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고양=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오후 각각 충남 홍성군 홍성시장과 고양시 라페스타 거리를 방문해 총선 예비후보들과 함께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03.11. [email protected] /사진=
봄비가 부슬부슬 내린 28일 충남 예산군 주교오거리 회전교차로, 1톤 트럭을 개조한 유세차의 스피커에서 귀에 익은 노래가 흘러나왔다. 입에 딱 붙던 원래 가사는 4·10 총선에 출마한 후보의 이름으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흥이 넘치는 멜로디와 리듬은 지나는 시민들의 귀를 잡아끌기에 충분했다. 이를 놓칠세라 후보자와 선거운동원들은 일사분란하게 손인사와 율동을 시작했다. 한 시민은 "이제야 좀 선거 분위기가 좀 나네"라고 했다.
4·10 총선의 공식 선거운동이 28일 시작됐다. 선거를 13일 앞두고 여야는 이날 0시 총성 없는 전쟁에 돌입했다. 이날부터 유세차와 마이크, 확성기 등을 사용할 수 있고 선거운동원들의 길거리 유세도 가능해졌다. 서울 한 지역구의 후보는 한 벌에 30만원 정도 한다는 LED(발광 다이오드) 조끼를 입고 유세에 나섰다. 야간에도 후보자의 기호와 이름이 선명하게 보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가락시장서 출정식 한동훈 "이재명·조국 심판이 민생"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회기역 네거리에서 김영우 동대문구갑 후보, 김경진 동대문구을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4.03.28. [email protected] /사진=이영환
날이 밝자 한 위원장은 마포구 망원역을 시작으로 서대문구 신촌, 용산구 용문시장 사거리와 성동구 왕십리역 광장, 광진구 신성시장, 동대문구 회기역 사거리, 강북구 강북구청 앞, 도봉구 홈플러스 방학점, 노원구 경춘선 숲길 공원 등 서울 북부와 남양주와 의정부 등 경기 북부 지역 유세를 이어갔다.
한 위원장은 서대문구 신촌에서 펼친 집중유세에서 "정치는 굉장히 중요하다. 여러분 삶을 모두 바꿀 수 있기 때문"이라며 "범죄자들이 우리를 지배하는 한 민생도, 정치 개혁도 없기에 이들을 심판하는 것이 민생이다. 이·조(이재명·조국) 심판이 민생"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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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인근 용산서 출정식 이재명 "정권 심판"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10 총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8일 서울 동작구 성대전통시장을 방문해 동작갑 김병기 후보 지지 유세를 하고 있다. 2024.03.28. [email protected] /사진=고범준
이후 이 대표는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광장을 찾아 후보들과 함께 유세를 벌였다. 왕십리역 유세 현장에서는 서울 중·성동구갑 지역 출마를 준비하다 당으로부터 공천배제(컷오프)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함께 했다. 임 전 실장과 이 대표는 함께 단상에 오른 후 서로를 보고 환하게 웃은 뒤 얼싸안았다.
조국혁신당을 이끌고 있는 조 대표는 이날 오전 부산 해운대구 동백섬 등대 앞에서 출정식을 열었다. 그는 "윤석열 독재정권 하에 우리가 힘들어하고 고통받고 있다"며 "그 뜻을 되살리기 위해 (부마민주항쟁으로) 군사독재 정권을 해결한 부산에서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하게 됐다"며 부산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이곳 부산에서 시작해 대구로, 대전으로, 서울로 올라갈 것"이라고도 했다.
(부산=뉴스1) 윤일지 기자 =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8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동백섬 앞 등대에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4·10 총선 출정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3.2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부산=뉴스1) 윤일지 기자
봄비가 하루종일 내렸지만 선거운동원들은 연신 허리를 숙여가며 "O번 후보 OOO입니다. 꼭 한표 부탁드립니다!'를 외쳤다. 후보자별로 인기곡을 개사한 로고송도 쉴틈없이 울려퍼졌다.
종로구 서린동에서 만난 40대 여성 A씨는 "곧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다는 건 알았는데, 그게 오늘인지는 몰랐다. 그런데 유세트럭이 지나는 걸 보니 새삼 느껴진다"며 "다만 밤에 창문을 뚫고 소리가 들어올 만큼 (로고송을) 크게 틀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이름을 알리는 건 좋은데 역효과가 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4·10 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검정삼거리 일대에서 종로에 출마한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최재형 국민의힘 후보의 선거 사무원들이 피켓을 들고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2024.3.28/뉴스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후보자들과 함께 뛰는 이들도 이날 시작된 선거운동이 아직은 어색한 듯했다. 광장시장 인근에서 만난 선거사무원 D씨는 "아르바이트 같은 거긴 한데, 그래도 사람 이름을 걸고 하는 거니까 최선을 다해볼 생각"이라며 "아침 출근길이나 퇴근길에 거의 모든 당의 선거보조원들이 다 모인다. 오늘은 (서로가) 좀 데면데면 했는데 사실 다 같은 처지에서 고생하는 거니까, 서로 열심히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다른 후보의 선거사무보조원 E씨는"시민들이 후보의 이름을 외치면서 파이팅을 해주면 그때는 그래도 힘이 좀 난다"며 "내가 '누군가의 선거운동을 돕고 있구나' 하는 보람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