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조, 바퀴달린 반도체 시장 잡아라"…차량용 칩 전성시대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2024.03.28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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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반도체 최종 사용처 현황/그래픽=임종철분야별 반도체 최종 사용처 현황/그래픽=임종철


글로벌 반도체 산업을 불황 터널에서 건져낼 구원투수로 AI(인공지능)와 자동차가 떠올랐다. 지난해 얼어붙은 반도체 경기때문에 전체 글로벌 반도체 매출은 전년도 대비 줄었다. 그러나 최종 사용처별로 살펴보면 SDV(소프트웨어중심차량)와 AI 시스템에 필요한 반도체는 오히려 수요가 늘었다.

28일 WSTS(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가 발표한 지난해 반도체 최종 사용처 별 점유율(매출 기준)에 따르면 통신과 차량용만이 유일하게 증가했다. 스마트폰 등 유무선 통신기기에 쓰이는 반도체 점유율은 32%로 전체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해 가장 높았다. 전년도(30%)대비 2%포인트(p)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스마트폰 시장이 회복세에 들어선 것이 긍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생산량은 3억3700만대로 직전 분기 보다 12.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차량용 반도체 점유율은 14%에서 17%로 3%p 증가했다. 자동차 부문이 가장 큰 점유율 성장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세번째로 큰 (반도체) 최종 시장이 됐다. 완성차 트렌드가 전기·자율주행차, 인포테인먼트가 마련된 커넥티드카(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차량) 등 SDV로 변모하면서 차량에 탑재되는 반도체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에 반도체가 200~300개 들어간다면, 단계에 따라 다르지만 자율주행차량은 적게는 1000개에서 많게는 3000개 이상의 반도체가 탑재될 것으로 관측된다. 단순히 전자장치를 제어하는 MCU(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이 아니라 더 복잡하고 섬세한 고성능 반도체가 요구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는 지난해 약 760억 달러였던 차량용 반도체 시장 규모가 2029년엔 약 1430억 달러(약 192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평균 성장률은 약 11%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는 "자동차 산업이 앞으로 10여년 간 반도체 수요를 견인하는 중요한 부문이 될 것"이라며 "전기화와 자율성·연결성 혁신을 위해 차량에 더욱 많은 반도체가 필요하다. 이 숫자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외 지난해 PC/컴퓨터용 반도체 점유율은 25%로 2위, 가전제품용은 11%, 산업용은 14%로 집계됐다. 2022년 기준 차량용과 가전용, 산업용 모두 14%의 점유율을 보였지만, 유일하게 차량용만 점유율이 늘어났다. 가전은 3%p 하락했고, 산업용은 유지했다.

하반기부터 시작한 반도체 경기 반등은 자동차와 AI시스템용 칩 수요 성장에 힘입어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WSTS는 올해 반도체 시장 규모가 2023년 대비 13.1% 증가한 5880억 달러 규모가 될 것이라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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