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재승 유한킴벌리 대표가 지난달 31일 '우리강산 푸르게푸르게' 신혼부부 나무심기 행사를 하는 강원도 동해시의 한 산에서 정상에 먼저 올라 자원봉사단과 산마루까지 오른 부부들에게 "이제 다 왔어요", "조금만 힘내세요"라고 응원하는 모습./사진=김성진 기자.
진 대표는 1989년 유한킴벌리에 사원으로 입사해 2020년 사장에 선임됐다. 유한킴벌리에 재직한 36년 동안 나무심기에 수차례 참여했고, 올해도 나무를 신혼부부들과 직접 심었다. 한 부부는 산마루에서 인사하는 진 대표가 유한킴벌리 사장인 사실은 몰랐지만 "인상이 좋으시더라"라 했다.
유한킴벌리는 국내 산불 지역뿐 아니라 몽골에도 나무를 심어 숲을 조성했다. 몽골의 토진나스르는 지역의 이름이 '끝없는 소나무 숲'을 뜻할 정도로 나무가 많았지만 1990년대 들불이 두번 크게 나 천연 숲이 소실되고 사막화가 빠르게 진행돼 국내 황사, 미세먼지 문제의 원인이 되기도 했는데 유한킴벌리가 몽골 정부의 요청으로 나무를 심어 현재는 한해 미세먼지를 약 150톤 흡수하는 숲이 조성됐다.
진재승 대표는 기업도 아이를 낳고 육아를 할 적절할 환경을 만들어야 출산율이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신혼부부 나무심기 행사도 아이를 육아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노력의 하나라도 말했다. 진 대표도 유한킴벌리에 36년 재직하는 동안 나무심기 행사에 참여해왔다. 사진은 진 대표가 지난달 31일 괭이를 들고 직접 나무를 심는 모습./사진=김성진 기자.
진 대표는 "자사몰 맘큐에서 기저귀, 생리대를 구매하는 여성들을 2만명 넘게 조사해 보니 금전 지원보다 자녀를 안심하고 키울 수 있는 사회의 인식과 제도가 갖춰지면 자녀를 2명 이상도 낳을 수 있다는 답변이 많았다"며 "기업도 직원들이 아기를 잘 키울 근무 환경을 만들고 문화를 바꾸는 등 기업이 할 수 있는 것은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한킴벌리는 유연 근무, 사원과 직계 가족 심리상담 지원, 임산부 보호, 보육 지원 등으로 여성가족부의 가족친화인증을 받았다.
진 대표는 "신혼부부 나무심기가 아이를 낳고 싶은 문화와 분위기를 만드는 효과가 있다"며 "신혼부부는 인생의 새로운 지평을 생각할 때인데, 10~20년 전 같은 행사에 참여한 선배들의 얘기를 들으며 새롭게 생명(나무)을 심는 자리이니 더 뜻깊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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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에는 과거 신혼부부 나무심기에 참여하고, 현재는 자녀들과 가정을 꾸린 부부들이 재참여했다. 10년 전 행사에 참여했다는 최용성씨는 오프닝 행사에서 참가 신혼부부들에게 "자녀 계획을 고민 중일텐데 신혼부부일 때 행복이 100이라면, 아이가 생겼을 때 행복은 1000 이상"이라며 출산을 권했다.
유한킴벌리는 생리대를 누적 1000만 패드 기부했고, 두달에 하루 다른 제품 생산을 중단하고 이른둥이(미숙아) 초소형 기저귀를 생산해 기부한다. 진 대표는 "사회의 어느 곳에서 생리대나 기저귀가 없어 어려워한다면 공급해주는 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니 하는 것"이라며 "사회에 도움이 필요한 곳이 있다면 기업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하며 함께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