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은 지난달 이사회를 통해 신설 지주회사 설립을 공식화했다. 조현준 회장이 이끄는 기존 지주회사인 ㈜효성은 효성티앤씨·효성중공업·효성화학·효성티엔에스 등으로 구성된다. 조 회장의 동생인 조현상 부회장은 효성첨단소재·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HIS)·효성토요타 등 6개사를 포함한 신설 지주를 맡기로 했다.
조현준 회장은 섬유·에너지·건설·석유화학 등 견고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기존 지주회사를 이끌어 갈 것으로 보인다. 효성중공업의 건설 부문과 효성화학은 경기 사이클에 따라 그룹의 전통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꾸준히 해줄 수 있는 사업이다. 효성티앤씨의 스판덱스는 2010년부터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부분이다. 그룹이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전폭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수소 사업의 성공도 조 회장의 미션으로 남았다.
조현준 효성 회장
시장에서는 조 명예회장의 지분 향방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주사인 ㈜효성 외에도 주요 계열사 지분율이 적잖기 때문이다. 조 명예회장 지분의 경우 우선 균등배분하는 게 가장 유력하다. ㈜효성의 지분을 고려할 때 아내 송광자 여사에게 3.38%, 3형제 각자에게 2.25%씩 돌아가는 식이다.
하지만 만약 조 명예회장의 지분이 균등배분되지 않는다면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될 수도 있다. 특히 형제 중 특정인이 상속에서 배제될 경우 지분을 강하게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2014년 조현문 전 부사장이 조현준 회장을 배임·횡령 혐의로 고발한 후 경영권 분쟁 우려가 증폭됐던 역사도 있다.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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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주사 분할을 통해 효성첨단소재와 효성화학이 완전히 분리되면서 계열사 지원 등 시장의 재무구조와 관련한 우려는 완벽히 종식됐다"며 "향후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 간의 지분스왑 및 조석래 명예회장의 지분 처리 등 계열분리 과정에서의 구체적인 액션은 긴 시간에 걸쳐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조 명예회장은 29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명예장례위원장으로 이홍구 전 국무총리가, 장례위원장으로 이상운 효성 부회장이 나선다. 장례는 효성그룹장으로 내달 2일까지 5일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며, 영결식은 내달 2일 오전 8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