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전세계 셰프들 '한강 라면' 먹으려 줄 섰다…'미식 핫스팟' 된 서울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2024.03.27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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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처음 열린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시상식 현장

농심이 지난 26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에 마련한 부스 전경./사진=이재윤 기자 농심이 지난 26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에 마련한 부스 전경./사진=이재윤 기자


"한강 신라면, 잇츠 소 굿(It's so good)."

지난 26일 오후 7시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행사장. 본 시상식에 앞서 진행 된 사전 행사장 한 켠에서 농심 신라면을 시식한 외국인들이 감탄사를 내뱉었다. 농심은 이날 행사장 한 켠에 소위 '한강 라면'으로 불리는 즉석 조리기 3대를 설치해 눈길을 끌었다. 다양한 국적의 요리사(셰프)들과 미식가들이 줄을 지어 농심 부스로 몰렸다.

서울에서 열린 글로벌 미식행사, 'K푸드의 저력' 입증
이날 행사는 K-푸드(한국식 음식)의 인기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현장에는 미국과 유럽, 중국 등 국적을 넘어 수백명의 참가자들이 자리했다. 현장에서 농심은 800인분의 시식 라면과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를 준비했지만 거의 모든 재료를 소진했다. 이용재 농심 국제사업부문장(전무)은 "반응이 진짜 좋다"고 말했다. 농심은 영화 '오징어 게임'으로 알려진 간식 달고나를 방문 선물로 줬다.



CJ제일제당은 식품 브랜드 '비비고'를 전면에 내세웠다. 특히 한식을 활용한 한입용 안주를 선보이며 '파인 다이닝(고급 요리)'으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두부 김치와 김부각, 치킨과 새우만두 등 4가지 안주를 선보였다. 특히 유망한 한식 요리사들을 발굴·육성하는 'Cuisine. K'(퀴진케이) 프로젝트를 통해 선발된 인력을 활용했다.

CJ제일제당이 지난 26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에 마련한 부스 전경./사진=이재윤 기자 CJ제일제당이 지난 26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에 마련한 부스 전경./사진=이재윤 기자
현장에선 비비고의 한식 안주를 맛본 한 중국 참관객은 "독특하면서도 새로운 맛"이라며 "모양도 너무 아릅답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현장에서 칵테일과 함께 음식을 제공했다. 김숙진 CJ제일제당 비비고 그룹장은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에게 한식을 소개할 수 있는 자리였고 피드백도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해외 시장 저변 확대를 목표로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서울을 대표하는 주요 레스토랑도 현장에서 직접 음식을 제공해 눈길을 끌었다. 서울시는 '서울미식 100선 레스토랑' 중 7팀을 선발해 참여토록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행사장을 찾아 직접 시식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세계적으로 K-푸드 트렌드가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행사장에 참석했다.

지난 26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에 참여한 서울미식 100선 레스토랑 관계자들이 요리를 하고 있다. /사진=이재윤 기자지난 26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에 참여한 서울미식 100선 레스토랑 관계자들이 요리를 하고 있다. /사진=이재윤 기자
'미식계 아카데미' 50위에 한국 레스토랑은 4곳
이날 열린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시상식은 '미식계 아카데미'로 불리는 행사다. 미국 '미슐랭 가이드'와 함께 미식 업계에서 권위 있는 행사로 꼽힌다. 전 세계 미식가들에게 영감을 전하기 위해 2002년 출범한 '월드 50 베스트 레스토랑'의 아시아 부문 시상식이다. 이탈리안 고급 탄산수 브랜드 산펠레그리노와 아쿠아파나가 후원한다.

행사가 서울에서 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시아 부문 시상식은 2013년부터 진행됐는데 싱가포르 등 해외에서만 열렸다. K-푸드의 인기가 계속되면서 처음으로 시상식 장소가 서울로 잡혔다. 서울시가 행사 유치에 적극 나서면서 공동 주관사로 참여했다. 윌리엄 드루(William Drew)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콘텐츠 감독은 "서울은 흥미로운 '미식 핫 스팟'으로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6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시상식 전경./사진=이재윤 기자/사진=이재윤 기자지난 26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시상식 전경./사진=이재윤 기자/사진=이재윤 기자
이날 시상식에서 한국 레스토랑은 4곳이 50위에 이름을 올렸다. 수상 레스토랑은 밍글스(13위), 세븐스도어(18위), 온지음(21위), 모수(41위) 등이다. 밍글스와 온지음, 모수의 경우 지난해에도 30위권 안에 들었다. 미슐랭 가이드에서도 모수는 최고 등급(별3개)를 받았고, 모수와 세븐도어스 등도 이미 이름을 올린 식당들이다. 현장에서 한국 식당의 이름을 불릴 때 환호성이 나오기도 했다.


1등은 일본 도쿄에 위치한 레스토랑 세잔이 차지했다. 일본 현지 최상급 식재료에 전문적인 기술을 더한 프랑스식 요리로 주목을 받았다. 이 레스토랑 순위는 세계 27개 지역에서 셰프·식당 경영자(34%)와 음식 평론가(33%), 미식가(33%) 등 1080명의 선거인단이 18개월 내 방문한 식당 중 10위까지의 선호를 매겨 제출하고 글로벌 컨설팅 회사 딜로이트가 투표를 집계한 후 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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