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관두고 진짜 '생활인' 된 그들… 페인트 도장→예초 작업까지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2024.03.29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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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관둔 뒤 찾은 '제2의 삶'…일당 7~18만원 현장직 "지금 더 좋아" 만족

그룹 BTL(비티엘) 출신 오지민, 그룹 제국의 아이들 출신 김태헌, 그룹 틴탑 출신 캡(C.A.P)/사진=유튜브 채널 '열현남아' 영상, 김태헌 인스타그램, 유튜브 채널 '직업의 모든 것' 영상그룹 BTL(비티엘) 출신 오지민, 그룹 제국의 아이들 출신 김태헌, 그룹 틴탑 출신 캡(C.A.P)/사진=유튜브 채널 '열현남아' 영상, 김태헌 인스타그램, 유튜브 채널 '직업의 모든 것' 영상


아이돌 활동을 중단하고 제2의 삶을 찾은 스타들의 근황이 재조명되고 있다.

아이돌 스타의 경우 그룹 활동이 끝나더라도 솔로 가수, 배우 등으로 전향해 연예계 활동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다. 어린 나이부터 연예계 활동을 위해 연습생 생활을 시작해, 오로지 이를 위한 혹독한 훈련을 받은 경우가 많아서다.

그러나 최근 연예계가 아닌 아예 다른 업종에서 제2의 삶을 시작하는 스타들의 근황이 전해져 눈길을 끈다. 제2의 적성을 찾아 활약 중인 아이돌 스타들을 모아봤다.



'일당 18만원' 페인트공 변신한 아이돌…"'워라밸' 있어, 만족도 120%"
그룹 BTL(비티엘) 출신 페인트 도장공 오지민./사진=유튜브 채널 '열현남아' 영상 그룹 BTL(비티엘) 출신 페인트 도장공 오지민./사진=유튜브 채널 '열현남아' 영상
2014년 데뷔한 보이그룹 BTL(비티엘) 출신 오지민(30·활동명 엘렌)은 페인트 도장공으로 일하고 있는 근황을 전했다.



오지민은 지난 20일 유튜브 채널 '열현남아' 영상을 통해 페인트 도장공으로 일한 지 11개월째라고 밝혔다.

그룹 BTL(비티엘) 출신 오지민이 페인트 도장공으로 활동 중인 근황을 전했다./사진=유튜브 채널 '열현남아' 영상 그룹 BTL(비티엘) 출신 오지민이 페인트 도장공으로 활동 중인 근황을 전했다./사진=유튜브 채널 '열현남아' 영상
일당 13만원부터 시작했다는 오지민은 "지금 건설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데, 일당 18만원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건설 현장은 월, 화, 수, 목, 금, 토요일 다 일할 수 있다. 일당은 계속 더 높아지지 않나. 사업을 하면 (수입이) 3배도 될 수 있어 아직 만족하긴 이르다"며 사업 확장의 꿈을 전하기도 했다.

오지민은 "(아이돌) 활동하다 보니 군대에 늦게 갔다. 전역 2개월 전에 아내가 임신해 전역하자마자 혼인신고를 했다. 아이가 생기고 나서부터는 연예계 활동이 불가능하니까"라며 가족 생계를 위해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오지민은 생계를 위해 휴대폰 가게 일, 영업 일 등에 도전해봤지만 오래 일하지 못했다며 "페인트 일 처음 시작했을 때도 많이 힘들었다. 먼지도 많이 묻고 페인트도 많이 튀고 무거운 것도 많이 든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페인트 도장 일은) 버티면서 하면 할수록 기술이 늘고, 제 일당도 오르지 않나. 땀 흘려서 버는 돈의 가치도 알게 된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아이돌 활동 대비 현재 직업 만족도에 대해 "그때와 지금과 결이 다르기는 하지 않나. 현재를 살고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지금이 훨씬 만족도가 높다. 이건 제가 하는 만큼 보상이 돌아오니까 굉장히 메리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족도 120%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있어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게 제일 좋다"고 했다.

"월 100만원 이상 번다" 틴탑 캡, 예초 작업자 변신
그룹 틴탑 출신 캡(C.A.P·본명 방민수)이 예초 작업자로 변신한 모습./사진=유튜브 채널 '직업의 모든 것' 영상그룹 틴탑 출신 캡(C.A.P·본명 방민수)이 예초 작업자로 변신한 모습./사진=유튜브 채널 '직업의 모든 것' 영상
그룹 틴탑의 리더였던 캡(32·본명 방민수)은 지난해 5월 그룹 탈퇴 후 2개월 만에 예초 작업자로 변신한 근황을 전했다.

