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꽃 피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그래픽=김현정
26일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1700원(2.17%) 오른 7만9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최고 8만100원까지 오르며 종전 52주 신고가(7만9900원)를 경신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장중 8만원대를 기록한 건 2021년 12월29일 이후 약 2년3개월만이다. 종가 기준 마지막으로 8만원대를 기록한 날은 2021년 12월28일(8만300원)이다.
이날 반도체 업종의 강세는 전날 미국 증시에서 마이크론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오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함께 메모리 3강을 구축하고 있는 마이크론은 전날 나스닥 시장에서 6.28% 상승했다. 장마감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도 1%대 강세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 추이/그래픽=윤선정
실적 상향의 가장 큰 이유는 반도체 업황의 반등이다. 특히 AI(인공지능)용 서버 수요가 높아지면서 이에 필요한 고성능 메모리인 HBM(고대역폭 메모리)의 수요도 덩달아 늘어나는 중이다. 마이크론의 이번 호실적 역시 HBM 매출이 본격적으로 반영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 시각 인기 뉴스
반도체 투자 온기는 국내 증시에도 확산하는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메모리 가격이 반등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올해 1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을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감산에 따른 공급량 제한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요 증가로 인해 메모리 가격은 상승 추세다. 재고자산 평가를 실적에 반영하는 메모리 업체들은 메모리 가격 상승만으로도 재고평가손실 충당금 환입으로 인한 이익 증가 효과를 낼 수 있다.
특히 메모리 비중이 높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업황 반등에 따른 수혜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 대비 흑자전환한 12조3082억원이다. 반도체 초호황기였던 2021년 영업이익(12조4103억원)에 근접한 수치다. 올해 15조~16조원 이상 영업이익을 예상하는 증권사도 있다.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36GB(기가바이트) HBM3E(5세대 HBM) 12H(High, 12단 적층) D램 개발에 성공하고 고용량 HBM 시장 선점에 나섰다. 사진은 HBM3E 12H D램 제품 이미지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SK하이닉스는 경쟁사 신규진입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 HBM 시장 지배력은 당분간 유지할 것"이라며 "엔디비아 GPU 제품 경쟁력 관점에서 대체재가 없고 1b 나노미터(nm)를 적용한 HBM3E 라인은 생산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SK증권은 SK하이닉스에 대해 현재 리서치센터 중 가장 높은 목표주가인 22만원을 제시했다. NH투자증권과 KB증권, DS투자증권 등은 21만원으로 전망했다. 목표주가 평균은 19만1043원이다.
삼성전자 역시 엔비디아에 HBM 공급이 가시화하면서 최근 주가가 급등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HBM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부진으로 경쟁사 대비 저평가 상태가 지속 중인데 HBM 실적이 본격화할 경우 저평가 요인이 일부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 목표주가 평균은 9만4625원이다. 미래에셋증권이 10만5000원으로 가장 높은 목표가를 제시했다. DB금융투자와 메리츠증권, SK증권 등은 10만원으로 예상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HBM 주요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삼성전자는 메모리 정책을 철저히 수익성 위주로 전개할 것"이라며 "올해 1분기 메모리 업체들의 실적은 서프라이즈로 예상되는데 지난 1년간 진행된 메모리 주가 양극화는 이제 동행기조로 전환될 시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