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금리 떨어졌는데…은행 '주담대 금리'는 올랐네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24.03.28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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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3월 주담대 잔액 감소...'스트레스 DSR'도 영향

5년 만기 은행채(무보증·AAA) 금리/그래픽=윤선정5년 만기 은행채(무보증·AAA) 금리/그래픽=윤선정


시장금리는 떨어졌는데 주요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상승했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은행들이 금리를 높였기 때문이다. 금리 상승과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 등의 영향으로 이달 5대 은행 주담대는 전월보다 감소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은 536조415억원으로 지난달 말과 비교해 1조548억원 감소했다. 5대 은행 주담대 잔액이 전월 대비 감소한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이다.



주요 은행의 주담대 감소는 대출 금리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주담대 잔액이 지속해서 증가하자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대출 관리를 요청한 상태다. 이에 시중은행이 우대금리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시장금리 하락을 상쇄하며 대출금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 국민은행은 주담대 금리를 0.23%포인트(p) 올렸고, 우리은행도 지난달 말부터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를 0.1~0.3%p 인상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2월 금리 인상에 이어 다음 달 1일에도 우대금리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금리를 높일 계획이다. 주담대 금리를 0.04~0.30%p 올릴 예정이다.



은행권의 우대금리 조정으로 실제 주담대 금리는 시장금리에 역행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혼합형 주담대 금리의 준거금리로 쓰이는 5년 만기 은행채(무보증·AAA)의 금리는 지난 27일 3.74%로 지난달 15일과 비교해 0.195%p 하락했다.

하지만 이날 5대 은행의 주요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3.09~5.35%로 지난달 15일(3.21~5.33%)과 비교해 상단이 오히려 0.02%p 상승했다. 5개 은행 금리 인상을 진행한 KB국민·신한·우리은행에서 상단 금리가 오르는 현상이 나타났다.

지난달 말 시행된 '스트레스 DSR'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향후 잠재적 금리 인상 폭까지 더한 금리(스트레스 금리)를 적용해 DSR을 산출하는 제도다. 올 상반기에 0.38%의 가산 금리가 붙어 DSR이 계산되면서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난다.


이달 서울지역 아파트 거래량도 크게 감소한 것으로 전해진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반 차주가 우대금리를 모두 적용받을 수 없기 때문에 금리 하단보다는 상단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가계부채 속도 조절과 안정화 관리를 위해 금리 인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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