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재승 유한킴벌리 대표 "기업도 문화 개선, 저출산 극복 동참해야"

머니투데이 동해(강원)=김성진 기자 2024.04.01 16:50
글자크기

'우리강산 푸르게푸르게' 40주년...나무 누적 5700만그루 심어
몽골 사막에 한해 미세먼지 150톤 흡수 숲 조성
'숲조성' 유한킴벌리 모델 확산..."많은 기업 동참했으면"
생리대, 이른둥이용 기저귀도 기부..."도움 필요한 곳과 함께 가겠다"
기저귀, 생리대 사업 '저출산'에 타격 예상..."기업도 근무환경 개선해야"

진재승 유한킴벌리 대표가 지난달 31일 '우리강산 푸르게푸르게' 신혼부부 나무심기 행사를 하는 강원도 동해시의 한 산에서 정상에 먼저 올라 자원봉사단과 산마루까지 오른 부부들에게 "이제 다 왔어요", "조금만 힘내세요"라고 응원하는 모습./사진=김성진 기자.진재승 유한킴벌리 대표가 지난달 31일 '우리강산 푸르게푸르게' 신혼부부 나무심기 행사를 하는 강원도 동해시의 한 산에서 정상에 먼저 올라 자원봉사단과 산마루까지 오른 부부들에게 "이제 다 왔어요", "조금만 힘내세요"라고 응원하는 모습./사진=김성진 기자.


지난달 31일 강원도 동해시에서 열린 유한킴벌리의 '우리강산 푸르게푸르게' 신혼부부 나무 심기 행사에 진재승 유한킴벌리 대표가 참여했다. 진 대표는 신혼부부가 나무를 심을 해발 185m 높이의 산에 먼저 올라 자원봉사단, 산림 전문가들과 두줄을 이뤄 기다리다가 신혼부부들이 제공된 점심 식사를 마치고 올라오자 "이제 다 왔어요", "조금만 힘내세요"라며 응원했다.

진 대표는 1989년 유한킴벌리에 사원으로 입사해 2020년 사장에 선임됐다. 유한킴벌리에 재직한 36년 동안 나무심기에 수차례 참여했고, 올해도 나무를 신혼부부들과 직접 심었다. 한 부부는 산마루에서 인사하는 진 대표가 유한킴벌리 사장인 사실은 몰랐지만 "인상이 좋으시더라"라 했다.



우리강산 푸르게푸르게는 1984년에 시작해 올해로 40주년을 맞았다. 이날 진 대표는 본지에 "사업을 처음 시작할 당시 산업화가 한창 진행 중이고 전국의 산이 황폐해져 우리강산을 푸르게 가꾸자는 뜻이 참 깊었다"며 "그런 뜻을 소중히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유한킴벌리는 현재까지 나무 5700만 그루를 심었고, 2030년까지 6000만 그루를 심는 것이 목표다.

유한킴벌리는 국내 산불 지역뿐 아니라 몽골에도 나무를 심어 숲을 조성했다. 몽골의 토진나스르는 지역의 이름이 '끝없는 소나무 숲'을 뜻할 정도로 나무가 많았지만 1990년대 들불이 두번 크게 나 천연 숲이 소실되고 사막화가 빠르게 진행돼 국내 황사, 미세먼지 문제의 원인이 되기도 했는데 유한킴벌리가 몽골 정부의 요청으로 나무를 심어 현재는 한해 미세먼지를 약 150톤 흡수하는 숲이 조성됐다.



몽골 숲 조성에 참여했던 환경단체 생명의숲은 기업 주도로 숲을 조성한 '유한킴벌리 모델'을 확산하기 위해 동참할 기업을 모집하고 있다. 진 대표는 "큰 꿈일지 모르지만 자기 회사 이름으로 숲을 가꾸는 사업에 100개 기업이 참여하면 좋겠다"며 "함께 가야 멀리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진재승 대표는 기업도 아이를 낳고 육아를 할 적절할 환경을 만들어야 출산율이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신혼부부 나무심기 행사도 아이를 육아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노력의 하나라도 말했다. 진 대표도 유한킴벌리에 36년 재직하는 동안 나무심기 행사에 참여해왔다. 사진은 진 대표가 지난달 31일 괭이를 들고 직접 나무를 심는 모습./사진=김성진 기자.진재승 대표는 기업도 아이를 낳고 육아를 할 적절할 환경을 만들어야 출산율이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신혼부부 나무심기 행사도 아이를 육아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노력의 하나라도 말했다. 진 대표도 유한킴벌리에 36년 재직하는 동안 나무심기 행사에 참여해왔다. 사진은 진 대표가 지난달 31일 괭이를 들고 직접 나무를 심는 모습./사진=김성진 기자.
크리넥스(휴지), 좋은느낌(생리대), 그리고 하기스(기저귀)가 주력 사업인 유한킴벌리는 '저출산'에 따른 인구 감소의 타격을 직격으로 맞은 업체다. 유한킴벌리는 요실금 기저귀가 기저귀란 인식 때문에 고령자들이 사용을 꺼려 '요실금 팬티'로 이미지 전환을 꾀하는 등 사업을 시니어 비즈니스로 다각화하고 있지만 출산과 육아의 부담을 줄여 국가 출산율이 회복하는 데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진 대표는 "자사몰 맘큐에서 기저귀, 생리대를 구매하는 여성들을 2만명 넘게 조사해 보니 금전 지원보다 자녀를 안심하고 키울 수 있는 사회의 인식과 제도가 갖춰지면 자녀를 2명 이상도 낳을 수 있다는 답변이 많았다"며 "기업도 직원들이 아기를 잘 키울 근무 환경을 만들고 문화를 바꾸는 등 기업이 할 수 있는 것은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한킴벌리는 유연 근무, 사원과 직계 가족 심리상담 지원, 임산부 보호, 보육 지원 등으로 여성가족부의 가족친화인증을 받았다.

진 대표는 "신혼부부 나무심기가 아이를 낳고 싶은 문화와 분위기를 만드는 효과가 있다"며 "신혼부부는 인생의 새로운 지평을 생각할 때인데, 10~20년 전 같은 행사에 참여한 선배들의 얘기를 들으며 새롭게 생명(나무)을 심는 자리이니 더 뜻깊다"고 평가했다.


이날 행사에는 과거 신혼부부 나무심기에 참여하고, 현재는 자녀들과 가정을 꾸린 부부들이 재참여했다. 10년 전 행사에 참여했다는 최용성씨는 오프닝 행사에서 참가 신혼부부들에게 "자녀 계획을 고민 중일텐데 신혼부부일 때 행복이 100이라면, 아이가 생겼을 때 행복은 1000 이상"이라며 출산을 권했다.

유한킴벌리는 생리대를 누적 1000만 패드 기부했고, 두달에 하루 다른 제품 생산을 중단하고 이른둥이(미숙아) 초소형 기저귀를 생산해 기부한다. 진 대표는 "사회의 어느 곳에서 생리대나 기저귀가 없어 어려워한다면 공급해주는 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니 하는 것"이라며 "사회에 도움이 필요한 곳이 있다면 기업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하며 함께 가겠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