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기자→현대차 사장→정치인...공영운 "동탄을 강남처럼"[인터뷰]

머니투데이 화성(경기)=김도현 기자 2024.03.28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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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소통관] 공영운 더불어민주당 경기 화성시을 후보

더불어민주당 화성시을 공영운 후보 /사진=공영운 후보 캠프더불어민주당 화성시을 공영운 후보 /사진=공영운 후보 캠프


"경기도 화성은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두 번째로 아이들이 많이 태어나는 도시에요. 그런데 학교가 부족합니다. 자녀가 초등학교 4~5학년만 돼도 부모들이 이사 고민을 할 정도에요. 마음 편히 애를 낳고 키울 수 있는 도시로 거듭나야 합니다. 화성을 강남 못지않은, 강남도 부러워할 교육도시로 만들고 싶어요."

현대자동차 사장 출신인 공영운 더불어민주당 경기 화성시을 후보는 지난 14일 동탄2신도시에 위치한 본인의 선거사무소에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공 후보가 출마한 화성을은 동탄2신도시를 품고 있다. 유권자 평균 연령이 34.7세로 전국에서 가장 낮다. 젊은 부모들이 모여 사는 신도시다 보니 다른 지역과 달리 아이들 울음소리를 쉽게 들을 수 있는 곳이다.



공 후보는 "인구 절벽 위기에 놓인 대한민국에 화성, 그리고 동탄이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직장에 다니는 부모들의 쉼터이자 아이들이 마음 놓고 성장할 수 있는 화성을 만들고, 화성과 같은 도시가 전국 곳곳에 마련된다면 이 역시 인구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해법이 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 후보는 이를 위해 교통과 학교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지목했다. 공약도 여기에 초점을 맞췄다. 동탄역과 조금만 멀어져도 교통환경이 급속도로 나빠지는 것을 보완하기 위해 인공지능(AI) 기반의 버스시스템 도입하고 화성 내 이동과 이웃한 도시와의 연결성을 키우기 위한 '우리 집도 역세권'과 첨단 연구시설이 밀집한 도시의 기능과 연계한 우수한 학교를 유치한다는 '교육 8학군 동탄' 등이 공 후보의 1·2번 공약이다.



공 후보는 "현대자동차 재직 시절 개발에 참여했던 AI 기반 수요응답형 교통체계가 지난해부터 '똑버스'란 이름으로 이곳 동탄2신도시에서 시범 운영 중인데 이를 활용해 동탄역 중심으로 설계된 이곳 신도시의 구조적 단점을 이를 통해 보완할 것"이라면서 "1호선·분당선 연장선 등도 추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공립학교는 과학 특성화 학교·학급 등을 신설해 수업의 질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이공계 전문 학교나 기숙형 자율형 사립고 등이 들어설 수 있게 할 것"이라고 했다.

경남 산청 출신인 공 후보는 1983년 서울대 경영학과에 입학한 뒤 학생운동 활동을 하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2년 간 복역했다. 1987년 직선제 개헌 후 사면·복권된 그는 1991년 문화일보 공채 1기 기자로 입사했다. 기자 생활을 하며 이라크전쟁을 비롯한 국내외 주요 현장을 누빈 그는 2005년 11월 현대자동차에 입사해 2022년까지 17년간 홍보·전략개발 업무 등을 수행하며 제2의 인생을 살았다.

공 후보는 "현대차에서 출장으로 총 55개국을 다니는 동안 선진국을 비롯해 언제 어디서 누구와 만나더라도 동행한 우리 직원들, 대한민국 청년보다 우수한 인재를 찾아보지 못했다"면서 "세계 최고의 인재인 우리 청년들이 대한민국을 다시 일으킬 기회를 주고 이를 통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찾자, 이 두 가지 생각으로 정치에 투신했다"고 소개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민주당 화성시을 공영운 후보 /사진=공영운 후보 캠프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민주당 화성시을 공영운 후보 /사진=공영운 후보 캠프
공 후보가 현대차에 몸담던 시기 세계 완성차 시장은 지각변동을 경험했다. 디자인 혁신을 무기로 글로벌 상위 완성차 브랜드로 발돋움한 현대차는 전기차 중심의 완성차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도 선전하며 성장을 거듭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6조670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삼성전자를 제치고 국내 상장사 1위 자리에 올랐다.

공 후보는 "현대차가 급성장할 수 있던 원동력이 바로 이곳 화성(현대기아차남양기술연구소)에 있다"며 "회사의 성장에 일조하며 화성의 성장을 지켜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민주당에 영입된 뒤 지역구 출마를 요구했다는 공 후보는 심리적으로 친숙하고 인생의 상당 시간을 할애한 화성에서 정치인으로서 첫 도전장을 내밀며 '제3의 인생'을 시작했다.

공 후보는 "장기 저성장의 길목에 선 대한민국이 속히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찾지 못하면 큰일"이라며 위기를 타개할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공 후보는 "모두가 화성에서 반도체만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는 실정을 잘 모르고 하는 얘기"라면서 "반도체와 완성차가 결합해 자율주행차 등을 공동 개발해 세계 시장에 선보이게 하고 그 가운데 화성이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 후보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020년 '화성 회동' 당시 공감대를 쌓고 양측의 협업 또한 진행되고 있어 실현될 가능성 또한 크다"고 말했다. 2020년 5월 정 회장(당시 수석부회장)은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찾아 전고체 배터리 등에 관해 살펴봤다. 직접 맞이한 이 회장(당시 부회장)은 같은 해 7월 현대기아차남양기술연구소를 찾아 정 회장과 모빌리티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가장 젊은 도시 화성을에 국민의힘은 1984년생 한정민 후보를 내세웠다. 서울 노원병 지역에서 내리 세 차례 낙선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원내 진입을 위해 화성을을 새 지역구 도전지로 택했다. 1964년생인 공영운 후보는 경쟁자들과 스무살 이상 나이 차가 나지만 본인이 '진정한 의미의 정치신인'이라면서 주민을 위한 혁신적인 공약을 추진할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공 후보는 "화성은 대한민국 미래산업의 센터가 될 거라고 본다"면서 "수출 신산업의 심장이 되는 도시, 국제무대서 자웅을 겨루는 국내외 기업들의 전진도시가 될 수 있게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했다.

유세활동을 펼치는 더불어민주당 화성시을 공영운 후보(가운데) /사진=공영운 후보 캠프유세활동을 펼치는 더불어민주당 화성시을 공영운 후보(가운데) /사진=공영운 후보 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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