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미 메릴랜드주 볼티모어항 입구의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를 무너트린 대형 화물선 '달리'가 다리 구조물에 걸려 있다. /AP=뉴시스 /사진=민경찬
"팬데믹 때도 화물 움직였는데…2400명 실직 위기"블룸버그에 따르면 볼티모어 지역 노동조합(노조)은 이번 사고로 수천 명이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의 볼티모어 지부장인 스콧 코완은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곧 일자리를 잃게 될 ILA 조합원 2400명이 있다"며 "교량 붕괴로 수천 명이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직면했지만, (정부는) 이들을 도울 방법에 대한 확실한 계획이 없다고 한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그는 이번 사고가 "우리에게 재해(catastrophic)"라고 했다.
미국 메릴랜주 볼티모어에서 현지 주민들이 지난 26일(현지시간) 새벽 발생한 '프랜시스 스콧 키' 교량 붕괴 현장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엑스(옛 트위터)
ILA 측은 현재 미 연방정부 등과 항구 폐쇄의 영향을 받는 노동자에 대한 지원 방안을 논의 중이고, 메릴랜드주 의회는 이들을 위한 긴급 지원안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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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경로 찾아도 물류 차질 불가피…보험금 수조원대 추산"해운사와 자동차 업계의 우려도 크다. 볼티모어 항구는 대서양과 미국을 연결하는 주요 관문으로 미국 최대 자동차 수입항이다. 지난해 이 항구에서 취급한 자동차와 소형 트럭은 84만7000대 이상으로, 13년 연속 미국 최대 규모다.
시장분석기관 클라크슨리서치에 따르면 볼티모어 항구는 지난해 미국 자동차 수입 물량의 15%를 책임졌다. 또 항구를 통해 수입된 자동차의 80%가 '프랜시스 스콧 키' 교량 상류를 통해 내륙으로 들어왔다.
세계 최대 해운사 MSC, 완성차 업체 메르세데스 벤츠 등은 볼티모어 항구 정상화까지 몇 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고 주변 항구 이용 등 대체 경로를 찾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쉽지 않을 거란 지적이 상당하다. 업계가 대체경로로 고려하는 사우스캐롤라이나, 뉴저지, 뉴욕 등 미국 동부 해안의 다른 항구에 선박이 한꺼번에 몰려 병목현상이 일어날 수 있어서다.
26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프랜시스 스콧 키' 교량이 붕괴되는 모습 /영상=엑스(옛 트위터)
보험업계는 사상 최대 규모의 보험액 지급 위기에 놓일 것으로 예상된다. 신용평가사 모닝스타 DBRS의 마르코스 앨버레즈는 로이터에 이번 사고에 따른 책임보험 지급액이 20억~40억달러(약 2조6880억~5조376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는 최대 30억달러로 추정했다. 해상 보험 관련 책임보험 지급액 최고는 2012년 코스타 콩코르디아 크루즈선 사고의 15억달러다.
"공급망 위기·경제적 충격, 볼티모어 지역으로 제한"일각에선 현재 미국의 공급망이 팬데믹 당시보다 더 탄력적으로 변해 볼티모어 항구 폐쇄로 인한 경제적 충격이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라이언 스위트 수석 경제학자는 이날 투자 메모에 "프랜시스 스콧 키 교량의 붕괴는 공급망 충격에 대한 미국의 취약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면서도 "이번 사건은 미국 전체보다 볼티모어 지역 경제에 더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항구 폐쇄에 따른 무역이나 운송 중단 여파가 미국 국내총생산(GDP)에서 눈에 띄게 나타나지 않고,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