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 '강북 전성시대' 선언…상업지역 3배 늘어난다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2024.03.26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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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북권, 상업지역 총량제 폐지…대규모 유휴지는 '화이트사이트' 도입
서울 면적 40%·인구 43% 거주하는 동북(8개구)+서북(3개구), 일자리중심 新경제도시로 탈바꿈

오세훈, 서울 '강북 전성시대' 선언…상업지역 3배 늘어난다


서울 강북권의 '상업지역 총량제'가 폐지된다. 기업유치,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따져 상업시설을 제한없이 유치·운영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상업시설을 현재의 최대 3배까지 확대, 강남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창동 상계·신내차량기지 이전 부지 등 강북권 내 대규모 유휴부지에는 처음으로 '화이트사이트'(균형발전 사전협상제)를 도입한다. 사업시행자가 원하는 희망 용도와 규모를 자유롭게 제안하는 방식이다. 용도지역을 최대 상업지역까지 종상향하고, 용적률은 일반상업지역(800%)의 1.2배까지 높인다. 공공기여도는 기존 60%에서 50%로 낮춘다.



또 강북권(동북·서북) 내 30년이 넘은 노후 아파트 단지는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 착수가 가능하도록 해 신도시급으로 속도감 있게 추진한다. 강북권은 동북권(강북·광진·노원·도봉·동대문·성동·성북·중랑)과 서북권(마포·서대문·은평) 내 11개 자치구 지역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권역별 도시대개조 프로젝트인 '강북권 대개조-강북 전성시대' 구상을 발표했다. 올해 2월 공개한 '서남권 대개조 구상'에 이은 두 번째 대개조 구상안이다. 오 시장은 "강북권은 지난 50년간의 도시발전에서 소외됐다"며 "강북권 대개조를 통해 베드타운에서 벗어나 일자리와 경제가 살아나고 활력이 넘치는 신경제도시,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이끄는 강북권으로 재탄생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도시 대개조 프로젝트 2탄 '강북권 대개조-다시 강북 전성시대' 발표
강북권역은 서울 전체 면적의 40%(242㎢)를 차지하고 서울 인구의 43%에 이르는 448만명이 거주한다. 하지만 상업시설 면적은 동북(343.1만㎡)과 서북(176.2만㎡)을 합쳐도 타 권역보다 가장 작고, 지역내총생산(GRDP)은 동북 50조원, 서북 33조원으로 권역 중 최하위다. 30년 이상 된 노후주택도 절반(46%)가량이 강북권에 모여있다.

이번 강북권 구상안의 핵심은 노후 주거지, 상업지역에 대한 규제 완화와 파격적인 인센티브 부여로 개발사업 확대, 대규모 유휴부지를 활용한 첨단산업 거점 조성이다. 도시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균형발전을 고려해 △쾌적한 주거환경 △미래형 일자리 △감성문화공간 구상을 구체화한다.

상계·중계 등 대단지 아파트 신도시급 변화, 규제혁신·용적률 상향
강북권 주거지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그래픽=이지혜강북권 주거지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그래픽=이지혜
강북권의 주거지에 대한 파격적인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와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현재 낡고 쇠락한 상계·중계·월계 등 대단지 아파트를 '신도시급'으로 정비한다. 30년이 넘은 노후단지는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 착수가 가능하게 하고, 정비계획 입안 절차와 신속 통합자문을 병행해 기존 신통기획보다도 사업 기간을 1년가량 단축한다. 시는 127개 단지 약 10만 세대가 이른 시일 내 정비사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용적률 혜택도 부여한다. 역세권을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하고, 공공기여도 기존 15%에서 10%로 축소한다. 높은 용적률로 재건축이 불가했던 65개 단지, 4만2000여 세대에 대해 용적률을 1.2배 상향해 사업추진을 지원한다.

재개발 요건인 '노후도'는 현행 전체 건축물의 67%에서 60%로 완화한다. 폭 6m 미만 소방도로를 확보하지 못한 노후 저층주거지도 재개발 대상에 포함할 계획이다. 이 경우 개발 가능지역이 현재 286만㎡에서 800만㎡로 2.8배 이상 늘어난다.

