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AI(인공지능)신약 시장 규모 전망. /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3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구글·엔비디아 등 빅테크 기업은 AI신약 개발 플랫폼을 통해 빅파마 기업과 협업,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기술혁신) 전략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공룡' 엔비디아는 신약 개발 생성형 AI모델 '바이오네모'(BioNeMo)를 통해 시장 주도에 나섰다. 바이오네모는 DNA 서열 분석 및 단백질 구조 예측 등을 목적으로 설계됐는데, 이미 로슈 자회사 제넨텍, 암젠, 아스텔라스 등 제약·바이오사를 비롯해 AI신약 개발사 총 100여곳이 바이오네모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파벳(구글) 자회사 아이소모픽 랩스도 일라이릴리·노바티스와 신약 물질 개발 계약을 체결, 단백질 구조 예측 플랫폼 '알파폴드(AlphaFold)2'를 통해 협업 중이다.
일반적으로 AI신약 개발은 기초연구인 R단계(Research)에서 D단계(Development)에 올릴 신약 후보물질 발굴에 주로 쓰인다. R단계는 질환·신규 타깃 단백질 및 바이오마커 등을 설정하고 유효물질 발굴 등 과정을 거치는데, 이때 세포 및 동물실험이 이뤄지게 된다. 이 과정은 그간 축적된 유전체, 약물 활성자료, 세포·조직 뱅크, 화합물 라이브러리 등 자체 데이터와 연구 노하우, 실험 동물모델 등이 꼭 필요하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AI가 R단계에서 시간·비용 절감 등 도움은 되지만 실제 실험을 통한 데이터 검증 능력과 결과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라며 "JW중외제약 플랫폼은 AI와 실험모델 플랫폼이 결합한 모델이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 AI신약 개발사 관계자는 "데이터 양과 환자 데이터 접근성 등 인프라에서 (해외 기업과) 차이가 나기 때문에 기술력 차이는 현실적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최근에는 자체 플랫폼이 있어도 전문화되고 해당 분야에 특화된 플랫폼을 보유한 기업과 플랫폼 간 결합을 통해 시너지를 내는 오픈 이노베이션이 세계적으로 많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 플랫폼은 아직 성능적 측면에선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했다고 보긴 무리가 있다"며 "AI 기반 연구 영역은 국내 우수한 인력과 병원·학계·산업계 등 인프라 측면에서 수준 차이를 빠르게 좁히고 앞서갈 수 있다. 해외에서도 AI만으로는 연구 고도·효율화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실험 영역과 결합한 플랫폼으로 '엔드투엔드'(End-to-End·전과정 원스톱화) 연구가 가능하도록 변화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