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잠수함' 기지 만들고, 방산전문가 육성…국방 강화나선 영국

머니투데이 이지현 기자 2024.03.25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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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가 2030년까지 원자력 발전에 3억5000만파운드(약 5900억원)를 투자하면서 자국의 핵 억지력을 비롯한 국방력 강화에 나선다. 사진은 리시 수낵 영국 총리의 모습. /로이터=뉴스1영국 정부가 2030년까지 원자력 발전에 3억5000만파운드(약 5900억원)를 투자하면서 자국의 핵 억지력을 비롯한 국방력 강화에 나선다. 사진은 리시 수낵 영국 총리의 모습. /로이터=뉴스1


영국 정부가 2030년까지 원자력 등 에너지 인프라에 3억5000만파운드(약 5900억원)를 투자하는 등 자국의 핵 억지력을 비롯한 국방력 강화에 나선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AFP통신 등에 따르면 25일 그랜트 섑스 영국 국방장관은 의회에 이같은 내용을 담은 국방 사령부 문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 보고서에는 영국의 핵 잠수함을 현대화하기 위한 추가 조치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정부에 따르면 영국의 원자력 산업은 2030년까지 12만3000명의 추가 인력이 필요하다. 영국 정부는 영국 최대 방산 업체 BAE시스템스와 롤스로이스 등 대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향후 4년간 약 5000명의 새로운 견습생을 배출하고 여기에 필요한 기술 교육을 비롯한 일자리 지원을 지속할 예정이다. 4억파운드(약 6765억원) 규모의 민간 투자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별도로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같은 날 잉글랜드 북서부 컴브리아주에 위치한 배로인퍼니스에 방문해 2억파운드(약 3382억원) 규모의 공공 투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배로인퍼니스는 영국 조선업 중심지로, 영국 정부는 이 도시를 '핵 잠수함 건조의 본거지'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영국 정부는 배로인퍼니스에 향후 10년 동안 매년 2000만파운드(약 338억원)를 투자해 취업 지원 프로그램과 주택, 교통망, 학교 등 인프라 확충에 나선다.



배로인퍼니스 방문에 앞서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성명을 통해 "우리의 핵 억지력과 원자력 에너지 산업의 미래를 보호하는 것은 중요한 국가적 노력"이라며 "전 세계 안보 위협이 더 거세지고 국방력 경쟁이 심해져 영국의 지속적인 핵 억지력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원자력은 소비자에게 더 저렴하고 깨끗한 에너지를 제공할 것"이라며 "영국 잠수함의 본거지인 배로인퍼니스와 원자력 산업에 투자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영국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가자지구에서의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등 국제적 안보 위협이 커지면서 연일 안보 강화에 힘쓰는 모습이다. 제레미 헌트 영국 재무장관은 앞서 국방비 지출을 "감당할 수 있는 대로 늘려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영국 정치권도 국방력 강화에 동의한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 영국 제1야당인 노동당은 "정부의 계획을 전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영국 하원 의원들은 영국군에 신뢰할 수 있는 국방 자금 조달 계획이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22일 호주는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에 따른 핵 추진 잠수함(SSN) 확보를 위해 향후 10년간 영국에 50억호주달러(약 4조3788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잠수함용 원자로를 생산하고 있는 영국 롤스로이스 공장 확장과 호주에서 건조될 핵 추진 잠수함 설계 작업에 자금이 사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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