특히 높이 제한으로 개발에 어려움을 겪었던 자연경관·고도지구는 '산자락 모아타운'으로 특화 정비한다. 자연경관지구는 기존 3층에서 약 7층(20m)까지, 고도지구는 20m에서 최대 45m까지 높인다.

상업지역 2~3배 확대·대규모 부지에 첨단산업·일자리기업 유치 추진
균형발전 화이트사이트 도입/그래픽=이지혜균형발전 화이트사이트 도입/그래픽=이지혜
상업지역 확대, 대규모 부지 개발 등을 통한 첨단기업을 유치한다. 강북지역에는 상업지역 총량제를 폐지한다. 기업 유치,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면 상업시설 운영을 허용해 현재의 2~3배까지 확대, 강남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상업지역 총량제는 지역별 상업지역 지정 가능성 예측을 위해 2030년까지 지역별로 총량을 정하고 그 범위 안에서 상업지역을 지정하는 제도다. 현재 강북권 상업지역은 동북권(343.1만㎡)과 서북권(176.2만㎡)을 합쳐도 도심권(814.8만㎡), 동남권(627.1만㎡), 서남권(615.8만㎡)보다 면적이 작다.

강북권 내 대규모 유휴부지에는 균형발전 화이트사이트를 도입한다. 화이트사이트는 기존도시계획으로 개발이 어려운 지역에 사업시행자가 원하는 용도와 규모의 개발사업을 허용하는 제도다.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는 화이트사이트를 적용해 건설된 대표적인 사례다.

화이트사이트 적용 대상은 강북권 내 대규모 공공·민간개발 부지다. 차량기지·터미널·공공유후부지와 역세권 등이다. 도입 시 해당 지역에 일자리기업 유치가 의무화되는 대신 최대 상업지역으로 종상향과 용적률 1.2배, 허용 용도 자율 제안, 공공기여 완화(60→50% 이하) 등이 적용된다.

창동상계 일대는 동북권 신경제 거점으로 탈바꿈한다. 창동차량기지 이전 부지(25만㎡)는 바이오-정보통신기술(ICT) 산업클러스터로, NH농협 부지(3만㎡) 일대는 주거·판매시설로 조성될 계획이다. 신내차량기지 이전 부지(19만㎡), 중랑공영차고지(6만㎡), 면목선 차량기지(2만㎡), 신내4 공공주택(7만㎡) 등을 통합개발해 첨단산업, 일반업무지구, 문화시설, 주거 등 다양한 기능을 담은 입체복합도시로 변화한다.

옛 서울혁신파크 부지(6만㎡)는 미디어콘텐츠 등 융복합 창조산업 클러스터 '서울창조타운'으로 재조성된다. 수색차량기지와 상암DMC 일대는 서울대관람차·미디어전시 등 문화공간을 포함해 하늘·노을가든, 광역자원회수시설 지하화 등을 통한 세계적인 친환경 수변감성놀이공간으로 바뀐다. 이후 일대 개발 시에도 상암DMC와 연계해 기능을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대학 캠퍼스도 규제 완화…수변거점 공간 14개 추가 조성
강북 지역 대학 캠퍼스 부지 규제도 푼다. 우선 고려대·연세대·홍익대 등 6개 대학을 'R&D 캠퍼스'로 선정, 용적률과 높이 등 규모 제한을 완화한다. 광운대 역세권(약 900실), 북아현3구역(약 500실) 등에 다양한 커뮤니티를 공유하는 공공기숙사를 건립한다. 지상철도 지하화 사업을 통해 지역 상권에 기여하는 '제2의 연트럴파크' 조성을 추진한다.

동부간선도로 상부공원화사업 등을 통해 '보행일상권 정원도시'를 조성한다. 경의선숲길 보행네트워크, 백련근린공원 힐링공간 재조성 등도 추진한다. 강북권 주민 누구나 20분 내 숲·공원·하천에 다다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내년까지 자치구별 1개 이상의 '수변거점'을 만든다. 현재 조성된 홍제천 수변테라스에 이어 불광천, 정릉천, 중랑천, 우이천 등 걸어서 가깝게 만날 수 있는 14개 수변감성공간을 추가로 조성할 예정이다. 문화시설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강북권역에 올해부터 서울아레나, 권역별 시립도서관, 복합체육센터 등을 조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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