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제도시로"…50년간 '잠만 자던' 강북 깨운다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김효정 기자 2024.03.27 05:30
글자크기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서울시청에서 '강북권 대개조-강북 전성시대' 추진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서울시청에서 '강북권 대개조-강북 전성시대' 추진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부동산 시장에서 '강남 3구'와 '노도강(노원구, 도봉구, 강북구)'은 극단적으로 대비된다. 그동안 '노도강'을 포함한 서울 강북권(동북 8개구+서북 3개구)은 서울에서도 소외받는 지역으로 꼽혀왔다. 서울시가 이처럼 전향적인 규제완화가 포함된 '강북권 대개조-강북 전성시대' 도시대개조 프로젝트를 26일 발표한 것은 균형발전과 개발이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강북은 서울 전체 면적의 40%(242㎢)를 차지하며, 서울 인구의 43%에 이르는 448만명이 거주하지만 업무,상업시설이 절대 부족해 대표적인 '베드타운'으로 꼽힌다. 서울에 지어진 30년 이상 된 노후주택 중 절반(46%)가량이 강북에 모여있다. 상업시설 면적은 동북(343.1만㎡), 서북(176.2만㎡)을 합쳐도 타 권역보다 작고 지역내 총생산(GRDP)도 최하위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강북지역 상업시설을 강남 수준으로 2~3배 확대하고 노후주거지 재건축, 재개발 요건을 완화해 직주근접이 가능한 신(新)경제도시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오 시장은 "강북 지역이 빠른 시일 내에 강남 상업지역을 따라갈 수 있도록 각종 인센티브와 규제완화를 최대한 빠른 속도로 진행시키겠다"며 "50년 동안의 규제를 풀어 강북 전성시대를 다시 만들어 냄으로써 경제발전의 기회를 반드시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강북의 상업지역을 강남 수준으로 맞춰서 2배, 3배로 늘리게 되면 자연스럽게 직주근접이 가능해지게 된다"며 "강북에 문화예술감성 공간까지 생겨나게 되면 굳이 도심이나 강남으로 이동하지 않고도 일상생활이나 직장생활까지 가능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가 이번에 내놓은 정책의 핵심은 '상업지역 총량제 폐지'와 '균형발전 화이트사이트' 도입이다. 특히 상업지역 총량제 폐지와 화이트사이트 도입 방안은 강북권에만 적용할 방침이다. 오 시장은 "강남에 비해 상업지역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요청에 따라 만들어진 인센티브기 때문에 화이트사이트는 강북 지역에 한정했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이어 "주거부문, 재건축 재개발 부문의 공공기여 축소(15%→10%)와 용적률 인센티브(역세권 종상향 통한 용적률 500% 적용, 재건축 용적률 1.2배(360%)까지 추가 부여)는 강남·북 모두 적용되는 내용"이라며 "다만 수혜지역, 사업대상지가 강북에 압도적으로 많아 강북에서 더 큰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화이트사이트는 기존 도시계획으로 개발이 어려운 지역에 사업시행자와 원하는 용도와 규모의 개발사업을 허용하는 제도다.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가 화이트사이트를 적용해 건설된 대표적 사례다. 강북 창동차량기지 등에 용적률이 최대 1000%까지 부여돼 대규모 개발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들도 강북으로 이전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이미 광운대역세권 복합도시 개발 사업지에는 '1호 기업'으로 올해 HDC현대산업개발이 이전하기로 업무협약(MOU)도 맺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