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버스 파업 11시간만에 철회..퇴근길 정상운행

머니투데이 김지현 기자, 기성훈 기자 2024.03.28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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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노사, 임금인상 4.48% 합의..서울시 "600억 추가 재정부담 예상"

서울 시내버스 파업이 종료된 28일 오후 서울 도봉구의 버스 전용차로에 버스가 다니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 시내버스 파업이 종료된 28일 오후 서울 도봉구의 버스 전용차로에 버스가 다니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 시내버스 노사가 28일 극적으로 임금협약 협상을 타결했다. 총파업에 돌입한지 11시간만이다. 이날 오전 4시부터 멈췄던 시내버스 운행은 오후 3시부터 전 노선에서 재개된 상태다.

서울시버스노동조합과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이날 오후 3시 임금 인상률 4.48%, 명절수당 65만원에 합의했다. 앞서 노사는 전날(27일) 오후 3시부터 이날 오전 2시30분까지 11시간 가까이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임금 협상을 벌였지만 끝내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의 즉각적인 파업으로 이날 서울 전체 시내버스의 약 90%가 운행을 멈추면서 출근길 대란이 일어났다.



그간 양측은 '임금인상률'을 놓고 팽팽히 맞서왔다. 노조는 시급을 12.7% 인상해달라고 요구했고, 사측은 2.5%를 제안했다. 시 관계자는 "마지막까지 사측 5.1%, 노조 측 6.1%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았다"며 "마침 고3 모의고사 날이었던데다 파업에 따른 시민들 불편이 있었고, 사측도 다른 시도의 임금 상승률에 준하는 인상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명절 수당은 이번 임금협상 과정에서 신설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8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2024년 서울특별시 통합방위회의에서 모두발언에 앞서 시내버스 파업 관련 국민 불편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28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2024년 서울특별시 통합방위회의에서 모두발언에 앞서 시내버스 파업 관련 국민 불편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버스 준공영제를 시행 중인 시는 이번 임금인상으로 약 600억원의 추가 재정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임금인상 1%가 될 때마다 약 110~120억의 보조금이 들어간다"며 "지난해 전체 보조금 규모는 약 800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버스 요금 인상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시는 지난해 버스 요금 300원을 인상한 바 있다. 시 관계자는 "코로나19(COVID-19) 이후로 버스 수입이 많이 줄었다"며 "재정부담은 계속 늘어나기 때문에 노사협력과 경영혁신, 부대적인 사업 수익을 높이는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서울 시내버스 노조에는 64개 버스회사 근로자들이 가입돼 있고, 임금협상 대상인 회사는 61개사 정도다. 전체 시내버스 7382대 중 7210대(97.6%)가 해당된다. 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파업을 한 건 2012년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파업은 20분 만에 그치는 부분 파업이었으나, 이번에는 전면 총파업에 나섰다.

노사가 합의에 성공하며 시는 파업 대비 추진했던 비상수송대책을 즉시 해제하기로 했다. 연장 예정이었던 지하철과 전세버스 등 대체 교통 투입은 현행 운행으로 변경된다. 앞서 시는 지하철 출퇴근 시간대를 1시간 연장하고, 막차를 다음날 오전 2시까지 늘리는 등의 대책을 마련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오전부터 이어진 시내버스 파업으로 시민 여러분께 불편을 드리게 돼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인 뒤 "앞으로도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대중교통 서비스를 제공하고, 시민들의 일상 속의 편의를 지원하는 교통 정책을 추진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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