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사람 없는 공장…2족보행 로봇…미래 공장 미리 봤더니

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2024.03.31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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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스마트 공장·자동화 전시전에 마련된 LS일렉트릭 부스를 방문한 관람객들. / 사진 = 오진영 기자29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스마트 공장·자동화 전시전에 마련된 LS일렉트릭 부스를 방문한 관람객들. / 사진 = 오진영 기자


"사람이 없어도 공장이 돌아간다구요? 로봇이 물건도 옮기구요?"

29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스마트 공장·자동화 산업전. 업계·학계 관계자부터 고등학생, 외국 기업 직원들 수천여명이 국내 기업의 전시관을 찾았다. 전시회에 참가한 LS일렉트릭과 LG CNS 등 기업들은 '사람 없는 공장'을 주제로, 로봇이나 인공지능(AI), 미래형 부품을 대거 전시하고 차세대 공장의 모습을 공개했다. 사람 없이도 공장이 가동되는 모습은 공상과학(SF)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켰다.

전시회에서 가장 주목받은 기업은 LS일렉트릭이다. 총 360제곱미터(㎡), 40개 부스로 국내 기업 중 최대 규모의 전시관을 차리고 미래형 공장 솔루션을 마련했다. 주력 제품인 PLC(범용 제어 장치), HMI(생산 장비 점검 기기) 외에도 OHT(웨이퍼 운반 기기)나 AI를 활용한 솔루션 등을 전시했다. 전날 오전에는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도 직접 전시관을 방문했다.



LS일렉트릭의 주제는 '메이드 바이 코리아'(한국이 만든 제품)다. 업계에 따르면 제조 공장에 사용되는 장비의 국산화가 상당 부분 진행됐지만, 대부분의 업종에서는 여전히 미쓰비시 등 일본 회사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처럼 핵심 업종에 사용되는 장비인 OHT도 대부분 일본산이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전시회를 통해 반도체 등 업종에서도 장비·부품 국산화를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LS일렉트릭의 스마트 공장 솔루션은 높은 수준까지 기술력을 끌어올렸다는 느낌을 줬다. 정보 공유 플랫폼인 '솔루션 스퀘어'나 AI를 활용한 품질 검사, 공장 내부 환경을 위한 네트워크 보안 검사 등은 일본의 기업과 비교해도 품질·기술경쟁력이 처지지 않는다. 참가 기업 중에서도 가장 많은 수의 관람객이 몰렸다. LS일렉트릭은 자동차나 이차전지 등 부문에서 국내 주요 기업과 유의미한 협력을 진행 중이다.



레인보우로보틱스가 만든 4족보행 로봇. /영상= 오진영 기자레인보우로보틱스가 만든 4족보행 로봇. /영상= 오진영 기자
삼성전자가 지분을 투자한 로봇 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도 눈에 띄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물류에 사용되는 로봇이나 2족보행 로봇, 협동로봇(한 팔로 움직이는 로봇)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가 로봇 투자를 늘리면서 지난해 지분 14.83%를 인수했다. 웰스토리 등 삼성 계열사와 협력도 진행 중이다.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최초로 개발한 양팔 로봇은 사람처럼 자유롭게 상체를 움직일 수 있다. 이 로봇은 협동형 로봇(팔 형태)에서 한 단계 진화한 로봇으로, 두 팔을 이용해 물건을 옮기거나 복잡한 작업을 할 수 있다. 사족보행 로봇도 인상적이다. 계단이나 경사로를 오르내리거나 넘어지더라도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복귀할 수 있다. 이 로봇은 군사용이나 소방용, 물류용 등 다방면에 응용된다.

LG CNS가 마련한 전시관 모습. 로봇 팔이 물품을 옮기고 있다. / 영상 = 오진영 기자LG CNS가 마련한 전시관 모습. 로봇 팔이 물품을 옮기고 있다. / 영상 = 오진영 기자
레인보우로보틱스 전시관을 찾는 관람객들은 대부분 삼성이나 LG, LS 등 관계자가 많았다. 전날 오후에는 장익환 LG전자 BS사업본부장(부사장)도 전시관을 방문해 로봇을 관람했다. B2B(기업간거래) 사업을 담당하는 BS사업본부는 LG전자 내에서 로봇 사업을 맡고 있다. 장 부사장은 로봇 투자에 속도를 내겠다는 메시지도 던졌다.


장 부사장은 관람 후 기자와 만나 "레인보우로보틱스가 물류(로봇)에서 이만큼 빠르게 한 것은 (LG전자도) 반성해야 한다"라며 "LG전자도 투자한 기업과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을 잘 찾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기업과 중국 기업이 경쟁하고 있는 양상인데, 우리도 최대한 협력을 많이 해서 경쟁력을 올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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