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 소속 연구원이 신약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신라젠
신라젠은 지난 22일 이사회를 통해 1294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대표 주관사는 KB증권, 공동 인수사는 SK증권, 한양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이며 잔액인수 방식이다.
반면 신라젠의 경우 채무상환자금은 '0원'이다. 조달 자본 중 90%에 달하는 금액이 운영자금으로 투입된다. 세부적으로는 대부분 파이프라인에 대한 투자로 중장기적 연구개발 역량 강화를 위한 안정성 확보에 무게를 실었다.
실제로 해당 분야에 이번 조달 예정 금액 중 가장 많은 약 574억원을 배정했다. 신라젠이 비싼 가치로 팔겠다고 자신한 항암 바이러스 플랫폼 SJ-600시리즈에도 추가적인 투자를 예고했다. 독성 실험 및 대량 생산과정에 대한 투자다. 높은 금액으로 글로벌 기술이전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필수로 꼽히는 과정이다.
특히 신라젠은 이번 유증 배경 중 하나로 거론된 리제네론과의 협상 차질에 대해선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이번 유상증자와 레제네론과의 비즈니스 협상은 완전 별건으로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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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젠 관계자는 "양쪽 비밀 유지 조항에 따라 자세히 말할 순 없지만 예정된 미팅 일정이 있기 때문에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협상이 잘 안되는 경우 매일 장중에 유입되는 새로운 투자자들을 고려했을 때 은폐할 수 없고 직간접적으로 소식을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오히려 자본금이 더 확충된 상황에서 협상하는 게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비즈니스 협의를 할 때 상대가 자본이 더 탄탄한 기업일수록 협상을 유리하게 끌어갈 수 있고, 반대로 자본금이 부족한 기업일수록 자산을 헐값에 매각할 수밖에 없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번 자본조달 배경엔 상반기 동안 금지된 공매도도 자리하고 있다. 신라젠의 경우 아직 자본금이 충분하고 금융부채가 없지만, 유상증자 기간 공매도가 허용되는 시기라면 공매도의 공격에 매우 취약해지는 만큼, 선제적으로 자본조달을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라젠은 선제적 자금 조달을 통해 강화한 안정감을 기반으로 연구개발 성과 도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회사는 내달 초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개최되는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4)에서 회사의 모든 파이프라인이 발표도 채택돼 발표를 앞두고 있다.