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페라자가 이끌었다" 그런데 또 '하드캐리', 타율 0.520' 대장 독수리 등극장이오 [대전 현장]

스타뉴스 대전=안호근 기자 2024.03.30 21:11
글자크기
한화 이글스 요나단 페라자가 30일 KT 위즈전 3회말 선제 솔로포를 날리고 기념 인형을 관중들에게 던져주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한화 이글스 요나단 페라자가 30일 KT 위즈전 3회말 선제 솔로포를 날리고 기념 인형을 관중들에게 던져주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지금까지는 페라자가 타선을 이끌었다."

그런데 그것이 또 현실이 됐다. 한화 이글스가 파죽의 6연승을 달렸다. 그 중심엔 복덩이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26·한화 이글스)가 있었다.

페라자는 3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에 2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결승 솔로 홈런 포함 3타수 2안타 2볼넷 1타점 1득점 맹타를 휘둘렀다.



페라자의 홈런 이후 불타오른 타선은 장단 12안타 6볼넷을 엮어 8-5로 승리를 거뒀다. 개막 후 7경기에서 6승 1패를 거둔 건 무려 26년 전인 1998년 후 처음이다. 단독 선두의 자리도 노려보고 있는 한화다.

한화의 연승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건 선발진의 활약이다. 한화가 거둔 6승 중 5승이 선발승이었다. 1선발 류현진말고는 모두 선발승을 챙겼다. 선발진이 안정화되다보니 불펜진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주현상과 한승혁은 나란히 5경기에서 단 한 점도 내주지 않는 특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페라자가 홈런을 날리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페라자가 홈런을 날리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타선으로 눈을 돌리면 페라자가 독보적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이날 성적까지 페라자는 타율 0.520(25타수 13안타) 3홈런 5타점 8득점으로 놀라운 성적을 내고 있다.

이날도 페라자는 1회 첫 타석 볼넷을 골라냈고 2회까지 무실점 피칭하던 엄상백을 상대로 3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시속 130㎞ 체인지업을 밀어쳐 비거리 120m 좌월 선제 솔로포를 날렸다. 이후 한화 타선이 달아올랐고 3점을 더 만들어냈다. 페라자는 4회에도 볼넷을 걸어 나갔고 6회엔 2루타까지 날렸다.

시즌을 앞두고 지난해 영입한 채은성과 시즌 전 데려온 안치홍, 김강민, 이재원 등의 효과에 기대를 걸었던 한화지만 정작 페라자가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하고 있다.


호주 멜버른 스프링캠프 당시 구단 관계자는 페라자가 자신을 '리틀 푸이그'라고 소개했다고 전했다. 한화에선 지난해까지 삼성 라이온즈에서 뛰었던 호세 피렐라와 같은 선수가 됐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냈다.

지금까지로는 둘의 장점을 합쳐놓은 듯한 괴물 같은 선수라는 인상을 준다. 175㎝, 88㎏의 작지만 탄탄한 체형을 갖춘 페라자는 빠른 배트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장타력이 강점이라는 평가 속에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외야로 포지션을 옮긴지 오래지 않아 다소 불안감이 있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타격은 평가 그대로이고 수비의 불안감은 보이지 않는다.

홈런 이후 페라자(오른쪽)가 노시환과 합동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홈런 이후 페라자(오른쪽)가 노시환과 합동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더욱 고무적인 건 태도와 성격이다. 누구보다 경기에 나서는 자세가 적극적이다. 늘 전력을 다해 주루플레이를 펼치고 동료들과는 끊임없이 장난을 치고 파이팅을 외치며 더그아웃의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안타 혹은 홈런을 치고는 격렬한 세리머니로 팬들까지 달아오르게 만든다.

노시환은 지난달 호주 멜버른 캠프에서 "피렐라 같이 투지 있는 선수를 원했는데 지난해엔 외인 타자들이 말수도 적고 파이팅이 있는 스타일이 아니라 착하고 조용했다. 다가가기도 힘들었다. 외국인 선수인데 성적이 안 나오니 다가가서 해줄 말이 없었다"며 "외국인 선수라면 게임체인저 역할을 해야하는데 페라자가 그렇다. 새로 온 외인 같지 않고 3일 됐는데 한 3년은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화가 원했던 그대로 맹활약을 펼쳐주고 있는 페라자다.

경기 전 최원호 감독은 한화의 무서운 상승세에 대해 "예상할 수가 없다. 잘하기를 기대는 했지만 이렇게까지는 생각을 못했다"며 "선발들과 타선에서도 페라자가 기대 이상으로 잘 해주고 있다. 사실 타선은 다른 선수들은 많이 올라오지 않은 상황이다. 어찌보면 페라자가 타선을 이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 후에도 가장 먼저 언급된 건 역시나 페라자의 이름이었다. 최 감독은 "타선에서는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더그아웃 분위기를 올려주고 있는 페라자와 그리고 달아나는 홈런으로 좋은 흐름을 가져온 안치홍의 역할이 컸다"고 칭찬했다.

페라자(가운데)가 승리 후 응원단상에 올라 자신의 응원가에 맞춰 몸을 흔들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페라자(가운데)가 승리 후 응원단상에 올라 자신의 응원가에 맞춰 몸을 흔들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