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간 배당, 주주환원에 진심… '밸류업 편입' 유력한 교육주

머니투데이 김창현 기자 2024.03.25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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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대해부](21)프리미엄 교육 시장 개척한 크레버스

편집자주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계기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오히려 프리미엄으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잇따릅니다. 짠물배당, 소액주주에게 불리한 지배구조 재편, 밸류트랩 같은 주가 역선택 등 고질적인 문제가 해결되면 한국 기업들의 본질가치가 재조명되고 주가수준도 한단계 레벨업 될 것입니다. 새로운 가치를 인정받을 밸류업 종목들의 현황과 디스카운트 요인을 면밀히 분석해보겠습니다.

크레버스 로고. 크레버스 로고.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주 발굴작업이 한창이다.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에 이목이 쏠렸던 연초와 달리 최근에는 고배당, 고ROE(자기자본이익률)를 갖춘 종목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순익과 현금흐름이 전제돼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해 큰 성과를 거둔 일본 또한 저PBR에서 고배당·고ROE 종목으로 수급이 옮겨간 바 있다. 교육 섹터 내에서 가장 부합하는 종목이 바로 크레버스 (19,220원 ▲90 +0.47%)다. 신한투자증권은 밸류업 지수 선정 가능성이 높은 종목으로 크레버스를 꼽았고,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크레버스를 영원무역홀딩스 (83,800원 ▲500 +0.60%), 세아제강지주 (225,500원 ▲3,500 +1.58%)와 함께 'ACE 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 (12,415원 ▲45 +0.36%)' 상장지수펀드(ETF)에 편입했다.



18년 동안 현금배당 지급…주주환원에 진심
크레버스 배당 정책/그래픽=윤선정 기자.크레버스 배당 정책/그래픽=윤선정 기자.
크레버스는 2022년 3월 청담어학원 브랜드를 보유한 청담러닝이 영재 수학 전문 브랜드 CMS에듀를 흡수 합병해 만들어진 회사다. 현재 영어(청담어학원, April어학원)와 수학(영재관, CMS사고력관) 그리고 코딩(씨큐브코딩) 온오프라인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한 올해 1월24일 이후 한 달 동안 크레버스 주가는 10% 가까이 뛰었다.



밸류업 프로그램은 주주환원 우수 기업을 대상으로 밸류업 지수편입과 세제 혜택을 지원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특히 올해 하반기 발표될 밸류업 지수에 편입될 경우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의 추가적인 수급도 기대할 수 있다.

크레버스는 당기순이익의 최소 50% 이상을 배당으로 지급해왔다. 2014년부터는 반기 배당을 시행해 연 2회 현금 배당을 지급하고 있다. 연간 기준 시가배당률은 11.1%다. 지난해 6월 중간배당으로 시가배당률 5.3%에 해당하는 1주당 1000원의 현금배당을 지급했고, 12월에는 결산배당으로 시가배당률 5.8%에 해당하는 1주당 1000원의 현금배당을 진행했다. 크레버스는 청담러닝 시절을 합쳐 18년 연속 배당을 지급해왔다.

배당소득세와 종합소득과세 면제 대상이란 점도 매력적이다. 크레버스는 2022년 합병을 통해 발생한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했다. 소득세법에 따라 크레버스 주주들은 해당 재원이 소진될 때까지 배당소득세 15.4%뿐 아니라 종합소득과세도 면제받게 된다.


이병화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크레버스는 지난해부터 비과세 배당을 실시하고 있어 배당과세 부담이 높은 국내 증시에서 매력적"이라며 "비과세 배당은 향후 몇 년간 유지되고, 배당 성향과 배당수익률은 교육 업종 내 가장 높아 주주환원에 집중하는 투자자에게는 업종 내 최고의 선택지"라고 분석했다.

"학령인구 줄어도 괜찮아. 프리미엄 시장이 있으니까"
사교육비 총액 및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그래픽=윤선정사교육비 총액 및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그래픽=윤선정
저출산으로 교육 업종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크레버스는 고급화 전략을 내세운 덕분에 준수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크레버스는 주입식 교육을 넘어서 영어·수학·코딩에서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2023년 초중고 학생 1인당 사교육비는 전년 대비 6% 가까이 증가한 43만4000원으로, 통계 집계 이래 다시 한번 최고치를 경신했다. 초중고 전체 학생 수는 전년 대비 약 7만명 줄었음에도 총 사교육비 지출은 1조2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월평균 소득 최고 구간인 800만원 이상 가정의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지출은 전년 대비 10% 늘어난 67만원을 기록했다. 프리미엄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크레버스에 유리한 사업 환경이다.

정부 정책과 발맞추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 요소로 꼽힌다. 2022년 정부는 국정과제 일환으로 2026년까지 디지털 인재 100만명 육성을 위해 전국 곳곳에 인공지능(AI) 영재학교를 설립할 계획이다. 크레버스는 'CMS 영재교육센터', 'CMS영재관', '씨큐브코딩' 등의 프리미엄 수학·코딩 사고력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2023년도 기준 영재학교 합격자 전체의 40%가 크레버스에서 배출됐다.

실적도 가파르게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크레버스의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3% 증가한 233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점포 수 증가에 따라 고정비가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비용 절감 노력으로 전년과 유사한 252억원을 나타냈다. 순이익은 같은 기간 218% 증가한 15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비유동부채는 600억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와 현금흐름을 고려하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크레버스 관계자는 "현재 크레버스가 보유 중인 자사주 비율은 20%로 시가총액을 고려하면 400억원에 달해 이를 고려한 순차입금은 250억원 수준인데, 이는 학원 사업을 위해 매입한 영업용 건물의 담보대출이어서 실제 운영자금 확보를 위한 차입금은 없다"며 "우수한 현금 흐름을 바탕으로 올해도 80억원을 갚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수한 ROE, 글로벌 기업과 미래 청사진 계획도
/사진제공=크레버스./사진제공=크레버스.
크레버스의 ROE는 25%로 메가스터디교육 (61,900원 ▲500 +0.81%)(23%), 웅진씽크빅 (2,140원 ▲10 +0.47%)(-2%), 대교 (2,555원 ▲45 +1.79%)(-31%) 등 동종업계 내 다른 종목들과 비교해봐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래 먹거리를 위해서도 만반의 대비를 하고 있다. 이미 입증된 융합사고력 기반의 지식산업 경험을 바탕으로 2024년은 입시와 내신 솔루션 커리큘럼을 통해 교육환경 변화 초입에 있는 중고등 입시교육 시장에 진입하여 시장지배력을 높여갈 계획이다. 지난해 9월에는 GPT 기반의 에듀테크와 크레버스 콘텐츠 및 교육노하우를 접목한 메타버스 플랫폼 서비스 오픈을 위해 한국마이크로소프트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코로나19(COVID-19) 사태로 주춤했던 해외사업도 지난해부터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 올해부터는 본격적 성장 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고정비가 높은 교육산업 특성상 외형이 성장과 더불어 가파른 수익성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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