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본사 전경.
이마트의 첫 연간 적자는 건설 계열사의 부진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이를 제외한 개별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25% 이상 줄어든 것은 본업 경쟁력이 악화돼서라는 게 내부적인 판단이다. 이커머스 대표 주자인 쿠팡과의 경쟁에서 밀려 연매출 1위 자리를 내줬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진출을 본격화한 중국 이커머스 업체 알리와 테무도 초저가 공세로 전면전을 예고한 상태다.
다만 유통업계 구조조정 신호탄이 된 신세계그룹 측은 확대 해석을 경계한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26일 "이마트 외에 지마켓, SSG 등 다른 이커머스 계열사에 대해선 희망퇴직을 검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런 예상을 깨고 그룹 핵심인 이마트부터 인력을 줄이기로 한 것은 계열사 중 직원 수가 가장 많고, 장기 근속자 비중도 높아 비용 절감 효과가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마트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총 직원 수는 2만2744명이며, 평균 근속연수는 13년이다.
이마트는 이번 희망퇴직 신청 대상자를 15년 이상 근속한 밴드1(수석부장)~밴드3(과장) 직원으로 설정했다. 희망퇴직 신청자에게는 법적 퇴직금 외에도 월 급여 24개월 치(기본급 40개월)의 특별퇴직금과 생활지원금 2500만원, 전직지원금 1000만~3000만원이 지급될 예정이다. 회사 측은 "구체적인 감원 목표는 없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20년 근속자 기준 퇴직금이 6억원에 달할 것이란 추정도 있다. 하지만 재취업이 어려운 시장 환경을 고려하면 신청자가 많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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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와 대형마트 시장에서 경쟁하는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별도 인력 감축 계획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최근 적자는 업황 변화에 대응해 신선식품 강화 등 사업 구조를 바꾸면서 비롯된 측면이 크고, 매년 정년 도래 등에 따른 자연 퇴직자가 생겨 특별히 인력을 줄일 상황은 아니다"고 했다.
롯데쇼핑 (68,600원 ▲400 +0.59%) 관계자는 "현재 유통 계열사 중 희망퇴직을 진행 중이거나 검토하는 업체는 없다"고 했다. 롯데마트는 2021년 2월 창사 후 첫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희망퇴직(근속 10년 차 이상)을 진행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 희망퇴직 확정자에게 최대 27개월 치 급여와 직급별 재취업 지원금 2000만~5000만원을 지급한 바 있다.
이밖에도 티몬, 위메프 등 이커머스 업체도 희망퇴직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편의점 업계에선 GS리테일 (19,660원 ▲50 +0.25%)이 매년 정기적으로 장기근속 직원 대상으로 복지 차원에서 희망퇴직을 진행 중이다. GS리테일은 희망퇴직 신청자에게 18개월 치 급여와 학자금을 지원하는데 올해는 아직 공고가 나지 않았다. 5~6월 신입사원 채용 이후 공고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