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사단 막내' 이원모 "국민 무서움 알게 돼...자나깨나 처인 발전"[인터뷰]

머니투데이 용인(경기)=박소연 기자, 용인(경기)=정경훈 기자 2024.03.26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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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소통관] 이원모 국민의힘 경기 용인갑 후보

이원모 국민의힘 용인갑 후보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이원모 국민의힘 용인갑 후보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선거 시스템의 위대함을 알게 됐어요. 일단 국민의 무서움을 알게 돼요."

이원모 국민의힘 경기 용인갑 후보는 25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인터뷰에서 "주민분들 만나서 이런저런 목소리, 요구를 듣고 집에 오는 길에 머리가 진짜 무거워진다. 주민들의 목소리가 굉장히 무겁고 결코 가볍게 들리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찐윤'(진짜 친윤석열)으로 통하는 이 후보는 검찰 시절부터 이른바 '윤석열 사단'의 막내로 윤석열 대통령의 각별한 애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에서 사퇴한 후 대선후보 캠프 법률지원팀에 합류하고 대통령실 초대 인사비서관을 지냈다. 서울 강남을에 공천을 신청했으나 경기 용인갑에 전략공천된 후 서울시의 4분의3 면적인 용인 처인구 일대를 누비고 있다.



기존의 검사로서의 책임감과는 다른 정치인으로서의 무게를 실감한다는 그에게서 정치신인으로서의 초심과 열정이 묻어났다. 용인에 온 지 3~4주 됐다는 이 후보는 "인생 공부하는 것 같다. 누군가 '손에 더러운 거 묻으신 분 만났을 때 주저하지 마라'고 조언하더라. 그런데 절대 주저할 수가 없다. 그냥 보면 덥썩 잡게 된다"고 했다.

이 후보는 "주민들의 요구는 대부분 예산과 관련된 문제이고 오래 걸리는 것도 많다"며 "사람들이 그러더라, 정치라는 게 원래 그런 거다. 그냥 뭐 약속하고 반복이다 그러는데 제가 직접 경험을 해보니까, 내가 이걸 못 지켰을 때 무슨 낯으로 주민을 뵐 수 있지 이런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공직자로서 해온 것은 억울한 분이 있으면 '법이 이렇습니다, 죄송합니다'였다. 근데 국회의원은 모든 걸 주민들을 위해 해결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했다.

이원모 국민의힘 용인갑 후보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이원모 국민의힘 용인갑 후보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특수부 검사로 이름을 날리던 그가 검사를 그만둔 건 '애국심'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는 "사랑을 정의할 수 없듯이 애국심도 표현할 수 없는 것 같다. 탈원전 사건, 조국 사건 하면서 법이나 원칙 이런 게 다 무너지는 걸 느꼈다"고 했다. 이어 "탈원전 사건은 혈세 5000억원을 이념적 잣대로 공중분해시켜버린 거다. 내가 경험하는 영역에서도 이런데 우리나라 곳곳이 이럴 수 있겠다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젊은 날을 바친 검찰 조직을 떠나 정권교체에 힘을 보탰다. 이 후보는 "정권교체가 됐으니 정책을 설계해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하는데 결국 입법이더라"며 "그런데 정부가 첫 해에 발의한 법안 110개 중에 95개가 통과가 안 됐다"고 했다.


이 후보는 "제가 (대통령실) 인사비서관 하면서 정직하고 훌륭해 보이는 분들에게 '정치도 해봤으면 좋겠다'는 얘길 많이 했다. 그럼 대부분 막 손사래를 친다"며 "근데 생각해 보니 누굴 설득할 입장이 아니더라, 나 스스로도 회피하고 있는데. 결국 입법이 중요하니 가서 부딪혀봐야겠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원모 후보가 용인중앙시장 상인회와 간담회 진행 후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박소연 기자이원모 후보가 용인중앙시장 상인회와 간담회 진행 후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박소연 기자
선거 전까지 이 후보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6주. 그는 "제가 사표 내기 전까지 5~7년 정도 끊임없이 사건에 투입돼서 주말에도 평균 3~4시간밖에 못 잤다"며 "남들은 1년 정도에 하는 걸 한 달 내에 해야 되니 검사 때 악바리 근성을 살려서 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용인은 윤석열 정부가 사활을 건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의 기지다. 그는 "정부의 정책과 철학에 대한 이해도가 높기 때문에 자신이 있었다"며 "국가산업단지 자체뿐 아니라 그걸 계기로 주민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인프라를 많이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경강선 연장, 화성시 동탄 신도시에서 이천시 부발읍까지 이어지는 동탄부발선 신설 등이 그의 핵심 공약이다.

그는 인사비서관으로 쌓아온 네트워크를 처인구 발전에 '올인'할 생각이다. 이 후보는 "제가 장차관 분들 인사 관련해 전화를 하다 보니 (장차관에) 되시고 나서도 편하게 소통이 되고 교감이 생긴다"며 "예를 들어 주민 분들의 민원 중에 국토교통부와 관련된 건 그냥 전화해서 물어보면 된다. 물 관련 이슈는 수자원공사 사장님한테 전화 걸어서 물어볼 수 있다. 예산실 공무원과도 편하게 전화할 때가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적인 이익 때문이라면 사용하지 않겠지만 처인구민을 위해서라면 마음껏 사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원모 국민의힘 용인갑 후보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이원모 국민의힘 용인갑 후보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이 후보는 "반도체 클러스터가 개략적 플랜(계획)만 있지 토지 보상, 인허가, 송전탑 건설까지 할 일이 많다. 지역민들과 일일이 갈등 조정을 해야 한다"며 "네트워크에 강점이 있는 제가 잘해낼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종섭 주호주대사와 황상무 시민사회수석 관련 논란의 여파에 대해 묻자 "정말 혼을 빼놓고 달리고 있는데 하면 할수록 '처인 개발'밖에 생각이 안 난다"며 "중앙 이슈에 관심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바보야, 문제는 처인 발전이야'라고 말하고 싶다. 제 머릿속엔 처인 발전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후보, 양향자 개혁신당 후보 대비 강점을 묻자 "반도체 클러스터 조기 착공을 위해 정부와 소통하고 주민들의 민원을 듣고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다른 분들이 어떻게 뭘 할 수 있는지 반대로 묻고 싶다"며 "예를 들어 전력이 10기가와트(GW)가 필요한데 민주당은 한국전력 대규모 적자의 주역 아닌가. 민주당은 '사람 죽이는 기술은 핵심 기술이 아니다'라고 반도체로 갈라치기까지 했는데, 처인 발전을 말할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이원모 후보가 용인중앙시장 상인회와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정경훈 기자이원모 후보가 용인중앙시장 상인회와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정경훈 기자
이 후보는 조국혁신당의 돌풍에 대해선 "당 강령 보셨나. '학교와 사회생활에서 저소득층 자녀들의 기회 증진을 위해 행동한다'고 했다"며 "정말 국민 기만 아닌가. 정신세계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회에 입성하면 어떤 정치인이 되고 싶냐는 질문에 "일 잘하는 정치인, 그래서 처인 구민들이 '원모 타임(한 번 더)'을 외칠 수 있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인터뷰 직전에도 용인중앙시장 상인회 사무실을 찾아 간담회를 진행했다. 지난 8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곳을 방문한 지 13일 만에 다시 오겠다는 약속을 지킨 것이다. 상인회 간부들이 요청하는 주차타워 증설, 시장 진입로 확대 등 개발 방향을 자세히 듣고 의견을 받아적었다. 간담회가 끝난 뒤에는 상인들과 주차장과 시장 입구로 이동해 현장을 직접 둘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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