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테오젠, 공동창업자 블록딜에도…박순재 대표 "보유 지분 현금화 계획 없어"

머니투데이 정기종 기자 2024.03.27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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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공동창업자 정혜신 박사 3000억 규모 불록딜에 주가 10% 이상 하락
회사 측 "이미 회사 떠난 인원의 개인 결정…회사가 관여할 수 없어"
박순재 대표 "회사 사업 변함없이 진행 중"…지분 현금화 우려 일축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 /사진=정기종 기자박순재 알테오젠 대표 /사진=정기종 기자


알테오젠 (173,700원 0.00%)의 공동 창업자인 정혜신 박사가 3000억원 규모의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로 보유 지분을 대량 처분했다. 이미 회사를 떠났지만 박순재 대표의 아내인 정 박사의 대량 매도에 이날 주가는 전일 대비 10% 이상 하락했다. 다만 박 대표는 현재 회사가 추진 중인 사업에 변함은 없으며, 자신의 지분을 매각해 현금화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27일 알테오젠의 주가는 전일 대비 10.89% 하락한 19만56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정혜신 박사의 대량 주식 매각이 배경이다. 알테오젠 공시에 따르면 정 박사는 보유 주식 160만주를 블록딜을 통해 익명의 해외 기관투자자에 대량 매각했다. 처분 단가는 전일 종가 대비 9.9% 할인된 19만7770원으로 총 3164억원 규모다.



이에 따라 정 박사의 보유 주식은 기존 201만6000주(기분율 3.85%)에서 41만6000주(0.78%)로 크게 줄었다. 다만 정 박사는 이번 블록딜에서 연말까지 본인과 박 대표 등 가족 지분에 대해 락업(보호예수)를 설정한 상태다.

정 박사는 2008년 알테오젠 설립 당시부터 회사에 몸을 담았던 인물로 지난해 9월 공식 퇴임 전까지 회사의 최고전략책임자(CSO) 역할을 맡았다. 회사의 전 핵심 인물이자 현 대표의 가족인 정 박사의 대량 매도에 최근 상승세였던 주가 역시 크게 낮아지자 알테오젠은 즉각 진화에 나섰다.



회사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오랜기간 동안 정혜신 박사는 회사를 떠난 이후에 자신의 전문성을 살리며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을 많이 했다"며 "고민 끝에 정혜신 박사는 나이가 들어 더 늦기 전에 사회에 유익한 활동을 하기 위하여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와 상관없이 당사가 현재 진행 중인 각 플랫폼 및 바이오베터, 시밀러 등의 근본 사업들은 변함없이 진행이 되고 있으며, 글로벌 바이오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계속 발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회사 측 해명이 시장에 설득력을 얻을지는 미지수다. 과거에도 정 박사 지분 대량 매도에 주가가 크게 하락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앞서 정 박사는 회사에 몸 담고 있던 지난 2020년 9월 블록딜을 통해 보유주식 5만주를 외국계 투자회사에 매도한 바 있다. 매도 단가는 주당 20만3490원이다.


당시 회사 주가는 머크(MSD)와의 기술이전 계약 이후 상승세를 타면 20만원을 넘어선 상태였다. 정 박사 블록딜 여파에 하락을 시작한 주가는 이후 최근 머크와의 계약 변경으로 급등하기 전까지 고점을 회복하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회사 주가가 고점을 기록 중인 시기 정 박사의 블록딜로 인한 큰 폭의 하락이 반복된 셈이다.

특히 MSCI지수 편입과 머크 기술이전 약물의 임상 3상 결과 도래 등 회사 호재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이뤄진 매도에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최근 회사 주가가 고점을 새로 쓴 만큼 일각에선 박순재 대표를 포함한 창업주 지분 매도가 본격화 되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최근 알테오젠은 지난달 머크와 맺었던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원천 기술 'ALT-B4' 기술수출 계약을 비독점에서 독점 계약으로 변경하며 주가가 급등했다. 이에 지난달 20일 8만7100원이었던 회사 주가는 이달 26일 21만9500원으로 치솟았다.

박순재 대표는 해당 우려를 일축했다. 본인의 지분을 매각해 현금화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박 대표는 "보유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방식으로 현금화할 생각은 전혀 없으며, 회사를 떠난 정 박사의 지분 매각은 개인 판단에 따라 이뤄져 회사가 관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회사의 사업은 변함이 없고, 최근 독점 계약 변경 이후 이어진 다른 다국적 제약사들과의 논의도 진행 중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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