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의 왕' FTX 창업자, 징역 25년·벌금 14조원 선고

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2024.03.29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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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뱅크먼-프리드 "모든 일에 사과"…범죄 혐의는 인정 안 해

암호화폐 거래소 FTX 창업자 샘 뱅크먼 프리드가 미국 뉴욕 법원 청사를 나서고 있다./로이터=뉴스1 /사진=(뉴욕 로이터=뉴스1) 임윤지 기자암호화폐 거래소 FTX 창업자 샘 뱅크먼 프리드가 미국 뉴욕 법원 청사를 나서고 있다./로이터=뉴스1 /사진=(뉴욕 로이터=뉴스1) 임윤지 기자


가상화폐거래소 FTX를 창업한 샘 뱅크먼-프리드가 미국에서 징역 25년에 벌금 110억달러(약 14조8600억원)를 선고받았다.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남부연방법원 루이스 카플란 판사는 "피해자들에게 되돌리기 어려운 손해를 입혔다"며 뱅크먼-프리드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카플란 판사는 "뱅크먼-프리드는 다시 악행을 할 수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며 "이를 사소한 위험으로 볼 수 없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이와 함께 110억달러의 벌금을 선고하면서 "정부는 뱅크먼-프리드의 자산을 피해를 보상하는 데 사용하라"고 했다.

뱅크먼-프리드는 FTX를 이용하는 고객 계좌에서 수십억 달러의 자금을 불법 인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인출한 자금으로 FTX 계열사인 알라메다 리서치의 부채를 갚았으며 바하마에서 호화 부동산을 사들이고 정치인들을 후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뱅크먼-프리드는 재판 과정에서 알라메다로 회사 자금이 흘러간 것을 몰랐다고 말해 배심원단 앞에서 위증한 혐의도 받았다.

FTX는 바이낸스에 이어 암호화폐거래소 순위 2위까지 올랐던 업체다. 이 결과 뱅크먼-프리드는 '암호화폐의 왕'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는 유죄 판결 전 읽어내려간 입장문에서 "고객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내가 그 고통을 줄여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FTX에서 함께한 동료들을 향해 "동료들이 많은 것을 쏟아부었는데 내가 다 망쳐버렸다. 그래서 매일 그 생각이 난다"고 말했다.


그의 측근 3명은 뱅크먼-프리드가 FTX 자금을 빼내 알라메다에 송금하도록 지시한 것이 맞다고 증언했다. 측근 3명도 사기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았다.

뱅크먼-프리드는 이어 "모든 일에 대해 사과한다"며 "나는 결국 내가 아끼는 모든 사람들을 실망시켰다"고 했다. 그러나 범죄 혐의는 인정할 수 없으며 유죄 판결에 항소하겠다고 했다.

앞서 검찰은 "뱅크먼-프리드로부터 거짓말과 절도, 사기 행위에 대한 책임을 받아들이겠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며 최소 징역 40년을 선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들은 뱅크먼-프리드가 자폐증에도 불구하고 자선활동에 적극적이었으며 자신의 행동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6년 이하의 징역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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