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난입해 뺨 철썩…세계로 생중계 된 역대급 오스카 장면[뉴스속오늘]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2024.03.2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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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할리우드 배우 윌 스미스(오른쪽)가 2022년 3월27일 열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자신의 아내 제이다 핀켓 스미스의 삭발 머리에 대해 농담을 던진 코미디언 크리스 록(왼쪽)의 뺨을 때리는 모습./AFPBBNews=뉴스1 할리우드 배우 윌 스미스(오른쪽)가 2022년 3월27일 열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자신의 아내 제이다 핀켓 스미스의 삭발 머리에 대해 농담을 던진 코미디언 크리스 록(왼쪽)의 뺨을 때리는 모습./AFPBBNews=뉴스1


"망할 네 입으로 내 아내 이름을 함부로 말하지 마!"

2022년 3월 2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돌비극장에서 진행된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배우 윌 스미스가 아카데미 시상식 도중 무대로 난입해 장편 다큐멘터리상 시상자로 나선 코미디언 크리스 록의 뺨을 내리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날 크리스 록은 무대에 올라 윌 스미스의 아내 제이다 핀켓 스미스를 상대로 "'지아이제인2' 빨리 보고 싶다"는 농담을 던졌다.

'지아이제인'은 배우 데미 무어가 삭발한 모습으로 출연한 영화로, 제이다 핀켓 스미스의 삭발 머리에 대한 농담을 던진 것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방금 농담 괜찮았다"며 자화자찬했다.



코미디언 크리스 록의 농담에 눈동자를 굴리는 배우 윌 스미스의 아내 제이다 핀켓 스미스의 모습./사진=제84회 아카데미 시상식 중계 영상코미디언 크리스 록의 농담에 눈동자를 굴리는 배우 윌 스미스의 아내 제이다 핀켓 스미스의 모습./사진=제84회 아카데미 시상식 중계 영상
이때 카메라는 윌 스미스 부부의 모습을 비췄고, 크리스 록의 농담에 제이다 핀켓 스미스는 눈동자를 굴리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윌 스미스의 아내인 제이다 핀켓 스미스는 2018년 자가면역질환으로 인한 탈모로 삭발 머리를 유지해왔다. 이날도 그는 짙은 녹색 드레스에 삭발 헤어스타일로 레드카펫을 밟았다.


코미디언 크리스 록의 농담에 분노해 시상식 무대로 난입, 크리스 록의 뺨을 때리는 배우 윌 스미스의 모습./사진=제84회 아카데미 시상식 중계 영상코미디언 크리스 록의 농담에 분노해 시상식 무대로 난입, 크리스 록의 뺨을 때리는 배우 윌 스미스의 모습./사진=제84회 아카데미 시상식 중계 영상
처음엔 크리스 록의 말에 웃어 보였던 윌 스미스가 돌변한 건 이때였다.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무대로 성큼성큼 걸어 올라갔다.

크리스 록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윌 스미스를 목격하고는 "어, 오!"라고 말하며 당황했고, 윌 스미스는 손바닥으로 크리스 록의 얼굴을 가격했다.

윌 스미스에게 한 방 맞은 크리스 록은 "윌 스미스가 내 얼굴을 제대로 쳤다"고 했고, 자리에 돌아간 윌 스미스는 욕설과 함께 "망할 네 입으로 내 아내 이름을 함부로 말하지 마"라는 말을 연신 외쳤다.

시상식에 참석한 스타들은 이 상황이 짜인 각본인 줄 알고 처음엔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나 윌 스미스가 욕설 섞인 경고 메시지를 계속 외치자 장내는 순식간에 조용해졌고, 실제 벌어진 돌발 상황임을 알아채고 당황했다.

크리스 록은 "농담이었을 뿐"이라며 상황을 무마하려 했지만 윌 스미스는 계속해서 고함쳤고, 크리스 록은 "TV 역사상 최고의 밤이었다"고 말하며 어색한 상황을 마무리했다.

미국 현지에서는 시상식 소리가 잠시 중단됐지만, 돌발 상황이 음성과 함께 고스란히 중계된 곳도 있었다. 그렇게 윌 스미스의 폭행과 욕설은 세계에 생중계됐다.

윌 스미스, 크리스 록 폭행 후 남우주연상 수상…소감서 사과
배우 윌 스미스와 그의 아내 제이다 핀켓 스미스가 2022년 3월 27일 열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한 모습./AFPBBNews=뉴스1배우 윌 스미스와 그의 아내 제이다 핀켓 스미스가 2022년 3월 27일 열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한 모습./AFPBBNews=뉴스1
이날 윌 스미스는 영화 '킹 리처드'로 생애 첫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이는 비너스·세레나 윌리엄스 자매를 '테니스 여제'로 길러낸 아버지 리처드 윌리엄스의 전기 영화로, 그는 리처드 역을 맡았다.