캡은 지난해 7월 유튜브 채널 '직업의 모든 것' 영상에 출연해 예초 작업으로 돈을 벌고 있다고 밝혔다.

그룹 틴탑 출신 캡(C.A.P·본명 방민수)이 예초 작업자로 변신한 모습./사진=유튜브 채널 '직업의 모든 것' 영상그룹 틴탑 출신 캡(C.A.P·본명 방민수)이 예초 작업자로 변신한 모습./사진=유튜브 채널 '직업의 모든 것' 영상
캡은 8년 된 외제 차에 예초용품을 싣고 다니며 하루 1건씩 예초 작업을 한다고 했다. 그는 작업복, 예초화에 돌이 튀는 것을 방지하는 안전 고글까지 낀 채 예초기로 능숙하게 작업을 이어가 눈길을 끌었다.

캡은 "저는 연예인보다 이게 적성에 더 잘 맞는다"며 전직 후 만족감을 드러냈다.

수입에 대해서는 "예초만으로는 한 달 100만원 이상은 벌고 있다"며 "건당으로 받는데 100평당 5만원에서 작업하기 힘든 곳은 7만원까지 받는다"고 말했다. 작업 시간에 대해서는 "100평 하는 데 20분 정도 걸린다"고 설명했다.

캡은 "저에게는 오히려 아이돌이 막노동이었다"며 "커리어가 남는다는 기분도 안 들고 감정노동, 육체노동이었다"고 고백하며 아이돌 활동의 고충을 털어놨다.

그는 "데뷔 전에는 그냥 육체노동만 하면 된다. '열심히 하면 잘 되겠지'라고 기대하면서 연습한다. 그런데 데뷔하는 순간부터 육체노동에서 감정노동으로 바뀐다"며 "그 감정노동을 시작할 때부터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진짜 아이돌 생활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현재 버는 것보다 (아이돌 했을 때) 한 달에 몇백을 더 벌었을 텐데 그게 더 이상 중요하지 않더라"라며 "(아이돌을 향해) '돈 많이 버니 감수해라'라고 하는데 그럴 바엔 내가 돈을 포기하고 하고 싶은 걸 하겠다 싶더라. 행복하다"고 현재 생활에 만족해했다.

제국의 아이들 김태헌, 택배 상·하차→'중식당 개업'까지
그룹 제국의 아이들 출신 김태헌(왼쪽)./사진=김태헌 인스타그램 그룹 제국의 아이들 출신 김태헌(왼쪽)./사진=김태헌 인스타그램
그룹 제국의 아이들 출신 김태헌(35)은 '중식당 사장님'으로 변신했다.

김태헌은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지난 25일 서울 서초구 모처에 중식당을 열었다고 밝혔다.

/사진=유튜브 채널 '근황올림픽' 영상 /사진=유튜브 채널 '근황올림픽' 영상
2010년 그룹 제국의 아이들로 데뷔해 2017년 소속사와 계약 만료 이후 활동을 중단한 김태헌은 지난해 7월 유튜브 채널 '근황올림픽' 영상에 출연해 생활고를 고백한 바 있다.

당시 김태헌은 "2년 전에 공사장에서 알바했었는데 (사정이 어려워져서) 보일러도 끊기고 몸에 피부병도 나게 되고 전기세나 이런 것들도 못 낸 상황이었다"며 "(가스가 끊겨서) 부탄가스를 사서 물 끓여서 샤워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내 수중에 돈이라고는 1000원짜리 한 장, 통장 잔고는 0원이었다. 라면을 사서 반으로 쪼개서 수프도 반 넣고 그걸로 하루 끼니를 때웠다"고 고백했다.

당시만 해도 그는 택배 상·하차 일을 하고 있다며 "쿠○ 물류센터에서 일하고 있다. 새벽 1시 반에 출근해서 아침 9시에 퇴근한다. 주 6일 일해서 64만원 정도 번다"고 밝혔었다.

이후 김태헌은 지난해 11월 월 매출 1억4000만원의 고깃집 점장이 된 소식을 전한데 이어 이달 중식당 개업 소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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