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로이터=뉴스1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71) 회장이 은퇴연령 등 근로 패턴과 노후연금 시스템을 뜯어 고치지 않으면 전 세계가 '은퇴 대란'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파이낸셜타임즈(FT)·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을 종합하면 핑크 회장은 이날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연례 서한에서 "적정 은퇴 연령이 65세라고 여겨지는 기준은 오스만 제국 시절에 유래한 것으로 전 세계가 이 개념부터 바꿔야 한다"며 "21세기 중반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의 가장 큰 경제적 과제는 은퇴 대란을 해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는 2050년까지 전 세계 인구 6명 중 1명은 65세 이상이 될 것"이라며 "의학의 발전으로 인간 수명이 늘어나고 있는데 현재의 사회보장 시스템은 은퇴인구의 증가 속도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20년 안에 많은 국가들이 고령화 전환점에 도달할 것이 자명한데도 대부분 사람들이 일을 그만둔 뒤 필요한 충분한 자금을 저축하지 못한 것도 문제로 꼽았다. 핑크 회장은 "미국인 10명 중 4명은 적절한 퇴직 자금은커녕 통장에 비상금 400달러(약 54만원)도 갖고 있지 않다"며 "자본주의처럼 더 많은 사람들을 빈곤에서 벗어나게 하거나 삶의 질을 높여주는 수단은 없다"고 말했다.
핑크 회장은 실질적 은퇴연령을 상향하고 퇴직연금 시스템을 개선할 것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일본 기업들의 은퇴연령 조정, 호주 정부의 슈퍼연금보장제도 등을 모범 사례로 들었다. 그는 "정부와 기업이 60대 이상을 은퇴 대상자가 아닌 경력 노동자로 여겨야 한다"며 "일을 더 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래 세대가 희망을 잃지 않게 만들려면 강도 높은 조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