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이 31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 세브란스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친 뒤 밖으로 나와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4.3.3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MB)은 지난달 31일 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기자들에게 이같이 말했다. 조 명예회장은 지난달 29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조 명예회장은 실제 서브프라임 위기가 세계를 휩쓸던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맡았다. MB의 대통령 임기(2008~2013년)와 실제로 겹친다.
2007년 전경련 회장에 취임하는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같은 해 4월 청와대 '민관 합동회의'에 참석했던 조 명예회장은 중국으로 향하면서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 등에 우리가 끌려다닐 수만은 없다"며 동아시아 경제권 형성을 통한 위기 극복을 강조했다. 능동적 태도로 우리 스스로 이 상황을 이겨내야 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맥락에서 '샌드위치 코리아'의 비전으로 '고부가 전략'을 일찍부터 설파했다. 최근 중국 저가제품의 과잉공급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석유화학 업계 등에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였다.
조 명예회장은 "대량생산은 중국이 낫지만 손님이 뭘 원하는지 빨리 알아내 조정하는 능력은 우리가 낫다"고 밝혔다. 또 "우리가 중국과 코스트 경쟁을 할 수는 없기에, 기술과 노하우를 차별화해 비싸게 받을 물건을 만들면 된다"며 "노사가 화합해 만들면 이길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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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등 개방 정책에도 힘을 줬다. 그는 "더많은 나라와 FTA를 체결하여 국내시장을 개방하고 기업의 대외진출을 촉진함으로써 우리 경제의 구조와 체질을 튼튼히 해야 한다"며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고 투자를 저해하는 각종 규제는 과감히 철폐되거나 시정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2009년 제주 하계포럼에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함께 한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재계 관계자는 "조 명예회장은 재계의 넓은 인맥과 특유의 리더십으로 정부에 다양한 정책 제안을 했다"며 "미국발 금융위기 속에서도 대한민국 경제가 성장, 발전하는데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