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다음 어디?...유통업계 구조조정 '칼바람'부나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하수민 기자 2024.03.26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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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이마트 외 추가 인력감축 계획 없다" 밝혔지만...적자 이커머스 업계 불안감 증폭
11번가 3개월 만에 2차 희망퇴직 진행...정리해고설은 부인
롯데마트, 홈플러스 당분간 희망퇴직 등 인력 감축 계획은 없어

이마트 본사 전경.이마트 본사 전경.


이마트 (60,800원 ▼700 -1.14%)가 창사 31년 만에 처음으로 전사적인 희망퇴직을 실시하면서 유통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십 수년간 유통업계 1위를 차지하며 승승장구한 이마트가 지난해 첫 적자를 기록한 여파로 경영 효율화 작업에 착수했고, 그 첫번째 카드로 인력 감축을 선택해서다.

이마트의 첫 연간 적자는 건설 계열사의 부진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이를 제외한 개별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25% 이상 줄어든 것은 본업 경쟁력이 악화돼서라는 게 내부적인 판단이다. 이커머스 대표 주자인 쿠팡과의 경쟁에서 밀려 연매출 1위 자리를 내줬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진출을 본격화한 중국 이커머스 업체 알리와 테무도 초저가 공세로 전면전을 예고한 상태다.



이 때문에 이번 이마트의 결정 이후 경영난이 심화한 다른 온·오프라인 유통사도 후속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란 우려가 확산하는 모양새다.

다만 유통업계 구조조정 신호탄이 된 신세계그룹 측은 확대 해석을 경계한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26일 "이마트 외에 지마켓, SSG 등 다른 이커머스 계열사에 대해선 희망퇴직을 검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마트가 2021년 11월 인수한 지마켓은 2022년과 2023년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약 1000억원의 손실을 봤다. SSG닷컴도 2019년 1조원을 투자받으며 사업 확대에 나섰지만 아직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올해 신년사에서 '성과주의'를 강조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이들 이커머스 업체부터 효율화 작업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이런 예상을 깨고 그룹 핵심인 이마트부터 인력을 줄이기로 한 것은 계열사 중 직원 수가 가장 많고, 장기 근속자 비중도 높아 비용 절감 효과가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마트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총 직원 수는 2만2744명이며, 평균 근속연수는 13년이다.

이마트는 이번 희망퇴직 신청 대상자를 15년 이상 근속한 밴드1(수석부장)~밴드3(과장) 직원으로 설정했다. 희망퇴직 신청자에게는 법적 퇴직금 외에도 월 급여 24개월 치(기본급 40개월)의 특별퇴직금과 생활지원금 2500만원, 전직지원금 1000만~3000만원이 지급될 예정이다. 회사 측은 "구체적인 감원 목표는 없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20년 근속자 기준 퇴직금이 6억원에 달할 것이란 추정도 있다. 하지만 재취업이 어려운 시장 환경을 고려하면 신청자가 많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11번가 CI11번가 CI
매각을 추진 중인 11번가는 지난해 말에 이어 3개월 만에 두 번째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1차 희망퇴직에선 만 35세 이상, 근속 5년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했지만 이번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접수를 받는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선 희망퇴직 규모가 목표치에 미달하면 회사 측이 직접 '정리해고'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하지만 11번가 관계자는 "정리해고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이마트와 대형마트 시장에서 경쟁하는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별도 인력 감축 계획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최근 적자는 업황 변화에 대응해 신선식품 강화 등 사업 구조를 바꾸면서 비롯된 측면이 크고, 매년 정년 도래 등에 따른 자연 퇴직자가 생겨 특별히 인력을 줄일 상황은 아니다"고 했다.

롯데쇼핑 (65,000원 ▼600 -0.91%) 관계자는 "현재 유통 계열사 중 희망퇴직을 진행 중이거나 검토하는 업체는 없다"고 했다. 롯데마트는 2021년 2월 창사 후 첫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희망퇴직(근속 10년 차 이상)을 진행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 희망퇴직 확정자에게 최대 27개월 치 급여와 직급별 재취업 지원금 2000만~5000만원을 지급한 바 있다.

이밖에도 티몬, 위메프 등 이커머스 업체도 희망퇴직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편의점 업계에선 GS리테일 (19,520원 ▲20 +0.10%)이 매년 정기적으로 장기근속 직원 대상으로 복지 차원에서 희망퇴직을 진행 중이다. GS리테일은 희망퇴직 신청자에게 18개월 치 급여와 학자금을 지원하는데 올해는 아직 공고가 나지 않았다. 5~6월 신입사원 채용 이후 공고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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