 전기차(4위) 리튬이온 등 배터리(5위) 태양전지(6위) 등이 대체했다. 이들 '신수출 삼총사'는 한마디로 친환경·첨단화 제품이다. 2023년 세 품목을 합해 1조위안(약 20조원)을 돌파했고 전기차를 포함한 자동차 수출(500만대)은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 2013년 대비 자동차는 무려 17배, 축전지는 9배, 태양전지는 2배 이상 늘었다. 시진핑정부의 캐치프레이즈는 '자립자강'(自立自强)과 '제조강국'이다. 첨단제품을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 고도화에 미국의 '공급망 포위전략'에도 대응한다는 목표인데 나름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셋째, 중국의 핵심 무역상대국이 한국 일본 대만에서 아세안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2010년엔 한국 일본 대만 비중이 21.9%로 1위, 유럽연합(EU) 16.1%, 미국 13.0%, 아세안 13.0% 순이었으나 2023년엔 아세안 비중이 15.6%로 1위, 한국 일본 대만 15.2%, EU 13.3%, 미국 11.3%로 그뒤를 따랐다. 요컨대 아세안 등 신흥국이 무역의 중심이 됐는데 이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대중수입 규제(예 : 반도체, AI 등), 중국 정치와 대만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미국 유럽의 우려, 중국 공급망 전략에 따른 중국 기업의 생산거점 이전 등이 주요인이다.
넷째,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무역확대도 빼놓을 수 없다. 중국의 총수출은 감소했지만 2023년 대러시아 수출은 전년 대비 46.9%, 우즈베키스탄은 67.2%, 카자흐스탄은 52.8% 급증했다. 주된 배경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2022년 2월). 러시아는 미국 일본 유럽의 제재와 이들 기업의 러시아 철수로 인한 수입차질을 중국 러시아 또는 중앙아시아를 통한 삼각무역 확대로 보완한 셈이다. 최근 대중 무역적자 등 수출에 애로가 많은 우리나라로선 꼼꼼히 챙겨볼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