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된 가자지구의 비극…공중 투하 식량 건지려던 주민들 익사

머니투데이 김하늬 기자 2024.03.27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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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AP/뉴시스] 25일(현지시각) 가자지구 북부 상공에서 낙하산에 실린 인도주의적 구호 물품들이 투하되고 있다. 2024.03.26. /사진=민경찬[가자지구=AP/뉴시스] 25일(현지시각) 가자지구 북부 상공에서 낙하산에 실린 인도주의적 구호 물품들이 투하되고 있다. 2024.03.26. /사진=민경찬


고립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바다로 떨어진 구호 식량을 건지려고 뛰어든 사람들이 익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가자지구 북부 해변가에 떨어진 공중투하 식량을 구하려고 바다에 뛰어든 사람 10여명이 익사했다고 전했다. 가자지구 당국은 공중투하 방식이 사람들을 죽음에 이르게 하고 있다며 육로를 통한 지원을 늘려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가자지구에서 활동하는 인권 단체 유로메드 라이츠의 연구원 아메드 아부 카마르에 따르면 사람들이 25일 오후 가자 북부의 해변에서 바다로 뛰어들었으며 이들 중 10여명이 낙하산에 걸려 빠져 나오지 못하고 익사했다.



사브리나 싱 미 국방부 대변인은 "미국이 투하한 80개의 묶음 가운데 3개가 바다에 떨어졌다"며 "당시 지원 식량은 바람을 타고 육지에 도달하도록 바다 상공에서 투하됐는데, 낙하산이 펴지지 않을 경우에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달 초에는 가자 시티에 지원 식품이 떨어지면서 5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부상한 일도 있었다. 또 가자 당국 매체는 26일 공중 투하 식량이 떨어진 곳으로 사람들이 몰리면서 6명이 숨진 것으로 밝혔다.



하마스는 성명을 통해 "지금까지 바닷물에서 구호품을 건지려다가 익사한 사람이 18명"이라며 "(이스라엘을 향해)육상 국경검문소를 열어 인도적 구호품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닿을 수 있게 하라"고 촉구했다.

국제사회는 선박을 이용해 대규모 물자를 해안으로 전달하기도 하지만 이렇게 전달된 구호품도 200만명의 가자지구 인구에게 필요한 양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구호단체들의 지적이다.

육로 수송도 이뤄지곤 있지만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구호품 트럭에 몰려든 피란민 최소 118명이 죽고 수백 명이 다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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