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어쩌라고"…이 '정치 테마주' 3배 뛰자 회장님은 전부 팔았다

머니투데이 김진석 기자 2024.03.27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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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화천기계 (3,615원 ▼20 -0.55%)의 권영일 회장 등 최대주주 일가가 보유 중이던 주식을 전량 매도했다. 화천기계는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관련주로 묶여 최근 두달 사이 3배 가량 주가가 급등했다. 오너 일가의 갑작스러운 지분 매도에 투자자들은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화천기계는 최대주주가 화천기공 외 1명으로 변경됐다고 전날 밝혔다. 최대주주였던 권영열(2.31%·이하 변경전 지분율) 회장이 50만8540주를 전량 매도하면서다. 특수관계인 권영두(1.43%), 권영호(0.25%)씨도 전부 매도했다.



공시에 따르면 권 회장은 지난 19일과 20일 양일에 걸쳐 주식을 전량 매도했고, 평균 처분 단가는 8209원이다. 이를 통해 권 회장은 41억7460만원가량의 현금을 확보하게 됐다. 회장 일가 세사람이 처분한 지분 총합은 3.98%로, 약 71억원의 주식을 현금화한 것이다.

변경 후 화천기계의 최대주주는 화천기공과 서암기계공업이다. 화천기공의 보유 지분은 39.95%로 총 878만9800주다. 서암기계공업은 0.60%로 13만2000주를 보유 중이다. 회사 측은 "기존 최대주주의 지분매각으로 추가적인 지분취득 없이 최대주주가 됐다"고 설명했다.



화천기계는 이번달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조국 테마주로 묶여 가파른 급등세를 보여 왔다. 전날 화천기계는 전 거래일보다 230원(2.55%) 하락한 8780원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약세에도 이달 들어서는 81% 뛰어올랐다. 올해 들어서는 127% 오른 주가다.

그간 3000~4000원대에서 횡보하던 주가가 총선 이슈와 맞물려 급등세를 보이자 회장 일가가 서둘러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주식시장 내 오너가의 지분 축소는 악재로 인식되는 만큼 화천기계의 주가가 다시 한번 변동성을 확대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권 회장 일가의 갑작스러운 지분 매도에 투자자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화천기계 종목토론방에서 네티즌들은 "대주주 매도 소식은 고점 이라던데", "회장만 돈 벌고 개미는 어쩌라는 거냐", "대주주는 잘 팔았네. 돈 벌기 참 쉽다" 등 부정적인 반응을 드러내고 있다.


한편, 과거 조 대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화천기계와의 연관성을 부인한 바 있다. 당시 조 대표는 "저와 제 가족은 '화천기계'와 어떠한 관련도 없다"라며 "주식 투자자들은 유념하십시오"라는 입장을 밝히며 화천기계와 선을 그었다.

화천기계 외에도 다양한 종목들이 정치 테마주로 묶여 급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조 대표 관련주로는 골드앤에스, 신송홀딩스 , 대영포장 등도 거론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관련주 등도 주식시장 내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테마주 투자는 변동성이 커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익명을 요청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테마주 투자는 주가의 안정적인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투자 방식"이라며 "주가의 변동성이 큰 만큼 위험부담도 크다는 점을 꼭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사진=뉴시스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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