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어메니티' 챙기는 재미 끝…"호텔비는 왜 그대로 받나요?"

머니투데이 김온유 기자 2024.03.30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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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니엘 서울 객실 내 비치한 다회용 딥디크 어메니티/사진제공=뉴스1시그니엘 서울 객실 내 비치한 다회용 딥디크 어메니티/사진제공=뉴스1


50개 이상의 객실을 보유한 숙박업소는 지난 29일부터 무료 어메니티(편의용품)를 제공할 수 없다.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 개정안이 시행된데 따른 것이다. 일부 호텔은 이미 샴푸·린스 등을 디스펜서형으로 교체하거나 별도로 판매하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섰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겠단 취지지만 일부 고객들 사이에선 불만이 나온다.

30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객실 50개 이상을 보유한 숙박업소는 앞으로 칫솔·치약·샴푸·린스·면도기 등 5개 규제품목을 무상으로 제공하다 적발되면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호텔 등은 벌써 일회용 어메니티들을 모두 다회용으로 교체하고 있다. 규제품목 중 샴푸·린스 등은 대형 디스펜서를 설치해 제공하고 나머지는 카운터나 자판기 등을 통해 유상 판매한다. 실제로 호텔신라 (50,600원 ▲600 +1.20%)는 친환경 타입의 칫솔·빗·다회용면도기·샴푸 등 9종 어메니티를 3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파라다이스 (11,970원 ▼90 -0.75%)·그랜드 하얏트 서울·켄싱턴 호텔 등은 샴푸, 바디워시 등을 대용량 디스펜서로 교체했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은 치약·칫솔과 면도기세트는 각각 1000원에 판매해 수익금을 전액 기부하고 있고, 켄싱턴도 치약·칫솔 세트를 1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아난티의 경우 2022년부터 친환경 어메니티를 제공하고 있고 친환경 칫솔과 치약은 각각 2500원과 4000원에 팔고 있다.



이같은 조치에 고객들은 아쉽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환경에 더 중점을 두면서 상대적으로 위생 관련 만족도나 편이성이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20대 직장인 A씨는 "딥디크나 바이레도 등 브랜드 어메니티를 이용해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면서도 "아무리 같은 제품을 디스펜서 형태로 제공한다고 해도 위생관련 제품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마음이 편하지 않은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호캉스를 즐기는 20대 남성 B씨도 "일회용품을 사용해서 위생적인 장점도 있는데 위생이 제일 중요한 호텔에서 이를 못쓰게 하는 건 손님들에게 그 불편을 다 전가하는 것"이라며 "고품질 브랜드들의 어메니티를 챙겨가는 재미도 있었는데 사라진다면 이를 대체할 서비스가 추가로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만의 경우 일회용품을 무상으로 제공하지 않는 숙박업소들은 투숙객에게 숙박료를 5% 할인해주는데 이같은 대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30대 여성 C씨는 "호텔들이 모든 부담을 손님들에게 돌리는지 모르겠다"며 "숙박요금을 할인해주는 등의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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