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압박' 네타냐후, 전쟁 중단 선택할까..."이집트서 휴전 협상 재개"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4.03.31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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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국영 "31일 이스라엘·하마스 협상 재개",
인질 석방·완전 휴전 등 유의미한 결과 기대 힘들어…
'결과' 없는 협상에 네타냐후 사퇴 압박 한층 거세져,
30일 이스라엘서 수천 명 규모 대규모 반정부 시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퇴진 압박이 거센 가운데 이스라엘과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정파)가 31일(이하 각 현지시간) 가자지구 휴전과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다. /AFPBBNews=뉴스1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퇴진 압박이 거센 가운데 이스라엘과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정파)가 31일(이하 각 현지시간) 가자지구 휴전과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다. /AFPBBNews=뉴스1


이스라엘과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 정파)가 31일(이하 각 현지시간) 가자지구 휴전과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다.

이번 협상은 지난 2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가자지구의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처음으로 채택하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전쟁 장기화 등으로 미국과 갈등·사퇴 압박 등에 직면한 상황에서 열리는 것으로 주목받는다. 다만 인질 석방 등 휴전 전제 조건에 대한 양측의 의견 차이가 여전해 협상 진전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관측이다.



30일 CNN·알자지라 등 주요 외신은 이집트 국영 알카헤라 뉴스를 인용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가자지구 인질 석방 및 휴전 협상이 31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그간 이어진 양측의 휴전 협상은 유엔 안보리의 첫 '즉각적인 가자지구 휴전 촉구' 결의 직후 중단됐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29일 가자지구 휴전 협상 재개를 승인했고, 협상 대표단의 31일 카이로 파견도 결정했다고 한다. 그러나 하마스 측은 로이터통신에 중재국인 이집트와 이스라엘 간 회담 결과를 먼저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알자지라는 "미국 등 협상 중재국들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협상이 타결될 수 있다고 낙관하지만 양측의 입장 차이가 여전히 크고, 협상 불가능한 부분이 많다"며 "이번 협상에서도 유의미한 결과를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양측은 인질 석방과 휴전 조건을 두고 좀처럼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하마스는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군의 완전한 철수와 영구 휴전을 원한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패배 선언 전까지는 전쟁이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영구 휴전을 반대하고 있다. 가자지구에 억류된 자국 인질 40명과 팔레스타인 보안 사범 800명을 교환하자는 역제안을 내놨지만 하마스는 이를 거부했다.

3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주요 도시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사퇴를 촉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열렸다. 해당 시위에는 수천명의 시민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고, 시위 진압 과정에서 경찰과 시민 간 충돌도 발생했다. 이스라엘 경찰 측이 텔아비브 시위에서 16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로이터=뉴스13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주요 도시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사퇴를 촉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열렸다. 해당 시위에는 수천명의 시민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고, 시위 진압 과정에서 경찰과 시민 간 충돌도 발생했다. 이스라엘 경찰 측이 텔아비브 시위에서 16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로이터=뉴스1
지지부진한 인질 협상에 이스라엘 내부에선 네타냐후 총리를 향한 불만의 목소리가 점차 커졌고, 그의 사퇴를 촉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번졌다. CNN에 따르면 30일 이스라엘 텔아비브, 예루살렘, 가이사랴, 라아나나, 헤르츨리야 등 주요 도시에서 수천 명의 시민이 거리로 나와 가자지구 억류 인질 석방과 네타냐후 총리의 퇴진을 요구했다.

이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인질 석방보다 '전쟁 승리'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지적한다. 군인인 아들이 가자지구에 억류됐다고 밝힌 한 시위 참여자는 "네타냐후 정부는 인질 송환보다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우리는 정부로부터 (인질 석방) 협상에 대한 그 어떤 세부 사항도 전달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휴전 협상 교착 속 이스라엘과 친이란 세력 간 무력 충돌, 가자지구 인도주의 위기 등은 점차 심화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가자지구에서 다른 국가로 응급 이송이 필요한 환자 수가 9000여명에 달했다며 현지 의료시스템 붕괴 심각성을 알렸다.

레바논 주둔 유엔 평화유지군(UNIFIL)은 30일 유엔 정전감시기구(UNTSO)의 군사감시관 3명과 통역 보조원 1명 등 4명이 레바논 남부 국경지대에서 발생한 폭발로 다쳤다고 밝혔다. 레바논 현지 언론들은 이번 폭발의 배후가 이스라엘에 있다고 전했고, 이스라엘은 이를 즉각 부인했다.

 29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 상태를 살피고 있다. /AP=뉴시스 /사진=민경찬 29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 상태를 살피고 있다. /AP=뉴시스 /사진=민경찬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배후를 이란으로 지목하고,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 정파를 향한 공격 강도를 높이고 있다. 전날에는 시리아 알레포 남동부 등을 로켓탄으로 폭격해 시리아 정부군 26명과 친이란 세력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대원 6명 등 총 42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 제거'를 목표로 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도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앞서 가자지구 라파 공격 계획에 대해 우려를 드러냈던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수십억 달러 상당의 무기 지원을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앞서 성명을 통해 가자지구 북부와 남부 칸 유니스를 정복했고 다음 타깃은 라파라며 라파 지상공격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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