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사의 표명, '尹의 결단'…민심 흐름 관건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강남구 수서역에서 열린 GTX-A 개통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4.03.29. [email protected] /사진=전신
29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제청한 이 대사의 면직안을 재가했다. 이날 외교부는 "이종섭 주호주대사 본인의 강력한 사의 표명에 따라 임명권자인 대통령께 보고드려 사의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른바 '도주 공세'에 시달려온 이 대사는 방산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 참석 등을 위해 현재 귀국해 있는 상태다. 그간 대통령실은 이 대사에 대해 6개월간 조사를 안하고 시간만 보내온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문제라며 야권의 공격에 적극 반박해왔다. 이 대사가 부임하기 전에 공수처를 직접 찾아가 조사받고, 소환하면 언제든 귀국해 조사받겠다고도 했는데 어떻게 '도주'라는 말이 성립할 수 있느냐는 입장이었다.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28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방산협력 관계부처-주요 공관장 합동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3.2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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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진 사퇴 형식이지만 이는 윤 대통령의 결단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사가 논란의 중심에 있는 가운데 대사 자체가 '특명전권대사'로서 나라를 대표해 주재국에 나가 있는 만큼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용인 등이 없으면 마음대로 사퇴하기도 어렵다. 또 다른 여권 고위관계자는 "(이 대사 사퇴에 대한) 당의 요청도 있었고 이를 대통령이 대승적으로 수용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인사 운용에서 책임소재와 잘잘못을 철저히 따지는 윤 대통령이 이처럼 논란만으로 이 대사의 사퇴를 결정한 것은 4.10 총선을 코앞에 둔 여론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가운데 여전히 수도권 등 주요 격전지에서는 각종 여론조사(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국민의힘 후보들이 열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여권 내에서는 이대로 가면 대패해 야당이 개헌과 탄핵소추안 의결 등 모든 국회 권한을 휘두를 수 있는 '200석 이상' 승리를 거둘 수 있다는 위기감도 확산한다.
[안산=뉴시스] 김종택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선부광장에서 열린 '국민의힘으로 안산살리기' 지원유세에서 장성민 안산갑, 서정현 안산을, 김명연 안산병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4.03.29. [email protected] /사진=김종택
한동훈 위원장은 이날 평택 유세에서 "국민의힘이 부족한 게 많이 있다. 저도 안다"며 "저희가 여러분들이 지적하실 때마다 그때그때 힘들어도 비판 받아도 반성하고 반응하고 있지 않느냐"고 했다.
이어 "황상무 수석 문제를 비판하시고 문제 있다고 하셨을 때 제가 어떻게 했느냐. 건의했고 관철했다"며 "이종섭 대사 외국 있을 때 귀국해야한다고 해서 설득했다. 이종섭 대사, 오늘 저도 건의했습니다만 사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과거에 이러지 않았지 않느냐"며 "우리는 정말 처절히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한 위원장은 수원 유세에서는 "황상무 수석 문제라든가 이종섭 대사 문제라든가 정부도 충분히 할 말이 있다. 그럼에도 여러분이 불편하다 하면 저는 무조건 여러분 입장에 맞췄다"며 "여러분 입장에 맞춰 우리 당 입장이 유연하게 바뀌었다. 그게 국민의힘의 정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