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살리겠다" 동전주 추가 매수한 슈퍼개미, 디딤대첩 성공할까

머니투데이 김진석 기자 2024.03.25 17:55
글자크기
"회사살리겠다" 동전주 추가 매수한 슈퍼개미, 디딤대첩 성공할까


디딤이앤에프 (381원 ▼21 -5.22%) 최대주주인 슈퍼개미 김상훈씨가 주식을 추가로 매수하며 경영권 확보에 의지를 불태운다. 투자자들 사이에 '모험가좌'로 불리는 김 씨는 오는 27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이사진 교체 등에 대한 안건을 놓고 경영진과 표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경영권 분쟁 이슈로 디딤이앤에프는 주가가 급등락하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1일 최대주주 김상훈씨는 디딤이앤에프 주식을 장내 매수했다. 이를 통해 김씨의 보유 지분은 기존 7.63%(440만8888주)에서 0.57% 증가한 8.2%(473만9999주)로 늘었다. 현재 2대주주는 주식회사 테라핀(7.35%)이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거주하는 1978년생 김씨는 공시에서 자신의 직업을 '모험가'라고 소개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소속회사는 '주식회사 접속', 부서는 '디딤대첩'이라고 했다. 그는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28년 동안 꾸준히 투자했다"며 "자금 원천은 자기자본"이라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디딤이앤에프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해 적극적 주주활동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이번 공시를 통해서도 주식 보유 목적을 '경영권 영향'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卽生 必生卽死)라고 덧붙였다.



주가가 지속 하락하는 가운데 김씨는 손절이 아닌 추가 매수를 결정했다. 경영권을 확보해 디딤이앤에프의 경영 정상화를 직접 주도하겠다는 의지다. 그는 "최대주주로서 디딤과 끝까지 함께 하려고 추가 투자함. 그 끝이 무엇이던..."이라고 보유 주식 변동 사유를 기재했다.

김씨는 2022년 6월 17일부터 장내매수를 통해 디딤이앤에프 주식을 사모으기 시작했다. 1695원이었던 김씨의 평균 취득 단가는 과거 최대주주의 대량 매도 등의 영향으로 이번에는 380원까지 떨어졌다. 주가가 지속 하락하자 그는 23차례에 걸쳐 주식을 추가 매수했다.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디딤이앤에프는 전 거래일보다 62원(18.24%) 오른 402원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이날 급등에도 지난해 기록한 52주 최고가(1679원)과 비교하면 76% 하락한 주가다. 2022년 당시 김씨의 평균 취득단가인 1695원과 비교해서도 77% 떨어졌다.


디딤이앤에프는 오는 27일 임시주총, 28일 정기주총을 앞두고 있다. 김 씨 측이 요청한 임시주총에서는 대표이사 및 이사 3인에 대한 해임의 건, 최대주주 김씨 등 5인의 후보 선임의 건을 다룬다. 최대주주 측과 현재 경영진 사이의 맞대결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의결권 대리 행사 권유 공시를 통해 "우리 회사는 경영실패로 인해 회사의 지속성에 대해 고민해야 할 상황에 처해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규 경영진 구성에 대한 깊은 고민 없는 이사 선임은 결국 경영진 사이의 경영권 분쟁으로 귀결된다"며 "더 이상의 경영실패를 막고, 우리 회사를 정상화하고자 뜻을 모아 주실 분들은 회사가 부의한 모든 안건이 부결될 수 있도록 의결권을 행사하시기 바란다"고 했다.

1999년 4월 설립된 디딤이앤에프는 대형 직영 레스토랑 사업, 가맹 사업, 식품 제조·유통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백제원, 한라담, 공화춘, 도쿄하나 등의 유명 외식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연안식당, 고래감자탕, 마포갈매기, 백년가공화춘 등의 가맹사업도 진행한다.

디딤이앤에프는 2019년부터 역성장을 보인다. 코로나19 여파와 인건비, 원자재가 부담 등의 탓이다. 2019년 1193억원이었던 매출액은 2022년 609억원까지 줄었다. 영업적자도 계속된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현금성 자산은 전년동기 대비 3분의 1수준까지 감소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