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37% 뛴 이 종목…"너무 올랐어" 외면? 올해도 82% '껑충'

머니투데이 김창현 기자 2024.03.27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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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반도체 주가 추이/그래픽=이지혜한미반도체 주가 추이/그래픽=이지혜


엔비디아, SK하이닉스 (177,800원 ▲7,200 +4.22%)와 함께 HBM(고대역폭메모리) 연합전선을 구축한 한미반도체 (137,200원 ▲700 +0.51%)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반도체 업계의 '슈퍼 을'인 ASML에 비견되고 있는 만큼 증권가에서도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27일 증시에서 한미반도체는 전 거래일 대비 1900원(1.69%) 오른 11만4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11만9000원까지 오르며 전날에 이어 다시 한번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지난해 주가는 437%가량 상승했고, 올해 들어서도 주가는 82% 가까이 뛰었다.



연초만 하더라도 한미반도체 주가의 상승폭이 과하다며 버블에 대한 경계심이 일었다. 류형근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1월 한미반도체에 대한 리포트를 발간하고 "HBM 기반 중장기 성장 기대감으로 매수한 주식인 만큼 HBM 후공정 생산능력(CAPA)의 성장률이 올해가 정점일 수 있다는 우려와 높아진 밸류에이션이 부담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으나 목표주가는 7만7000원에서 7만원으로 하향했다.

하지만 분위기는 생각보다 빨리 반전됐다. 지난 1월21일(현지시간) 개최된 엔비디아의 컨퍼런스콜에서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차세대 제품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고 했다. 이달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에서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인 GTC 2024를 열고 구글, 아마존을 비롯해 여러 테크 기업들과 협력 사실을 밝히며 인공지능(AI) 반도체에 대한 기대감이 꺾이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여기에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가 오는 2026년 상용화를 앞둔 6세대 HBM인 HBM4의 적층 높이를 완화하기로 결정한 것도 한미반도체에 호재로 작용했다. JEDEC는 기술적 한계를 이유로 HBM4 적층 높이를 775μm(마이크로미터)로 결정했다. HBM4부터는 한미반도체의 TC 본더 대신 하이브리드 본더로 대체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으나 적층 높이가 완화된 덕택에 HBM4에도 TC 본더 기술이 활용될 가능성이 커졌다.

박주영 KB증권 연구원은 "HBM 적층 높이 완화로 TC 본더 대장주인 한미반도체의 독주는 최소 2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2월 SK하이닉스가 한미반도체의 TC 본더를 사용해 12단 HBM3E를 엔비디아에 샘플 공급한 것으로 추정되고, 2년 후 상용화 예정인 HBM4에서도 한미반도체 TC 본더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지난 22일에는 SK하이닉스와 215억원 규모의 TC 본더 장비 공급 계약 체결 사실을 밝혔다. 이번 계약 체결을 두고 증권가에서는 한미반도체의 수요가 견조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상무부가 향후 5년간 미국 내 HBM 공급망을 구축하겠다고 밝혔고, 한미반도체는 TSMC-SK하이닉스-엔비디아로 이어지는 동맹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의 순매수세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 외국인은 한미반도체를 1135억원 순매수했다. 이런 이유로 현대차증권은 한미반도체의 목표가를 13만원 20만원으로 상향했다.

곽민정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AI 플랫폼인 블랙웰(Blackwell) 아키텍처 기반의 그래픽처리장치(GPU)들이 폭발적 수요를 보여 TC 공정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며 "목표주가는 네덜란드 장비업체인 BESI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 66배를 10% 할증한 72.6배에 올해와 내년 평균 주당순이익으로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임종철 /사진=임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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