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끝 보이지 않는 중국 부동산…1위 업체 31년 만에 배당 중지

머니투데이 김재현 전문위원 2024.03.30 06:41
글자크기
/로이터=뉴스1/로이터=뉴스1


중국 부동산 시장이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관련 업계의 실적이 악화일로다. 중국 민영 1위 부동산업체 완커는 31년만에 배당을 중지했고 디폴트위기에 빠진 비구이위안은 사업보고서 제출을 미루면서 거래중지됐다.

29일 중국 제일재경에 따르면 전일 저녁 완커(VANKE)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7.6% 감소한 4657억위안(약 86조원), 순이익은 46.4% 급감한 121억위안(약 2조24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또 완커는 향후 2년간 유(有)이자부채를 1000억위안(약 18조5000억원) 이상 줄이겠다는 부채축소 방안도 발표했다. 이는 기존 유이자부채 잔액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완커는 2018년 '생존이 최우선 목표'라고 선언한 이후 처음으로 부채 감축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완커는 1992년 이후 한 해도 빠짐없이 지금해온 현금배당도 31년 만에 중지한다고 선언했다. 완커가 현금이 얼마나 아쉬운 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완커는 1984년에 설립됐으며 1991년 중국 선전거래소에 상장한 중국 선두 부동산 개발사로 중국 부동산 산업의 대표 우량 기업이다. 2021년 방만한 경영과 공격적인 확장을 해온 헝다가 파산위기에 빠진 후에도 건재했던 완커가 비상상황에 빠졌다는 건 현재 중국 부동산 침체가 얼마나 심한 지 드러낸다.

완커는 사업보고서에서 "부동산 업계의 깊은 조정이 회사 경영에 상당한 압박을 가져왔다"며 이익 감소의 주요 원인은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의 정산 규모와 마진율 감소 △일부 부동산PF의 충당금 적립 때문이라고 밝혔다.

중국 텐진에서 비구이위안이 건설 중인 아파트 단지/로이터=뉴스1중국 텐진에서 비구이위안이 건설 중인 아파트 단지/로이터=뉴스1
21세기경제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유동성 위기에 빠진 중국 최대 부동산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은 28일 저녁 갑작스레 사업보고서 발표 연기를 공시하면서 이날 홍콩거래소에서 거래가 중지됐다. 비구이위안은 공시에서 "경영환경이 갈수록 복잡해지면서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해서 적절한 회계 추정과 판단을 할 필요가 있다"고 연기 사유를 밝혔다.


지난 18일만 해도 비구이위안은 28일 이사회를 개최해서 2023년 사업보고서를 승인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비구이위안이 순익 급감 등 손익구조 변동공시를 발표하지 않으면서 시장에서는 사업보고서 발표 연기를 예상해왔다. 지난해 상반기 비구이위안 매출은 2263억위안(약 41조8700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손실이 243억위안(약 4조5000억원)에 달했다.

현재 비구이위안의 최대 과제는 건설중인 아파트의 준공과 채무조정이다. 올해도 비구이위안은 아파트 48만채를 완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