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반도체 업은 '복병' 엔비디아, 삼성전자 제쳤다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2024.03.3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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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반도체 업은 '복병' 엔비디아, 삼성전자 제쳤다


AI(인공지능) 시대를 상징하는 기업, 엔비디아가 글로벌 반도체 매출 2위로 우뚝 성장했다. 서버용 AI 칩인 H100 등 엔비디아의 그래픽 처리장치(GPU)가 AI반도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면서다. 지난해 1위를 차지했던 삼성전자 (80,000원 ▼1,600 -1.96%)는 3위로 하락했다.

30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엔비디아의 매출은 491억6100만달러(약 66조원)으로 전년 대비 133.6% 급증해 2위에 올랐다.



그간 세계 반도체 매출 순위는 삼성전자와 인텔 가운데 어느 기업이 1위를 차지하느냐가 최대 관심사였는데, 엔비디아가 2위를 차지하며 시선을 잡아끌었다. 2021년엔 인텔이, 2022년엔 삼성전자가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엔비디아는 2021년 7위, 2022년 8위, 지난해 2위로 그 규모를 성큼성큼 키워왔다.

그 사이 삼성전자는 2계단 하락해 3위, 인텔이 다시 1위를 되찾았다. 인텔의 지난해 매출 511억97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5.8% 줄었다.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은 443억7400만달러로 전년 대비 33.8% 줄어들었다. 옴디아는 "업계 선두였던 삼성전자는 지난해 메모리반도체 매출이 2021년 수준에서 절반 가까이 떨어지면서 순위가 밀렸다"고 했다.



엔비디아의 성장은 AI반도체 시장의 성장과 궤를 같이 한다. 옴디아 집계가 아닌 엔비디아가 자체적으로 발표한 회계연도 2023년 기준(지난해 2월~올해1월) 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609억달러, 영업이익은 329억달러였다. 전년 대비 각각 125%, 311% 증가한 것이다. 엔비디아는 "H100등 서버용 AI 칩이 실적을 견인했다"고 밝혔다. 연초 470달러 수준이었던 주가도 이달 8일, 1년 최고치인 974달러를 찍었다. 옴디아는 "엔비디아가 반도체 매출의 급격한 성장으로, 두번째로 큰 반도체 회사가 됐다"고 설명했다.

AI반도체 수혜를 입은 기업은 엔비디아뿐만이 아니다. SK하이닉스와 TSMC는 엔비디아의 대표적인 파트너다. SK하이닉스는 HBM3를 독점 공급하고, TSMC는 파운드리(위탁생산)기업으로, 엔비디아의 GPU를 패키징하고 생산한다. 옴디아는 "AI를 촉진하기 위해 GPU에 들어가는 HBM(고대역폭메모리)도 강력한 수요를 보이고 있다"며 "SK하이닉스가 이 부문을 선도하고 있다"고 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236억8000만달러를 기록해 6위에 올랐다.

옴디아가 파운드리 기업을 집계 대상에 포함하지 않으면서 TSMC는 이번 조사에서 빠졌다. 그러나 TSMC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2조1617억3600만대만달러(약 90조9659억원)로 675억9842만달러였다. 수치 상으론 1위다.


자체 반도체 칩 설계에 나선 애플은 8위에 올라 처음으로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애플의 지난해 매출은 186억3500만달러로 전년도 보다 7.8%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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