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명단, 삼성·SK하이닉스·인텔·TSMC…반도체 소부장 대장은?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2024.03.25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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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명단, 삼성·SK하이닉스·인텔·TSMC…반도체 소부장 대장은?


"좋은 주식인데판 게 아깝죠."

여의도의 한 펀드매니저가 최근 리노공업 (253,500원 ▲2,500 +1.00%)주가를 보고 한 아쉬움 섞인 말이다. 그는 리노공업의 경쟁력을 미리 알아보고 가득 주식을 담은 후 2배 이상의 수익을 내며 성공적으로 엑시트(투자금 회수)했다. 하지만 이후 주가가 계속 우상향했다. 10년 전보다 10배 이상 뛰었다.

현재는 코스닥 시가총액 8위로 올라서며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대장주로 등극했다. 50%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등 실적도 탄탄하게 나오는 중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이긴 이곳…10루타 주식 등극했다
25일 리노공업은 전 거래일보다 3000원(1.21%) 내린 24만5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주가가 하락했지만 챗GPT, 온디바이스 AI(인공지능) 등 AI반도체가 주목받은 지난 6개월 간 리노공업의 주가는 64.1% 올랐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13.66%), SK하이닉스 (177,800원 ▲7,200 +4.22%)(44.42%)의 수익률을 웃돈다. 리노공업이 대장으로 등극하자 다른 반도체 소켓 테스트 기업인 ISC (80,200원 ▲2,000 +2.56%)(18.95%), 티에프이 (39,100원 ▲100 +0.26%)(48.04%)도 함께 상승했다.



리노공업은 '리노핀', 'IC 테스트 소켓' 등 반도체 칩 테스트 부품을 만드는 곳이다. 리노핀은 포고형 테스트 소켓에 들어가는 포고 핀을 뜻한다. 핀 길이를 0.1mm 이하로 만들 수 있어 0.3mm 정도로 핀을 만드는 기타 경쟁사에 비해 압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을 비롯해 인텔, TSMC, 퀄컴 등 글로벌 IT(정보기술)·반도체 회사들을 주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고객 명단, 삼성·SK하이닉스·인텔·TSMC…반도체 소부장 대장은?
챗GPT 출시 이후 글로벌 IT회사들의 AI반도체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리노공업의 제품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기존 하드웨어인 CPU가 아닌 AI 연산에 특화된 반도체인 NPU(신경망처리장치)가 상용화된다면 그만큼의 칩 테스트 부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KB증권은 리노공업의 AI 관련 연구개발(R&D) 소켓 매출 비중이 전체의 60~70%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유우형 KB증권 연구원은 "챗GPT 출시를 전후로 리노공업의 AI 관련 R&D 소켓 매출 비중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NPU, VR(가상현실), 자율주행 등 AI 패러다임으로의 변화에서 리노공업의 R&D 소켓 물량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향후 리노공업의 제품판매단가(ASP)도 올라갈 것으로 시장은 예상한다. 통상 IT·반도체 기업들이 하락기에서 반등하는 모습을 보일 때 소부장 ASP가 올라가면서 이익과 주가가 올라간다. 리노공업도 마찬가지로 증권가는 향후 최대 3년간 소켓의 ASP가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본다.

고객 명단, 삼성·SK하이닉스·인텔·TSMC…반도체 소부장 대장은?
압도적인 실적…영업이익률 52.2% 내는 리노공업
장밋빛 전망만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게 아니다. 압도적인 수익성이 뒷받침해준다. 리노공업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률은 52.2%로 사상 최고치를 냈다. 매출의 반 이상이 이익으로 남는다는 의미다. 제품 믹스의 개선과 인건비 절감 효과가 빛을 발했다. 주가는 실적 발표 당일 12.5% 올랐다. 재무구조 또한 안정적이다. 리노공업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부채비율은 4.63%, 유동비율은 1611.25%다.

리노공업을 바라보는 증권사들의 눈높이도 높아지고 있다. △SK증권 20만원→28만원 △삼성증권 24만원→28만원 △신한투자증권 28만원→33만원 △유진투자증권 20만원→30만원 △이베스트투자증권 20만원→29만원 등이다.

오강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IT업체의 고부가 칩 개발, 신제품 출시 확대에 따른 제품 수요 증가는 필수적"이라며 "AI시대 개화를 통한 리노공업의 실적 성장, 밸류에이션(평가가치) 할증에 주목할 타이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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