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의 첫 전기차 SU7./사진=우경희 기자
이날 베이징 시내 한 대형 쇼핑몰 지하 샤오미 매장은 모처럼 북적였다. IT기기 역시 온라인 판매가 일반화한 중국이다. 샤오미 매장에도 일반적인 경우 북적이는 인파를 보긴 어렵다. 이날 인파가 몰려든건 샤오미의 첫 독자개발 순수전기차 SU7 실물이 처음 공개됐기 때문이다. 샤오미 측은 사전 참관신청을 받고 순차적으로 인원을 통제, 새 차를 선보였다.
전면 램프는 상하단으로 구분돼 있다. 차체 전면 디자인은 애스턴마틴이나 포르쉐 등 고성능 초고속 스포츠세단의 느낌을 계승한 듯 전체적으로 유려한 곡선이 차용됐다. 짧은 오버행은 경쾌한 느낌을 줬고 그러면서 앞뒤 차축 간 거리가 육안으로 보기에 가깝지 않아 측면에서 볼 때 안정감을 줬다 후면부 테일램프는 좌우가 길게 연결된 형태를 차용했다.
샤오미의 첫 전기차 SU7./사진=우경희 기자
이날 기자가 방문한 전시장에서는 자동차 문을 잠그고 실내를 공개하지 않았다. 점진적으로 구체적인 차량 사양을 공개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팔걸이 부분은 높낮이가 일치하는 일자형을 채택했다. 시동버튼과 공조, 차체높낮이 조절 등 각종 조절레버도 팔걸이에 일자로 배치됐다. 배열된 버튼 오른쪽에 3구 컵홀더를 달았고 팔꿈치가 닿는 부분에도 수납공간을 뒀다.
대시보드에는 갈수록 대형화하고 있는 중국 전기차의 중앙 디스플레이 추세를 따르는 대형 디스플레이가 장착됐다. 정확한 치수를 측정하지는 못했지만 육안으로 보기엔 비슷한 차체의 BYD(비야디) 모델에 달린 13인치급 디스플레이보다 커 보였다. 디스플레이를 통해 차량 내부 통제가 대부분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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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에는 주행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다이얼을 포함해 조작버튼을 최소화했다. 운전대 뒤편엔 소형 디스플레이를 달았다. 소형 디스플레이 윗면으로 텅 빈 공간이 넓다. 초대형 헤드업디스플레이(HUD)를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시된 모델은 회색 버킷시트를 채용했다. 고속운전과 급격한 방향전환에도 몸을 잡아줄 수 있는 시트로 역시 스포티한 느낌과 기능성을 모두 겨냥한 포석이다.
샤오미의 첫 전기차 SU7./사진=우경희 기자
샤오미의 SU7은 이런 중국 전기차 시장 상황을 잘 보여줬다. SU7엔 글로벌 명차들의 고급 트림에서 채택하고 있는 사양들을 대부분 담았다. 기존 브랜드들이 가격경쟁력 약화를 우려해 키우지 못했던 첨단기능이나 대담한 디자인 시도도 한껏 키웠다. 외관에서도 앞서 성공한 디자인들을 대거 차용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특히 샤오미 SU7은 한 번 충전으로 최대 668km까지 주행할 수 있는 버전과 800km까지 주행할 수 있는 두 버전으로 출시된다. 이 샤오미 측의 주장대로라면 테슬라 모델S의 650km에 비해 두 버전 모두 주행거리가 더 길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하면 중국은 전기차 지옥이다. 우후죽순 전기차 브랜드들이 모두 쏟아져나와 경쟁적으로 첨단 기술을 탑재한 신차를 쏟아낸다. IT 절대강자 샤오미라고 해서 전기차까지 시장의 인정을 받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전기차 구매자에 대한 최대 6만위안(1100만원)의 정부 보조금은 이미 종료됐다. 샤오미 역시 과잉공급을 망설이는 중국 당국을 졸라 겨우 승인을 받았다.
샤오미는 국영자동차제조사인 BAIC그룹의 베이징공장에서 연간 20만대의 SU7을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BAIC는 전기차 생산 경험이 있지만 고성능 고급 전기차 생산은 처음이다. 대중적 모델과 고급형 모델의 양산은 차원이 다른 도전이다. 양산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없으리라는 법이 없다. 얼마나 초기 오류를 최소화하고 수율을 확보, 시장에 안착하느냐가 관건이다.
가격도 관건이다. 레이쥔 샤오미 최고경영자는 이날 회사 공식 웨이보 계정을 통해 "SU7의 목표는 50만 위안(약 9200만 원) 미만의 가장 보기 좋고 운전하기 쉽고 스마트한 자동차"라고 말했다. 1억원에 육박하는 고가 차량인 셈이다. 레이쥔이 SU7의 가격 상한선을 공개한건 이번이 처음이다. 샤오미는 28일 공식 가격대를 발표하고 주문을 받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