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국민 투표가 시작된 27일 오전 톈진을 출발해 세 시간 반 만에 베이징 소재 대사관 투표소에 도착한 톈진 교민들이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우경희 기자
버스에 동승한 한 선거관리위원은 "선관위 차원에서 선거법을 위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있지만 여건은 매 선거마다 나빠지고 있다"며 "전체적인 교민 숫자가 줄어드는게 가장 큰 원인이겠지만 교민들의 투표 참여 의지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체감이 된다"고 말했다.
정재호 주중국한국대사 내외와 김병권 총영사 등을 필두로 투표는 순조롭게 진행됐다. 정오가 넘어서며 다소 한산해졌던 투표소 현장은 교민 밀집지역인 톈진(天津)에서 선관위 대절 버스를 타고 수십명의 교민들이 도착하면서 다시 북적이기 시작했다. 베이징으로 진입하는 검문소에서 신분확인 등의 절차에 한 시간 이상 시간이 걸리는 등 말 그대로 투표를 위해 '산을 넘고 물을 건너' 왔다.
[베이징(중국)=뉴시스] 박정규 특파원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재외국민 투표 첫날인 27일 유권자들이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 주중한국대사관에 마련된 재외투표소로 들어서고 있다. 2024.03.27. [email protected] /사진=류현주
재외국민 투표는 당일 투표가 오후 5시(현지시간) 마감되면 곧바로 당일 투표함을 개표한다. 선거관리위원장과 위원들이 동석한 가운데 투표함을 열어 전체 투표인원과 봉투 숫자를 확인한다. 이후 당일 날짜가 명시된 파우치에 넣어 밀봉한다. 6일 간 같은 절차가 진행된다.
투표가 모두 끝나면 전체 투표용지 봉투는 별도로 마련된 행낭에 담겨 외교부 루트를 따라 국내로 운송된다. 역시 선관위원들이 배석한 가운데 항공편에 실려 한국으로 향하는데 한국에서 다시 선관위원들이 인도받는다. 도착한 봉투들은 즉각 등기우편으로 각 선거인들의 지역구로 배송된다.
[베이징(중국)=뉴시스] 박정규 특파원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재외국민 투표 첫날인 27일 정재호 주중국한국대사가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 주중한국대사관에 마련된 재외투표소에 들어서고 있다. 재외국민 투표는 오는 4월 1일까지 해외 115개국 220개 투표소에서 진행된다. 재외 유권자는 14만7000여 명이다. 2024.03.27. [email protected] /사진=류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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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 투표인원은 결국 냉각된 양국 관계를 의미한다. 양국 교류 자체가 축소되면서 중국에 머무는 교민의 절대수가 줄었기 때문이다. 최근 달라지는 교민 구성비율도 투표율에 영향을 준다. 경제활동에 적극적이던 기업 주재원들은 귀국 시점이 예정돼 있는 만큼 지역구 문제에 민감한 경우가 많다. 이들의 수가 크게 줄어들면서 전체 투표율을 끌어내리는 효과로 작용했다.
안 위원장은 "근본적으로 교민 수가 늘어야 투표독려 활동도 의미가 있다"며 "재외국민 투표에 참여하는 국민 숫자가 곧 양국 관계의 현주소를 증명하는 기준"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