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목' 故 조석래 빈소, 이재용·이명박 등 조문객 이어져

머니투데이 박미리 기자, 이세연 기자, 최경민 기자 2024.03.3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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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지난달 29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효성그룹 창업주 조홍제 회장의 장남인 조 명예회장은 31세인 1966년부터 경영에 참여했다. 일본 와세다대 이공학부 학사, 미국 일리노이공과대 석사 학위를 취득한 공학도로, 2017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 직전까지 기술을 강조했다. 현재 그룹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스판덱스, 타이어코드가 조 명예회장의 '기술 집념'이 만든 산물이다. 1970~80년대 조 명예회장이 직접 개발을 지시했다. 그 결과 효성은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스판덱스 30% 이상,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 48%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모두 세계 1위다.

그는 글로벌 기업 효성 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공로를 인정받아 1971년 수출유공 대통령 표창, 1987년 금탑산업훈장, 1994년 한국경영자 대상 등을 받았다.



30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 빈소가 마련됐다. /사진=박미리 기자30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 빈소가 마련됐다. /사진=박미리 기자


재계 첫 번째로 달려온 삼성家…범 효성가 3일연속 조문
조 명예회장의 빈소는 지난 30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상주인 조현준 효성 회장은 삼남인 조현상 효성 부회장 등 유족들과 함께 오후 1시부터 조문객을 맞이했다. 형인 조 회장과 법적 다툼 중인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은 다음날인 31일 오후 2시쯤 빈소에 들어가 5분 정도 머물다 떠났다. 형제들과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등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조 전 부사장은 이날 공개된 조 명예회장의 유족 명단에도 이름이 올라가지 않았다.

(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 3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 세브란스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빈소에 도착하고 있다. 2024.3.3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 3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 세브란스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빈소에 도착하고 있다. 2024.3.3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재계에선 범 효성가를 제외하고 삼성가(家)가 가장 먼저 빈소에 방문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30일 오후 2시쯤 모친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빈소에 들어섰다. 이후 이 회장 동생인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도 남편인 김재열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과 빈소를 찾았다. 삼성과 효성은 1942년 창업주 간 동업한 관계로 인연이 깊다. 조 회장과 이 회장도 1968년생 동갑으로 경기초등학교와 일본 게이오대 대학원 동문인 절친이다. 홍 전 관장은 고인의 아내인 송광자 여사의 경기여고 1년 선배이자, 서울대 미대 1년 선배다. 이날 이 회장은 빈소에 30분간, 이 사장 부부는 1시간 머물렀다. 특히 홍 전 관장은 이 회장이 떠난 후에도 남아 3시간 가까이 유족을 위로했다.

범 효성가에선 조 명예회장의 두 동생인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 조욱래 DSDL(옛 동성개발) 회장이 이틀 연속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조양래 명예회장의 차남인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도 연이틀 빈소를 방문했다. 조현범 회장은 "큰아버지께서 막바지에 정신적으로나 몸적으로나 좀 많이 고생하셨다"며 "좋은 곳에 가서 편하게 쉬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현범 회장은 3일째인 1일도 빈소를 방문하기로 했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한국앤컴퍼니그룹 조양래(왼쪽) 명예회장과 조현범 회장이 30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친 뒤 빈소를 나서고 있다.  2024.03.30. myjs@newsis.com /사진=최진석[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한국앤컴퍼니그룹 조양래(왼쪽) 명예회장과 조현범 회장이 30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친 뒤 빈소를 나서고 있다. 2024.03.30. [email protected] /사진=최진석

이튿날 정몽준 부자 조문…사돈 이명박 전 대통령도 빈소 찾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도 첫날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정 회장은 "좋은 분이셨고, 아주 잘해 주셨었다"고 말했다. 최 의장은 "훌륭한 분이셨다"며 "산업계에 큰 영향을 주셨다"고 했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사진 왼쪽)과 이명박 전 대통령(오른쪽)이 31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 세브란스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빈소로 조문을 위해 들어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사진 왼쪽)과 이명박 전 대통령(오른쪽)이 31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 세브란스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빈소로 조문을 위해 들어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과 아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조문 이튿날인 31일 빈소를 찾았다. 정 이사장은 "우리 아버님(정주영 명예회장)이 전경련 회장을 오래하셨었는데, 조 명예이사장도 전경련 회장을 한 재계 원로"라며 "항상 긍정적이셨고, 좋으신 분이었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워낙 존경하던 분이었다"고 회상했다.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도 "국제 관계 전반에 능통하고 기술에 대해 정통한 분이라 귀감이 됐다"고 했다.

정계에서도 고인을 추모하는 발길이 이어졌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조문 첫날 조화를 보낸 후 이튿날 직접 빈소를 찾았다. 이 전 대통령은 조현범 회장의 장인이다. 그는 "고인은 제 재임 때 전경련 회장이었기 때문에 잘 안다"며 "당시 세계 국제 금융위기가 와서 경제가 어려운 때였는데, 전경련 회장(고인)이 인솔해 기업인들이 많은 협조를 해줬다"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첫날 "한미 간 우호 관계를 맺는 데 기여를 많이 하셨다"며 "존경하는 기업인이었다"고 했다.

이밖에도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 김진표 국회의장, 오세훈 서울시장, 김관영 전북도지사, 허창수 GS 명예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정재계 인사가 조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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