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온라인 패션을 해외 오프 매장에…'더현대 글로벌' 일본 진출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2024.03.31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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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온라인 패션을 해외 오프 매장에…'더현대 글로벌' 일본 진출


현대백화점이 한국 토종 패션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더현대 글로벌'을 선보인다. 해외 현지 유통사(리테일)와 손 잡고 국내 중소·중견 패션 브랜드와 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는 신개념 플랫폼 사업이다. 현대백화점은 일본을 시작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신개념 수출 플랫폼 '더현대 글로벌' 출시, 국내 패션브랜드 진출 지원
더현대 글로벌의 사업모델은 경쟁력 있는 한국 토종 브랜드를 발굴해 해외 유명 리테일에 유통하는 방식을 쓴다. 현대백화점이 국내 브랜드와 콘텐츠 발굴하고 통관을 포함해 내륙 운송과 창고 운영, 재고 관리 등 상품 수·출입 판매에 관한 제반 사항을 총괄하는 역할을 한다. 매장 위치와 운영 방식 등을 해외 유명 리테일과 협상하는 것도 현대백화점이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글로벌 매장 대부분을 경쟁력 있는 토종 중소·중견 브랜드로 채울 방침이다. 국내 브랜드는 공간 대여와 인테리어, 별도 판매 수수료 계약 체결 등의 부담을 덜게 돼 직접 해외 리테일에 입점하는 것보다 30% 이상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지 유통사 입장에선 현대백화점의 검증을 거친 신뢰성 있는 브랜드로 MD(상품)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돼 '윈윈'할 수 있는 구조다.

현대백화점이 더현대 글로벌을 선보인 건 K콘텐츠 바잉파워(구매력)가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태국에 이어 일본, 중국 등 글로벌 리테일 기업에서도 K-콘텐츠 전문관 운영에 대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며 "국내 중소·중견 브랜드의 수출 전초기지 역할은 물론, 현대백화점의 글로벌 인지도도 제고시킬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말했다.



마뗑킴, 이미스 등 현대백화점을 통해 오프라인 리테일 진출에 성공한 토종 브랜드들의 해외 진출 요구와도 맞아떨어진다. 이들 브랜드들은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비용과 리스크 때문에 주저해왔다. 그동안 현대백화점은 온라인 판매만 전개하던 200여개 국내 브랜드의 오프라인 진출을 지원한 바 있다.

지난달 20일(현지 시각) 오전 태국 방콕 시암 피왓 빌딩에서 정지영 현대백화점 사장(사진 왼쪽), 차다팁 추투라쿨 시암 피왓 그룹 총괄 CEO가 업무협약을 체결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현대백화점지난달 20일(현지 시각) 오전 태국 방콕 시암 피왓 빌딩에서 정지영 현대백화점 사장(사진 왼쪽), 차다팁 추투라쿨 시암 피왓 그룹 총괄 CEO가 업무협약을 체결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현대백화점
'더현대 글로벌' 첫 매장은 일본, 정지영 사장 "글로벌 네트워크 플랫폼 될 것"
더현대 글로벌의 첫번째 무대는 일본이다. 현대백화점은 다음달 일본 대형 유통 그룹 파르코와 더현대 글로벌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1953년 설립된 '파르코'는 일본 다이마루와 마츠자카야 백화점 운영사인 'J.프론트리테일링'의 자회사로 시부야점 등 16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현지에서 파르코 점포는 '아트·컬처'를 키워드로 하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도 유명하다.

이번 협약에 따라 현대백화점과 파르코는 일본 도쿄의 'MZ(1980~2000년생) 쇼핑몰'로 알려진 파르코 시부야점을 시작으로 일본 주요 도시에서 팝업스토어(임시 매장)를 운영할 계획이다. 다음달 시부야점에서 1호 팝업스토어로 노이스 매장을 오픈하고 이후 11개 브랜드에 대한 팝업스토어를 660㎡(약 200평) 규모로 순차적으로 운영한다. K-엔터테인먼트 콘텐츠도 함께 선보인다.


두번째 무대는 태국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태국 대표 리테일그룹 시암 피왓과도 K콘텐츠 전문관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아이콘 시암 등 피왓 그룹의 주요 쇼핑몰에 더현대 글로벌 모델을 적용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중국, 베트남, 홍콩, 유럽 등의 유수 쇼핑몰들과 더현대 글로벌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정지영 현대백화점 사장은 "더현대 글로벌 론칭은 기성 패션 MD에 머무르던 기존 백화점의 틀을 깨고 오프라인에서 만나볼 수 없던 브랜드와 콘텐츠 역량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며 "앞으로도 K패션 브랜드와 동반성장해 글로벌 네트워크 플랫폼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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