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아이이테크놀로지 김철중 사장이 26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서린빌딩 수펙스홀에서 개최된 ‘SK아이이테크놀로지 제5기 정기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피부로 많이 느끼고 있는데 유례없는 상황이 맞는 것 같다."(김철중 SKIET 사장)
3월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이차전지 및 소재 기업들은 한 입으로 '혹한기'가 아직 지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26년까지 IPO(기업공개)를 하기 위해 갈 길이 바쁜 SK온의 경우 연간 흑자전환 시기를 내년으로 사실상 미뤘다. 이 회사는 하반기 흑자를 올려 BEP(손익분기점)를 맞추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업계는 이런 현상을 시장 대중화 직전 수요 침체, 즉 캐즘(chasm)으로 보고 있다. 얼리어답터들이 모두 전기차를 산 다음, 본격 대중화되기 직전에 시장 확장성이 주춤한 상황이란 뜻이다. 지난해에는 리튬 등 메탈 가격까지 5분의1 수준으로 급락하며 배터리 판가까지 끌어내렸다. 비싼 가격으로 만든 제품을 싸게 팔아야 하는 상황이 연출되며 기업들의 수익성까지 땅에 떨어졌다.
28일 충북 오창에서 열린 에코프로 주주총회에서 발언 중인 송호준 에코프로 대표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이벤트도 호재가 될 수 있다. 미 연준은 '연내 기준금리 3차례 인하' 전망을 유지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이런 입장을 100% 맹신하긴 어렵지만, 적어도 하반기 중 금리인하가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은 충분한 상황이다. 고금리 상황이 조금이라도 완화가 된다면, 전기차 소비심리 역시 만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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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훈 SK온 재무담당은 "하반기 수요 성장이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 이유가, 첫 번째는 재고소진이 우선은 일어날 것 같고, 두 번째는 전반적인 금리인하가 일어날 것 같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배터리 시장 성장률은 전년 대비 낮겠지만, 하반기에는 수요 회복을 보일 것이고, 중장기적으로는 높은 성장률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터리의 시간' 돌아올까
SK온 헝가리 이반차 공장의 모습 /사진=최경민
LG에너지솔루션만 해도 올해 미국 테네시 GM과 합작 2공장, 인도네시아 현대차 합작공장을 가동한다. 내년 이후부터는 북미에서만 미시간, 애리조나, 조지아, 오하이오, 온타리오 공장 완공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SK온의 경우 글로벌 생산능력을 지난해 88GWh(기가와트시)에서, 올해 말 152GWh를 거쳐, 내년 이후 280GWh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포스코퓨처엠의 퀘벡 양극재 공장은 올해 완공 목표다. SKIET, SKC,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등 분리막·동박 회사들도 연내 증설 효과를 기대한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두고 "캐즘 현상 초기에 있지만, 최근 완공된 공장, 앞으로 준공될 공장이 많다"며 "공급망을 넓히고 강화하는 좋은 기회로, 위기의 순간에 원가도 낮추고 경쟁력을 갖추면 다시 경기가 돌아왔을 때 우리에게 리워드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