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2인자' 매파 월러 "물가동향 실망… 금리인하 횟수 줄여야"

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2024.03.28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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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CPI 1·2월 연속 시장예상치 상회…"연준, 목표 향해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있었던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연설에 앞서 크리스토퍼 월러 연방준비제도 이사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로이터=뉴스1지난해 3월 있었던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연설에 앞서 크리스토퍼 월러 연방준비제도 이사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미국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2인자로 꼽히는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최근 미국 물가동향에 대해 "실망스럽다"면서 금리인하 횟수를 줄이거나 아예 미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파이낸셜타임즈(FT) 등 외신에 따르면 월러 이사는 27일(현지시기간) 뉴욕경제클럽 연설에서 "(연준이) 지난 수 년 간 물가 하락을 이뤄낸 것은 맞지만 최근 2개월 물가지표는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대표 물가지수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 1월 3.1%, 2월엔 3.2% 상승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한 수치로, 모두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시장예측치는 1월 2.9% 상승, 지난달 3.2% 상승이었다.



월러 이사는 "단기 지표들을 보면 물가하락이 둔화됐거나 어쩌면 멈춰섰을 수도 있다"며 "연준의 목표(물가상승률 2% 달성)를 향해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금리인하 횟수를 줄이거나 인하 개시 시점을 뒤로 미뤄야 한다"고 했다.

FT는 이에 대해 "올해 금리인하 횟수를 줄여야 한다는 것인지, 아니면 연준이 올해부터 2026년까지 예정하고 있는 금리 인하 횟수 전체를 줄여야 한다는 것인지 월러 이사가 확실히 밝히지는 않았다"고 부연했다.



금리인하 시점을 언제로 잡아야 하는지에 대해 월러 이사는 "실물경제를 악화시키는 돌발 상황이 없고 최소 2개월 간 물가지표가 개선돼야 한다"고 했다.

최근 시장에서는 미국 실업률을 억누르기 위해 조만간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2월 미국 실업률은 3.9%로 최근 2년 간 가장 높았다.

그러나 제롬 파월 의장을 비롯한 연준 간부들은 금리 인하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 파월 의장은 지난 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노동시장에서 일시적 해고가 늘고 있다는 근거로 실업률이 오르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있다"며 "면밀히 관찰 중이나 현재까지 그런 현상은 관측되지 않았다"고 했다.


올해 세 번에 나눠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게 연준 입장이나, 이달 FOMC 점도표를 보면 금리인하 횟수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연준 위원 19명 중 9명은 올해 금리인하 횟수를 두 번 이하로 예상했다. FOMC 투표권을 가진 라파엘 보스틱 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올해 금리인하는 한 번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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