윌 스미스는 수상 후 눈물을 흘리며 "너무나 감동적이고 벅차다"며 "리처드 윌리엄스는 가족의 열렬한 옹호자였다"며 감격을 표했다.

이어 그는 "나는 잘 알고 있다. 우리가 하는 일을 하려면 당신은 모욕을 견딜 수 있어야 하고, 사람들이 당신에게 무례하고 굴어도 웃으면서 아무렇지도 않은 척해야 한다"며 "아카데미 측과 모든 동료들, 후보분들께 사과하고 싶다"고 앞선 자신의 행동에 대해 사과했다

끝으로 그는 "아카데미가 내년에도 나를 초대해 주기를 바란다"고 농담하며 소감을 마쳤다.

"폭력 안 돼" 비판에 거듭 사과한 윌 스미스…아카데미 징계받았다
윌 스미스가 수상 소감을 통해 사과했지만 사상 초유의 폭행 사건에 전세계가 들썩였다.

아카데미 측은 공식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아카데미는 어떤 형태의 폭력도 용납하지 않는다"라고 비판했고, 윌 스미스의 폭행에 대한 누리꾼들의 쓴소리가 쏟아졌다.

이에 윌 스미스는 사건 다음 날인 2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폭력은 종류를 막론하고 유해하며 파괴적이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내 행동은 용납될 수 없다"며 "내가 선을 넘었고 잘못했다"고 크리스 록에게 공식 사과했다.

이후 윌 스미스는 사건 5일 만인 2022년 4월 1일 자기 행동에 책임을 지겠다며 아카데미 회원을 탈퇴했다.

이후 아카데미 측은 윌 스미스에게 향후 10년간 아카데미 시상식과 관련 행사에 참석할 수 없도록 하는 징계를 내렸다. 사건 당일 받은 남우주연상은 취소되지 않았으며, 앞으로의 시상식 등 행사에 참석이 불가할 뿐 후보 지명이나 수상은 가능하다.

생방송 중 뺨 맞은 크리스 록, 대응 어땠나
크리스 록은 생방송 중 폭행당했음에도 의연하게 대처해 '프로페셔널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로스앤젤레스 경찰이 출동했으나 크리스 록이 윌 스미스의 체포를 원치 않았던 것으로 밝혀져 더욱 호평받았다.

아카데미 시상식 총괄 PD인 윌 패커는 ABC '굿모닝 아메리카'와의 인터뷰에서 "내 사무실로 출동한 로스앤젤레스 경찰이 크리스 록의 법적 권리에 대해 설명했고, 윌 스미스의 행위가 구타에 해당하며 크리스 록이 처벌을 원하면 당장 시상식장에서 윌 스미스를 체포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크리스 록은 윌 스미스가 체포되는 것에 반대했다"고 전한 바 있다.

또한 크리스 록은 폭행 피해마저 유머로 승화해 관심을 모았다. 그는 사건 6개월 뒤인 2022년 9월 영국 리버풀의 M&S 아레나에서 시작한 코미디 투어에서 윌 스미스에게 뺨을 맞았던 일을 언급했다.

이날 크리스 록은 윌 스미스에게 뺨 맞은 것이 맞았을 때 아팠냐는 질문에 "젠장, 그렇다"며 "내가 한 것 중 가장 멋진 농담이었는데, X 자식이 날 때렸다"고 답했다.

일각에서는 자가 면역 질환으로 삭발을 한 제이다 핀켓 스미스의 외모를 조롱한 크리스 록 역시 사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배우 자밀라 자밀은 "머리 빠진 여자를 비웃고 세계적인 무대에서 조롱하는 세상은 생각보다 해롭다"며 크리스 록의 농담 내용을 꼬집었다.

전대미문의 '오스카 폭행 사건' 그 후…변화 있었나
그간 아카데미 측은 시청률 하락을 만회하기 위해 유머러스한 진행을 늘리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그러나 2022년 시상식 도중 윌 스미스가 크리스 록의 농담에 발끈해 뺨을 때리는 폭행 사건이 벌어지면서 이후 아카데미 시상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아카데미 최고경영자(CEO) 빌 크레이머는 지난해 3월 시상식에서 생길 수 있는 모든 비상 상황에 신속하게 대비하기 위해 '위기 대응팀'을 신설했다고 밝혔고, 그해 열린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위트 있는 분위기의 시상식이 아닌 진지하고 엄숙한 분위기로 되돌아갔다.

진행자인 방송인 지미 키멜의 가벼운 농담이 더해진 시상식 오프닝은 있었지만, 시상자의 진행 없이 바로 수상자를 호명하며 클래식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그러나 폭행 사건 2년 만에 아카데미 시상식은 '인종차별' 논란으로 다시 입방아에 올랐다. 지난 10일 열린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여우주연상·남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엠마 스톤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지난해 상을 받아 시상자로 나선 동양계 배우 양자경(량쯔충)과 키 호이 콴을 무시한 듯한 모습을 보여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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