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 온기, 지역경제에는 아직…"2분기엔 소폭 개선"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2024.03.25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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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지역경제보고서'…수도권 경제집중화 심화, GDP 기여율 51.6%→70.1%

자료=한국은행자료=한국은행


경기 회복 온기가 아직 지역경제까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지역경제 성장이 강보합세를 나타내면서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제조업 반등이 본격화하고 있지만 고금리·고물가 영향으로 소비심리 회복이 지연된 결과다.

다만 한국은행은 2분기부터는 이러한 지역경제 위축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IT(정보기술) 경기 회복세 지속 등으로 지역경제가 소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이 25일 공개한 지역경제보고서(2024년 3월)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지역경제는 대체로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권역별로 보면 △수도권 △대경권(대구·경북) △호남권 △제주권 등 4개 권역 지역경제가 전분기 대비 보합세를 보였다. △강원권 △충청권 지역경제가 전분기보다 소폭 개선됐지만 반대로 동남권 경제는 소폭 악화했다.



제조업 생산은 글로벌 반도체 업황 개선 및 가격 상승 등 영향으로 전분기보다 소폭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은은 "향후 석유화학이 소폭 감소하겠지만 글로벌 IT경기 회복이 이어지면서 반도체 생산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국내외 여객수 증가 및 화물 물동량 회복 등에도 고금리·고물가 영향으로 소비심리 회복이 지연되면서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부동산업이 부진을 이어가는 등 향후에도 1분기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이다.

수요 측면에서 보면 1분기 민간소비도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재화소비가 소폭 줄었지만 서비스 소비가 이를 만회했다. 한은은 고금리·고물가 여향으로 재화소비 회복이 제약되면서 향후 민간소비가 1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설비투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 첨단공정 투자 확대에도 철강, 석유화학 등에서 감소세가 나타나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건설투자는 주거용 건물을 중심으로 민간부문이 감소하면서 소폭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공부문의 SOC(사회간접자본) 예산 증가 및 조기 집행에도 불구하고 민간부문 미분양 주택 누증, 신규착공 부진 영향 탓에 향후에도 건설투자가 소폭 줄어들 것으로 점쳤다.

수출(일평균)의 경우 반도체 가격 상승이 호재로 작용했지만 자동차와 디스플레이 수출이 줄어들며 전체적으로는 전분기 수준을 나타냈다. 다만 한은은 반도체 수출이 증가세를 이어가고 올림픽 개최에 따른 TV 교체 수요 등으로 디스플레이 수출이 늘어나며 향후 수출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자료=한국은행자료=한국은행
한편 한은은 우리나라의 수도권 경제력 집중화 현상이 2015년 이후 더 심화했다고 진단했다.

한은에 따르면 전국 경제성장률에 대한 수도권 기여율은 2001~2014년 51.6%에서 2015~2022년 70.1%로 상승했다. 수도권은 생산성이 높은 첨단 전자부품 산업을 중심으로 제조업 성장세를 이어간 반면 비수도권은 자동차, 화학제품 등이 중국과의 경쟁 심화, 생산성 하락 등으로 성장세가 크게 둔화한 결과다.

같은 기간 광역시 이상 대도시와 도 지역 간 지역별 1인당 개인소득 격차는 줄었지만 민간소비 측면에선 두 지역 간 격차가 오히려 확대됐다. 청년 인구의 대도시 이동에 따른 인구 고령화 가속화, 소비 인프라 부족 등으로 도 지역의 소비 부진이 심화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은은 "비수도권 지역의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다각적인 정책 노력이 필요하다"며 "비수도권 인구유출 등에 따른 공급 및 수요 둔화에 대응하되 향후 재정부담 등을 감안해 지역 특성에 따른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쟁력 제고를 도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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